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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의 3시반 일출에 안부를 전합니다.

모스크바에서 인사올립니다.

by mot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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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로의 바다와 하늘, 모든 러시아 입국이 봉쇄되었기 때문에 몽골로 우회해서 러시아로 들어와 블라디보스토크에 역으로 닿았습니다. 그곳으로부터 시베리아를 1만 4천여 km를 달려 모스크바에 닿았습니다. 매일이 체력과, 자신과의 싸움이기도 한 천국과 지옥의 여정입니다.


점점 더 직접 보지 않은 것에 대해 말하는 것이 두려워집니다. 특히 체제가 다른 나라에 대해서는 국가가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색으로 보게 됩니다. 제게 소련은 더욱 그랬습니다. 제가 알던 러시아와는 전혀 다른 러시아를 접하게 됩니다.


저희는 아직 한 번도 한국에 전화한 적도 없고, 포탈의 뉴스를 찾아 읽지도 않았습니다. 나라 밖에 있는 동안만이라도 내가 감당해오던 일상의 사소한 걱정과 소음에 닿고 싶지 않은 마음 때문이랍니다. 또한 매일 1시간씩 시차가 생기는 여정이라 시간 개념도 완전히 달라 구테여 한국과 일치시키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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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가 체력에 한계를 느끼는 고된 일정이고 하루에 10시간 가까이 길 위에 있기 때문에 절대시간이 부족하여 모든 것을 그날 그날 기록할 수는 없지만 잠을 줄여 여정을 기록으로 남기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답니다.

러시아는 페이스북, 인스타, 넷플릭스 등 서방과 통로가 차단되어 있답니다. 어쩐지 브런치도 접근이 불가능합니다. 해서 제 블로그에만 직접 올릴 수 있어서 서울의 딸이 그것을 제가 이곳에서 접근할 수 없는 채널에 올리는 방식으로 때때로 소식을 전하고 있답니다. 하지만 와이파이 사정이 열악해서 그도 쉽지는 않답니다. 저는 페북, 인스타, 넷플릭스도 차단된 것에 감사하며 '지금'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 부부는 일생을 걸쳐 주어진 대륙의 횡단 기회에서 반도의 시각이 아니라 진정 지구적 관점, 우주적 관점으로 스스로를 바라보는 기회를 갖고 있는 것에 한없이 감사하고 있습니다.


소식을 전할 수 없는 상황이라도 저희 부부가 안녕하다는 것을 전합니다. 10월 중순에 더 많은 얘기를 가지고 돌아가겠습니다. 모두에게 샬롬을 전합니다.


모스크바의 3시 반 일출을 마주하며

7월 7일, 이안수 강민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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