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지금 어디에 있소?"
Ray & Monica's [en route]_171
공인구 한의사, 세월은 천천히 흐르지 않기에 우리가 시간을 늦추어야...
#1
여행은 사고무친의 경계 너머로 가는 일이잖아요.
그런데 그곳에 이런 사람들이 있어요.
천년을 함께 살아온 사람 같은,
앞으로 만년을 함께 살아갈 사람같이 나를 대하는 사람들.
가난은 아무것도 아닌 듯 웃는 사람들이 있어요.
내가 잃고 후회하는 모든 것들이 고스란히 일상을 엮고 있는 곳이 있어요.
뉘우치고 깨치고 허그하고 통곡의 울음을 울어야 하는 곳.
그곳을 떠나려면 다시 큰 결심을 해야 해요.
여행이란 나도 그들 같은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하는 순수의 힘이 있어요.
우리가 길을 사랑하는 이유이고 내 집을 떠나온 이유입니다.
#2
평생을 여행자처럼 살아온 분이 있습니다.
그는 배낭 하나만 메고 떠난 것이 아니라
모든 가족과 모든 세간과 함께 지구 반대편으로 떠났죠.
2만 km 밖의 브라질입니다.
생경한 그곳에서 한의술로 이웃을 치유하고
삼강오륜을 지켜내며 살았습니다.
그렇게 지킨 의술과 인륜을 가지고
지구 한 바퀴를 돌아 다시 고국으로 왔습니다.
그를 통해 우리는 더 맑은 순수를 갖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유라시아의 길 위에서 만났습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포르투갈 리스본까지
26개국 41,000km를 자동차로 왕복하는 134일간의 여정을 함께했습니다.
자동차의 내비게이션이 '"152km 앞에서 우회전입니다."라고 알려주는 시베리아를 횡단하면서
그동안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무엇이며 지켜낸 것은 무엇인지를 함께 얘기했습니다.
#3
공인구!
그는 남미에서 돌아오고 나는 남미를 향해 떠났습니다.
우리는 서울의 밤에 이별했습니다.
세운상가 아래 종로 쪽 김치찌개집에서 소주로 마음을 섞어 나누었습니다.
호쾌한 웃음에 담긴 선한 마음을 함께 마셨습니다.
그는 대양을 한 바뀌 돌아 모천으로 돌아온 시인으로
한여름에도 삭풍을 느끼는 이들의 마음을 위무하고
생활의 최전선에서 치열하느라 배려하지 못한 이들의 근육을 타이르는 주치의로 봉사하고 있습니다.
그는 고국으로부터 점점 멀어져 가는 우리의 휑한 마음을 읽고 이렇듯
시인의 마술로 우리에게 용기를 충전해 주었습니다.
더 밝은 몸의 눈, 마음의 눈을 가진 그는 말합니다.
"세월은 천천히 흐르지 않기에 우리가 시간을 늦추어야 합니다.
즐겁게 사는 게 시간의 절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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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수염 방랑자
흰 수염 방랑자여
당신은 세상의 눈을 가졌소
당신은 세상을 비추는 빛의 옷을 입고
세상을 노래하는 바람의 말을 하는 구려
흰 수염 방랑자여
당신은 세상에 둘도 없는 아름다운 짝지가 있소 민지!
회색고래가 바다의 신이라면 당신은 땅 위의 신이 아니겠소
바람의 옷을 입고 바람의 말을 하는 흰 수염의 방랑자여
당신의 흰 수염에서 흘러 나오는 지혜의 글발과
가녀리게 보이는 몸매에서 풍겨지는 방랑기
당신은 시대를 뛰어넘은 방랑자
세상을 가장 사랑하는 흰 수염 방랑자 이 안수
당신은 지금 어디에 있소?
10년 여행을 계획하고 23년 4월에 길떠난 부부 이안수 친구여!
_by 2024/6/20. 공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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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km 앞에서 우회전입니다."
https://blog.naver.com/motif_1/222789126082
●"여행은 고단하나 브리태니커 사전을 소유한 것에 비할 바가 아니죠."
https://blog.naver.com/motif_1/222868073762
●"인생이 지루해지면 위험을 감수하라."
https://blog.naver.com/motif_1/222858648902
●백척간두에서 등을 미는 사람
https://blog.naver.com/motif_1/223105504907
●10년 기한으로 길을 떠납니다.
https://blog.naver.com/motif_1/223084605263
●"무슨 돈으로 10년간 해외여행 가세요?"
https://blog.naver.com/motif_1/223093143920
#공인구 #바하칼리포르니아반도 #멕시코여행 #세계일주 #모티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