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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드러머와 댄서가 되는 드럼 서클

Ray & Monica's [en route]_372

by motif

스탠리 공원에서의 뮤직 세라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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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한 부부가 10년 동안 나라 밖을 살아보는 삶을 실험 중이다. 이 순례길에서 만나는 인연과 문화를 나눈다._이안수ᐧ강민지


#1


굽이진 서쪽 해변을 돌아드니 멀리 타악기 소리가 천둥처럼 울린다. 오른쪽 숲의 울창한 더글러스 전나무가 뿌리 뻗기를 멈춘 모래밭 위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악기인 타악기들이 온몸을 울려서 내는 리듬에 맞추어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들이 몸을 너울거린다.


가까워질수록 소리는 우레로 바뀐다. 북을 치는 벗은 몸의 사람들은 땀으로 번들거리고 석양이 몸과 땀을 함께 황금빛으로 만들어 준다.


모래밭에서 발치의 바닷물처럼 온몸이 굽이치는 이들은 격식을 벗어버리고 원시의 리듬에 영혼을 맡긴 사람들이다. 내가 넋을 놓고 있는 동안 아내와 Barnabas Choi 선생은 그 부족의 일원이 되었다. 중력으로부터 자유로워진 사람 같다.


일체의 모습은 마치 문명과 접촉해 본 적 없는 '미접촉부족(uncontacted people)'과 대면한 듯 경이롭다. 부족의 축제에 내가 있었다. 북은 공동체의 심장 소리로 뛰었고 한 박 한 박이 내게 파동의 주문을 걸어 내속의 무질서를 안정시켰다.


훈련된 감각이 아닌 본능으로 회귀한 집단적 연결은 한 시간, 또 한 시간, 그렇게 중단 없이 계속되었다.


#2


근원에 닿는 타악기 리듬으로 비정형적인 자유속에서 본질적 위로와 해방을 경험할 수 있는 이 행사는 '브람스 탐스 드럼 서클(Brahm's Tams Drum Circle)'이다.


밴쿠버의 스탠리 공원(Stanley Park) 서쪽 해안의 서드 비치(Third Beach)에서 봄부터 초가을(5월부터 9월)까지, 날씨가 문제되지않는 매주 화요일 저녁 6시부터 일몰(한여름에는 오후 10시경)까지 진행되는 비공식적인 해변 드럼 잼(Beach Drum Jam)이다.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는 커뮤니티 행사로, 연주를 원하는 사람은 숙련도와 상관없이 드럼을 가져와 서클에 끼어앉으면 된다.


박수 치고 춤추며 리듬을 즐기면 된다. 정해진 연주 목록이나 공연의 형식 없이 참여자들이 모여 즉흥적으로 음악과 춤을 만들어 내는 매우 자유로운 분위기의 모임이다.


이 드럼 서클(Drum Circle ; 개인들이 원형으로 모여 다양한 타악기를 연주하는 공동체 활동)은 Brahm Olszynko가 10개의 젬베(Djembe)를 가져와 원형으로 배치해 연주하게 한 것으로 시작되었고 사람들은 그의 이름과 Djembe 드럼을 지칭하는 'Tam Tam'이라는 드럼 속어를 결함하여 'Brahm's Tams'로 부르게 되었다. 2005년의 일이다. 올해로 20주년이 되었다.


이곳에서는 누구나 드러머와 댄서가 될 수 있다. 누구는 누워서, 앉아서, 기대어, 누구는 입고, 벗고 북소리의 일부가 된다.


"해질녘의 이 드럼 서클은 가장 강력한 뮤직 세라피(music therapy)에요. 여기에 참여하고부터 때때로 나를 지배하던 분노가 삭았고 그 자리에 유머가 자리 잡았어요."


몇 년째 이 공연에 참여하고 있는 Barnabas Choi 선생의 고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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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럼서클 #StanleyPark #밴쿠버 #캐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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