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eat. drink. learn. enjoy'

튀르키예 이스탄불

by motif

이스티크랄 거리의 'eat. drink. learn. enjoy'

INTO THE WEST_52 | 튀르키예 이스탄불

1800DSC06131.JPG

아내와 함께 '2022 유라시아평화원정대'에 합류합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포르투갈 리스본까지 26개국 41,000km를 자동차로 왕복하는 134일간의 일정입니다. 지구의 반지름이 6,400km이므로 적도 기준 40,192km의 지구를 한 바퀴 도는 거리입니다. 6월부터 10월까지 이어질 이 여정을 'INTO THE WEST | 유라시아 자동차 41,000km'라는 이름으로 기록합니다._by 이안수


대륙과 대륙, 문명과 문명이 만나는 곳, 혼돈과 질서, 패배와 승리, 세속과 순수, 패배와 승리, 오만과 친절... 이 모든 것의 땅에 왔습니다.


이스탄불입니다. Rodamon Istanbul호텔의 6층에 여장을 풀자 마자 호텔을 나섰습니다.


아내는 금각만을 향해 떠났습니다. 한동안 술탄과 황제에 빠져지냈습니다. 부두를 걸으며 비잔틴제국 최후의 황제 콘스탄티누스 11세와 오스만튀르크의 술탄 메메트 2세의 1453년 5월의 해전을 머릿속으로 복원해보고 싶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로마제국 최후의 날을 애도하면서...


나는 호텔앞 횡단보도를 건너 좁은 오르막 골목길로 접어들었습니다. 상단의 일원으로 실크로드를 횡단해 막 카파르 차르쉬(Kapali Carsi 지붕이 있는 시장, 그랜드 바자르)에 짐을 내리고 낙타를 쉬게 한 다음 하룻밤 유흥을 위해 이 골목을 찾은 상인이 된 듯싶습니다. '신은 상인들을 사랑한다'고 그들이 믿었듯 오늘밤 나의 믿음 또한 동일합니다.


큰 쟁반을 머리위에 올린 한 사내가 내게로 다가왔습니다. 겨우 나를 빗겨 도로변 테이블을 쟁반이 덮어버렸습니다. 쟁반에는 양과 닭의 꼬치구이와 갖은 소스, 샐러드로 가득했습니다. 골목의 양편 두 블리체 케밥(Bilice kebap)집은 3대를 이어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곳이었습니다. 실내는 이곳의 손님들이었던 사람들이 남긴 쪽지 글의 추억들이 가리로 퇴적되어있었습니다. 양과 닭을 부위별로 구워내고 있었습니다. 갈비, 심장, 신장, 그리고 고환까지...


"이 여성보다 더 아름다운 여성은 세상에 없습니다. 이것은 명백한 진리입니다."

"여자친구입니까?"

"곧 그리될 것입니다."


한 여성을 만나기 위해 10시간을 운전해왔다는 남자는 미인을 얻기 위해 어떤 단어를 조합해 윤기 나는 문장을 만들 수 있는 지를 조각가보다도 더 잘 알고 있었습니다.


이스탄불 최고의 번화가 이스티크랄 거리는 바늘 하나 꼽기 어려울만큼 사람들로 가득했습니다. 그들에게 오늘밤은 이스티크랄이 아니면 안 되는 사람들이지 싶습니다,


서점이 보였습니다. 내부는 서점, 레스토랑, 바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하킴사장을 만났습니다.


"레스토랑과 바에 구태여 서점을 넣은 이유가 있을까요?"

"컨셉입니다."


'eat. drink. learn. enjoy'


'ADA istiklal' 직원의 유니폼 등에 프린터 된 컨셉이 비로소 명확해졌습니다.


빨간 트램이 보행자전용도로의 군중을 가르고 나타났습니다. 사람들이 이 차에 매달리려고 애를 썼습니다. Taksim - Tünel을 오가는 Nostalgic Tram은 이름 그대로 사람들의 향수를 나르고 있습니다.


한 블럭 아래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43년, 30년간 운전을 했다는 택시기사의 바람과 달리 파티중인 바에서의 웃음과 몸짓들은 여전히 잦아들지 않았습니다.


호텔앞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는 동안 엄마 품속의 어린 아이가 내 수염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엄마가 등달아 관심을 보이고 마침내 시바스에서 여행을 왔다는 온 가족이 함께 관심을 보였습니다.


아내는 아직 호텔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디저트 바에서 차를 한잔하고 있습니다. 낙타를 만났어요."

전화기 너머의 목소리는 적막보다 아직 소음에 더 끌리는 듯 했습니다.


호텔방의 커튼을 겆고 도시를 내려다보았습니다. 금각만을 가로지르는 갈라타 다리의 조명은 낮보다 화려했습니다.


이스탄불은 길이 끝나는 곳입니다. 그리고 다시 길이 시작되는 곳입니다. 레스토랑의 주방 옆에서 생과일 주스를 짜고 있던, 5개월 전 홀로 이 도시로 온 케냐의 22살 여성 마우린 첩처처(Maurine Chepchirchir)처럼...

1800DSC06119.JPG
1800DSC06122.JPG
1800DSC06149.JPG
1800DSC06151.JPG
1800DSC06176.JPG
1800DSC06249.JPG
1800DSC06291.JPG
1800DSC06296.JPG
1800DSC06334.JPG
1800DSC06365.JPG
1800DSC06375.JPG
1800DSC06402.JPG
1800DSC06437.JPG
1800DSC06445.JPG
1800DSC06453.JPG
1800DSC06472.JPG
180020220826_193337.jpg
180020220826_205958.jpg

●술탄과 혼술

https://blog.naver.com/motif_1/222436580968

●월성기가 하늘에 펼쳐진 날, 터키를 꿈꾸다

https://blog.naver.com/motif_1/30164477930

●탄식하거나 감탄하거나!

https://blog.naver.com/motif_1/30164511199

●부서지기 쉬운 개인, 너무 힘이 센 정치

https://blog.naver.com/motif_1/30164550799

●아시아의 끝, 유럽의 시작

https://blog.naver.com/motif_1/30164613816

●한밤중, 옛 제국의 거리를 걷다

https://blog.naver.com/motif_1/30164696543

●지운 기억조차 되살리는 잔인한 도시의 황홀한 실루엣

https://blog.naver.com/motif_1/30165105257



#이스티크랄거리 #이스탄불 #튀르키 #유라자원 #트랜스유라시아 #뉴휴먼실크로드 #컬피재단 #사색의향기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라시아자동차원정대 #2022유라시아평화원정대 #CULPPY #여행인문학 #세계시민정신 #마을연대 #향기촌 #모티프원

keyword
작가의 이전글"인생이 지루해지면 위험을 감수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