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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트 밖은 야생

by motif


Ray & Monica's [en route]_217 | 변경과 야생, Cobscook Bay State Park



*은퇴한 부부가 10년 동안 나라 밖을 살아보는 삶을 실험 중이다. 이 순례 길에서 만나는 인연과 문화를 나눈다._ 이안수ᐧ강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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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파도가 바위에 부딪혀 부서지는 소리가 우에서 좌로 연이어 지나간다. 그 소리는 등 뒤에서 앞으로 지나가기도 한다. 어떤 규칙을 찾으려고 귀를 기우려보지만 허사다.

새벽잠을 깬 새가 존재를 선언한다. '드르륵~' 마치 오래된 서랍을 여는 소리같다.

지금 텐트 밖은 야생이다.

이곳은 콥스쿡 베이 주립공원(Cobscook Bay State Park) 자연보호구역 일부의 캠프장이다. 메인의 동쪽 해안 끝에 위치한 콥스쿡만(Cobscook Bay)에 위치해있다. 조수간만의 차이가 7m가 넘는 복잡한 해안선을 가진 바다와 닿은 곳이다. 뭍과 바다가 어우러져 만들어 내는 독특한 생태계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오늘 새벽은 강수 확률 95%, 습도 94%, 건들바람에 때때로 돌풍이 예보되어있다. 비가 내리고 있고 수시로 바람에 떨어지는 나뭇잎이 내 머리 위 텐트에 내려앉았다가 바닥으로 미끄러져 내린다.

전기와 물이 없다. 피크닉테이블 하나에 장작을 피울 수 있는 화로하나. 텐트의 영역 밖은 침엽수가 우세한 숲이고 멀리 흐린 북대서양의 새벽 바다가 보인다.

어젯밤 어둠이 사위를 덮은 시간에 이곳에 당도해 랜턴으로 불을 밝힌 뒤 일식일찬의 저녁을 먹었다. 공동샤워장을 가기위해 1천m쯤 숲길을 걸었다. 길가의 잣나무들이 어둠속 우리의 두려움을 호위해주었다. 아내는 "어둠도 조금만 적응하면 친근해진다."며 두려움을 위안했다. 바닷바람과 추위를 우려해 네 겹의 옷을 껴입고 잠자리에 들었다. 덕분에 오늘 새벽은 위턱과 아래턱이 부딪는 소리를 내지 않을 수 있었다.

#2


Cobscook Bay State Park는 미국의 최동단 루베크(Lubec)에 위치해있다.

메인은 미국을 남북으로 연결하는 두 도로인 1번 도로(U.S. Route 1)와 95번 도로(I-95)의 북쪽 끝이다. U.S. Route 1은 동부 해안을 따라 남북으로 이어지는 미국의 가장 오래된 연방 도로이다. 남단, 플로리다 키웨스트(Key West)에서 2,370마일(3,810km)를 달려온 이 도로는 이곳 루베크에서 끝난다. 이 너머는 캐나다이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정부의 자금 지원으로 건설된 최초의 도로는 1806년, 토머스 제퍼슨 대통령이 서부로의 이주를 촉진하기 위해 건설을 승인한 메일랜주 컴벌랜드(Cumberland)에서 일리노이주 반달리아(Vandalia)까지의 ‘National Road’이지만 1926년 미국 첫 연방 도로 체계에 따라 첫 지정된 U.S. Route 1가 가장 오랜 된 연방 도로이다.)

I-95(Interstate 95)는 플로리다 마이애미(Miami)에서 시작해 동부해안을 따라 1,920마일(3,090km)를 북진한 이 도로는 캐나다와의 국경인 호울턴(Houlton)에서 끝나는, 남북을 가로지르는 가장 긴 인터스테이트 도로이다. 미국을 통틀어 가장 긴 인터스테이트 도로는 워싱턴주 시애틀(Seattle)에서 메사추세츠주 보스턴(Boston)까지 동서를 가로지르는 3,020마일(4,860km)의 I-90(Interstate 90)이다.

어제 우리는 호기를 좀 부렸다. I-95의 끝까지 가보기로 한 것이다. 우리가 하룻밤을 보낸 허몬(Hermon)에서 뱅고어(Bangor)로 다시 들어간 다음 호울턴까지 갔다. 그리고 칼레(Calais)를 거쳐 루베크로 온 것이다.

우리 부부가 지향하는 지점인 변경과 야생을 두루 거친 참 좋은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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