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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tif Jun 02. 2024

시장 방문 발걸음이 더 경쾌해진 이유

그림일기_108


단골가게, 단골고객



내가 한국으로 돌아가 다시 정주하는 삶을 살 때면 그곳이 '도서관 가까운 곳'이기를 바랐다. 멕시코의 건조기후대에 살면서 한 가지 더 욕심이 늘었다. '시장 가까운 곳'이다. 기온이 40도에 가까운 이곳에서 냉장고 없이 살 수 있는 것은 시장이 지척에 있기 때문이다. 필요한 것이 있으면 먼 곳에 있는 냉장고 문을 열듯이 시장을 방문한다.


마늘 1통, 고추 2개, 당근 2개, 감자 2개, 아보카도 2개, 차요떼라 1개, 히카마 1개, 비트 1개, 사과 2개, 자연치즈 한 조각, 때로는 빨간퉁돔(Red Snapper) 1마리, 쇠고기 200g... 이렇듯 시장에서 내가 매일 가는 곳은 빤하다. 야채가게, 생선가게, 치즈가게, 정육점, 곡물상회 등이다.


야채가게는 할아버지 부부가, 모자가, 다리가 불편한 아저씨가 운영하는 곳 등 세 곳이고 생선가게는 노인 혼자 하는, 젊은 부부가 하는, 중년의 아저씨가 직원 한 사람을 두고 하는 곳 등 세 곳이다. 그동안 야채와 과일은 다리가 불편한 아저씨의 가게에서, 생선은 노인의 가게에서 샀다. 내가 시장을 갈 때면 단골가게 외에도 한산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다른 가게 주인이 나를 바라보는 눈동자를 통해 나의 방문이 매출에 도움이 되지않아도 삶의 응원이 될 수 있음을 눈치챘다.




"나는 단골 고객이 되는 것을 그만두기로 했다.


20240601

강민지"



#그림일기 #단골 #라파스 #멕시코 #10년세상순례 #모티프원 #인생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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