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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tif Jun 20. 2024

사람이 밥으로만 살 수 있을까?

그림일기_112


Viva Mexico!



수영을 마치고 나오면 1시. 사막기후 라파스의 한낮 기온이 치솟는 때다.


자전거를 타고 대로를 건넜을 때 자전거 상태가 수상했다. 뒤 타이어의 바람이 빠져있었다. 타이어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자전거 뒷부분을 들고 끌었다. 수리점까지 여덟 블록을 가야 하는 무게와 더위에 아득했다.


겨우 한 블록을 왔을 때 나무 아래에서 휴식하던 한 어른이 "Cómo estás(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했다. "No muy bien(별로 안 좋아요)."라고 사실을 말했다. 내 상황을 파악하고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다시 반블럭을 갔을 때 두 사람이 급히 나를 뒤따라 왔다.  한 분은 그 어른이었다. "이 사람은 내 친구예요. 당신의 어려움을 도와줄 수 있을 겁니다."  젊은 친구는 집이  근처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자전거 상태를 점검한 그는 타이어를 빼기 위해 연장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가 다시 집을 다녀왔다. 펑크를 확인한 그가 말했다. "제가 수리점에 대신 가서 고쳐다 드릴게요?" 그 호의를 거절하기에는 내 처지가 너무 다급했다. 비용은 50페소 정도일 거라고 예상했다. 뒷바퀴를 분리해서 그가 떠났다. 


젊은이를 수소문해서 나를 뒤따라온 어른은 아길라르 알레한드로(Aguilar Alejandro) 씨였다. 30분쯤 뒤 젊은이가 돌아와 20페소를 내게 되돌려주고 원래대로 바퀴를 장착해 주었다. 나는 20페소에 내 주머니 속의 현금을 더해 그에게 내밀며 고마움에 답하려 했다. 그는 한사코 거절했다. 돈을 거두고 이웃에게 선물하기 위해 산 도넛 박스를 건넸다. 그것도 거절했다. 그의 이름을 묻자 말했다. "제 이름 대신 'Viva Mexico!'를 기억해 주세요!" 나는 엄지척하며 그의 기대를 하이톤으로 말했다.


"Viva Mexico!


20240619

강민지"


#VivaMexico #멕시코 #라파스 #세계일주 #그림일기 #모티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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