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를 찾아라
INTO THE WEST_59 | 주유소를 찾아라
아내와 함께 '2022 유라시아평화원정대'에 합류합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포르투갈 리스본까지 26개국 41,000km를 자동차로 왕복하는 134일간의 일정입니다. 적도 기준 40,192km의 지구를 한 바퀴 도는 거리입니다. 6월부터 10월까지 이어질 이 여정을 'INTO THE WEST | 유라시아 자동차 41,000km'라는 이름으로 기록합니다._by 이안수
"4.6(수) 카자흐스탄 정부는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즈스탄과의 육로 국경검문소에서의 카자흐스탄 시민, 무국적자, 외국인 대상 육로 국경통과 제한을 해제한다고 발표하였습니다."
주 카자흐스탄 대사관에서 공지한 내용입니다. 이처럼 국경은 때때로 막히고 육로로 국경을 넘어야 하는 사람은 막힌 이유가 해소될 때까지 기약 없이 기다려야 합니다.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은 1월에 오미크론 변종 발병으로 국경을 폐쇄하고 항공 교통으로만 국경을 통과 할 수 있었습니다. 자동차여행자에게 국경 상황을 체크하는 것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입니다.
카자흐스탄의 베이네우 지역(Beyneu District)을 통해 우즈베키스탄으로 들어가는 국경은 다행히 붐비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경 통과에 6시간 30분이 소요되었습니다.
사람이 국경을 넘는 것보다 자동차가 국경을 넘는 것이 더 까다롭습니다. 영문 자동차등록증, 국제 운전면허증, 영문 자동차 보험 증서, 일시수입면장 등 준비해야 할 서류도 많습니다.
국경에서 도착지인 누쿠스(Nukus)까지는 435km. 직선의 사막 길입니다. 8시간 30분쯤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도로는 훨씬 열악했습니다. 줄곧 '포트홀(pothole)'이 계속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연료를 채워서 출발하지만 속도를 낼 수 없는 이런 도로 상황에서 연료 소비는 훨씬 많을 수 밖에 없습니다. 도로변에 식당도 없는 상황에서 날이 저물기 전에 각 차량이 준비한 비상식으로 저녁을 해결하고 다시 출발했을 때는 날이 완전히 저물었습니다.
어둠 속에서 포트홀 등 노면을 살피면서 주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속도는 더욱 떨어지고 연비가 각기 다른 차량에서 연료게이지에 빨간불이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주유소는 쉽게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새벽 2시 30분, 결국 차량 한 대가 연료 소진으로 움직일 수 없게 되었고 다른 차량 두 대는 소진된 차량과 대기하고 나머지 차량이 주유소를 찾아 나서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주요소 3곳을 확인했으나 경유 판매가 되지않는 곳이었습니다. 가능한 모든 자원이 자발적으로 동원되었습니다. 외부에서도 자료를 찾아 지원했습니다.
"현 지점에서 숙소 주변인 누쿠스로 가는 길 가장 큰 주유소로 확인 되는 곳입니다. 위성사진으로 보니 트럭들도 많이 있어 디젤이 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24시간 운영 주유소로 확인됩니다."
"3, 5호 차가 주유소를 향해 가고 있습니다. 8호 차도 도중에 연료 소진이 예상됩니다."
결국 누쿠스 약 30km 전방에서 현지 가이드가 닫힌 주유소의 잠든 직원을 깨워 주유가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장차해 있는 차량을 위해 20L의 연료를 담아 한 차량이 떠났습니다.
비로소 안도하며 하늘을 올려다 보았습니다. 이 모든 소동을 사막의 은하수가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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