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그레브에서 안부를 전합니다.
"기존의 나로부터 더 멀어지는 여정을 계속하겠습니다."
INTO THE WEST_43 | 자그레브에서 안부를 전합니다.
아내와 함께 '2022 유라시아평화원정대'에 합류합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포르투갈 리스본까지 26개국 41,000km를 자동차로 왕복하는 134일간의 일정입니다. 지구의 반지름이 6,400km이므로 적도 기준 40,192km의 지구를 한 바퀴 도는 거리입니다. 6월부터 10월까지 이어질 이 여정을 'INTO THE WEST | 유라시아 자동차 41,000km'라는 이름으로 기록합니다._by 이안수
나와 아내는 지난 6월 5일 부산을 떠난 이래, 8월 15일 현재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유라시아자동차여행 72일째를 맞았습니다. 대한민국으로부터 약 2만 1천km를 달려와 이곳에 닿았습니다.
러시아에서 키를 키우던 해바라기가 네덜란드에서는 꽃을 피웠고 이탈리아에서는 검게 씨가 익어가고 있었습니다.
저희가 길 위에 있는 중에도 이렇듯 시간은 온갖 식물들의 열매를 여물게 하고 있습니다.
불과 며칠 전까지도 40도 가까운 끓는 온도의 유럽을 견뎌야 했던 것이 슬로베니아에서 크로아티아 국경을 통과하고 차 밖으로 나왔을 때 옷을 여며야 할 만큼 찬 바람이 온몸을 휘감았습니다.
저희 부부도 이 여정에서 자연의 수확에 부끄럽지 않은 결실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선 나의 기성관념과 습관에 종속되지 않기 위해 애쓰는 중입니다. 그리하여 세계와 타인을 이해하는 방식을 확장하고자 합니다.
더불어 유럽을 낯설게 만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동안의 여러 차례 유럽여행을 통해 만들어진 내 관념 속의 유럽이 아닌 생소한 유럽을 만나기 위해 더 걷고 더 많이 말을 건넵니다.
함께하는 '유라시아평화원정대'단원으로서의 탐방과 체험 외에도 자유여행 시간을 통해 개인적인 여행 방식을 실현하고 관심사들에 다가가고 있습니다.
전혀 자른 방식의 여행자들을 만나고 창작자들의 작업실을 방문하고 그 지역의 삶을 그 지역의 사람들과의 대화와 인터뷰를 통해 좀 더 깊이 만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른 아침, 두어 시간 도시를 걷는 방식으로 내가 머문 도시의 다른 시간 속으로 들어갑니다. 아직 깨어나지 않은 도시가 주는 텅 빈 거리는 내게 수많은 메시지를 전해줍니다.
아내와 나는 다른 방식으로 여행합니다. 함께 호텔을 나서지만 내가 도시 속으로 들어가는 반면 아내는 강변을 걷습니다.
이 모든 것을 재료로 내 행복을 숙성하고 싶습니다. 더불어 그것이 타인의 행복에도 기여할 수 있다면 이는 더할 나위 없는 기쁨입니다.
예정된 134일의 여정 중에서 이제 62일이 남았습니다. 집을 향해 동진하는 여정이겠지만 여전히 나는 기존의 나로부터 더 멀어지는 여정이 될 것입니다.
●그동안의 여정
대한민국(서울_부산_인천)_몽골(울란바트르_테을지국립공원_몽골올레)_러시아(울란우데_이르쿠츠크_블라디보스토크_우수리스크_하바로프스크_스보보드니_모고차_치타_울란우데_이르쿠츠크_니즈네우딘스크_아친스크_노보시비르스크_옴스크_튜멘_예가테린부르크_카잔_니즈니노브고로드_모스크바)_라트비아(리가_빌리우스)_폴란드(바르샤바_포즈난)_독일(베를린_뉘른베르크_로텐부르크_산트킬리안_프랑크프르트_쾰른)_네덜란드(헤이그_로테르담_암스테르담)_벨기에(안트베르펜_브뤼헤_브뤼셀)_프랑스(파리_오베르 수르 우와즈_지베르니_낭트_보르도)_스페인(빌바오_부르고스_레온)_포르투갈(포르토_호카곶_리스본)_스페인(똘레도_마드리드_사라고사_바로셀로나)_프랑스(까르까송_아비뇽_아를_마르세이유_생폴드방스_니스)_모나코_이탈리아(아퀴 테르메_밀라노_라스페지아_친퀘테레_피렌체_몬테풀챠노_로마_폼페이_소렌토_아말피_포지타노_오르비에토_뽈로냐_시르미오네_베로나_파도바_베네치아_트리에스테)_슬로베니아(피란)_크로아티아(노비그라드_모토분_로비니_까를로바츠_라스토케_플리트비체_자그레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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