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y & Monica's [en route]_360
*은퇴한 부부가 10년 동안 나라 밖을 살아보는 삶을 실험 중이다. 이 순례길에서 만나는 인연과 문화를 나눈다._이안수ᐧ강민지
멕시코시티에서 테킬라까지 이어지는 여정(멕시코시티Ciudad de México_산후안델리오San Juan del Río_케레타로Santiago de Querétaro_산미겔데아옌데San Miguel de Allende_과나후아토Guanajuato_레온León_아과스칼리엔테스Aguascalientes_과달라하라Guadalajara_테킬라Tequila)을 계속하고 있다.
해 뜨기 전에 숙소를 나서 해가 진후에 다시 들어오는 길 위의 시간으로만 채우고 있다. 새벽에 집을 나서 이슬로 옷이 젖고 달빛을 어깨에 지고 다시 집에 들어오셨던 농부, 아버지의 부지런함과 온몸과 전 재산을 던져 중남미를 탐험했던 알렉산더 폰 훔볼트(Alexander von Humboldt)의 치열함을 닮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올여름을 캐나다 서부에서 보내려고 했던 계획에 따라 과달라하라에서 밴쿠버로 출국하는 여정이 확정된 후에 멕시코시티에서 아내와 내가 번갈아 앓아 침대에만 누워있었던 일주일간의 지체 때문에 여정이 더욱 빠듯해졌다.
각종 문화행사들로 가득할 캐나다의 여름이 저물까보아 조바심이 나긴 하지만 출국일의 비행 일정에 맞추어 멕시코 문명의 뿌리이면서 오늘날 멕시코 국민 정체성의 근간이 된 이 지역을 건성으로 대할 수는 일이다.
가는 곳마다 발걸음을 뗄 수가 없고 얘기를 멈출 수 없다. 그 친절에, 애절함에, 그 풍요로움에, 그 비참함에 붉어지는 눈시울을 어떻게 감추어야 할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를 더 둥그러지게 하는 공부로 즐겁다.
많이 움직이면 몸은 아우성이지만 마음은 한결 가볍다. 걱정은 행동 대신 생각만 하는 이들의 몫인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