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O THE WEST_5 | 제3막의 인생을 위한 새로운 철로
아내와 함께 '2022년 유라시아 자동차 원정대'에 합류합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포르투갈 리스본까지 26개국 41,000km를 자동차로 왕복하는 134일간의 일정입니다. 지구의 반지름이 6,400km이므로 적도 기준 40,192km(2x3.14x6,400)의 지구를 한 바퀴 도는 거리입니다. 6월부터 10월까지 이어질 이 여정을 'INTO THE WEST | 유라시아 자동차 41,000km'라는 이름으로 기록합니다._by 이안수
“생각을 바꿀 수 있다면 인생을 바꿀 수 있다.(If you can change your mind, you can change your life.)” 미국의 철학자, 심리학자인 윌리엄 제임스(William James)가 말했습니다. 이 말에 가장 중요한 것이 빠졌습니다. 생각을 어떻게 바꾸냐,는 것입니다. 좀처럼 바꾸기 어려운 것이 생각이기 때문입니다. 한번 루틴이 만들어지면 그것을 바꾸는 것이 새로운 루틴을 만드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죠. 열차를 탈선시키지 않는 이상 열차는 그 철로를 벗어날 수 없는 이치입니다. 그러니 생각을 바꾸는 것은 새롭게 레일을 까는 만큼의 에너지를 필요로합니다.
이즘 많은 청년들의 큰 고민이 하고 싶은 것이 없다는 것입니다. 즉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모르고 있다는 것이죠. 나는 다행히 인생 2막까지는 잘 견뎠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이제부터 나머지 여생을 재미있게 살다가 죽으면 될 줄 알았지만 그것이 불가능해진 것입니다.
조선시대 사람의 평균수명은 35세 내외('근대 의료의 풍경'을 쓰고 '역사 속의 보건의료'를 번역한 황상익 의학박사의 추정)입니다. 1800년대 서유럽의 35세와 비슷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2021년 통계청이 발표한 '생명표' 자료에 따르면 연령별 사망률 통계로 산출된 우리나라의 평균수명은 1970년에 62.3세였던 것이 2020년에는 83.5세로 늘어났습니다. 2015년 2월 23일 자 타임지에서는 그해 태어난 아이의 얼굴을 표지에 싣고 '이 아기는 142세까지 살 수 있다(This Baby Could Live to Be 142 Years Old)라는 도발적인 제호의 특집기사를 냈습니다.
인공지능이 딥러닝을 통해 인류의 지성을 초월한다는 '특이점'을 일컫는 싱귤래리티(Singularity)라는 단어는 더 이상 낯선 어휘가 아닙니다. 특이점을 2045년으로 언급한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Raymond Ray Kurzweil)의 '특이점이 온다(The Singularity Is Near)가 출간된 것이 2005년으로 내가 모티프원으로 인생 2막을 시작하던 17년 전이었습니다. 그로부터 3년 뒤 ‘글로벌 그랜드 챌린지(global grand challenges: 환경, 기후 변화, 물, 에너지 문제, 빈곤 등) 해결이 목표인 학생들을 위해 설립된 민간 창업 혁신 대학 싱귤래리티대학(SingularityU : 2008년 레이 커즈와일과 피터 디어맨디스(Peter Diamandis)가 Google과 NASA의 후원을 받아 미국 실리콘밸리에 설립)은 미국 아이비리그대학이나 그 대학들의 MBA대신 가고 싶어 하는 대학이 되었습니다.
엘론 머스크는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범용 인공지능 : 인간에 가까운 AI) 출현을 2025년으로 예상합니다. 특이점은 레이 커즈와일의 예상보다 더 당겨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현재 여러 방면에서 빅데이터가 노화의 비밀을 밝혀내고 있고 노화가 극복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수명이 연장되는 것이 자명해 보입니다.
아무 준비 없이 싱귤래리티 이후 연장된 시간을 살아야 한다면... 생각만해도 두려운 일입니다. 국민연금을 수령하고 노인복지의 수혜자로 죽음을 기다리기에는 너무 긴 시간이 될 것입니다. 다시 새롭게 어떻게 살 것인가, 라는 명제가 절박하게 다가온 것입니다. 연장된 시간을 견딜 경제적 부담은 어떻게 극복할 것이며 그 시간의 존엄과 자존은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 다시 생각을 바꾸지 않으면 안 될 처지가 되었고 청년들처럼 무엇을 하고 싶은지 다시 고민해야 하는 인생3막을 준비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우리 부부에게 이번 유라시아여정은 제3막의 인생을 위해 낯선 곳으로 새로운 철로를 놓는 것이며 싱귤래리티대학의 신입생이 되는 것입니다. 혹시 이 모험의 용기가 약해지지 않도록 매일 아침 눈을 뜰 때마다 윌리엄 제임스의 또 다른 조언을 상기합니다.
“To change one’s life:
1. Start immediately.
2. Do it flamboyantly.
3. No exceptions.”
(인생을 바꾸려면:
1. 즉시 시작하라.
2. 두드러지게 하라.
3. 핑곗거리를 찾지 말라.)
●마음의 고향 그리움의 바다, 바이칼
https://blog.naver.com/motif_1/30033452785
●시베리아 횡단열차(Trans-Siberian line), 바이칼의 풍경들
https://blog.naver.com/motif_1/220877927274
●“가장 슬픈 소리의 가해자는 누구인가?”
https://blog.naver.com/motif_1/221216303352
●7천km의 남미여정을 잘 마쳤습니다.
https://blog.naver.com/motif_1/221221772774
●퇴직의 쓸모
https://blog.naver.com/motif_1/2221165697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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