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y & Monica's [en route]_14
아침 저녁으로 찬 바람이 살갗 모낭 옆 근육을 살짝 자극한다. 특히 추위에 민감한 모니카는 외출 시마다 패딩조끼를 챙기기 시작했다. 해가 지지 않은 시간도 긴 시간 그림자 아래 있게 되면 조끼를 꺼낸다. LA에 여름이 저물고 있다.
LA의 여름은 축제의 나날이다. 거의 모든 공원마다 공연 프로그램이 게시된다. 주말마다 공연은 일상이다. 공원은 두어 블록마다 있다. 온 도시가 공연장이 되는 셈이다.
음악공연만이 아니다. 시낭송과 무용, 퍼포먼스 등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방식으로 시민들의 삶에 예술의 여백을 허락한다. Summer Concerts를 누리는데 장벽이 있는 것도 아니다. 모두가 무료이기 때문이다.
각 공원마다 그 문화행사를 기획하는 전담회사가 따로 있다. 그들은 올 여름에는 무슨 행사로 여름을 달굴 것인지를 1년 전부터 고민하고 기획한다. 지자체의 문화예산과 기부금 등으로 지속성을 담보하니 그 기획사는 수십 년 그 일만 하면 된다.
지척의 공원 공연장을 찾아가는 것 조차 귀찮은 사람은 볼일로 길을 가다가 잠시 발길을 멈추고 거리공연에 마음을 열면 된다. 갖은 재주를 가진 버스커(busker)들은 온갖 개성을 펼쳐 보인다. 무심한 길거리 사람들을 사로잡지 않으면 앞에 놓인 긱백(GIGBAG)에 돈이 쌓일 리 없으니 개성으로 승부해야 한다.
좀 부지런하면 입장료를 내는 박물관 외에도 예약만 하면 되는 무료 박물관이 부지기수이다. 무료인 곳이 더 잘 관리된 보물로 가득한 곳이 많다.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갑부들은 죽어 그들 이름의 저택과 컬렉션을 무료로 개방하는 것으로 이름을 남기는 욕구를 충족한다.
대부분의 공연은 8월 마지막 주말까지이다. 어제 주말 밤 공연에 함께하면서 갑자기 가슴이 뛰는 또 다른 느낌을 받았다. 그것은 긴 시간 길 위에 있는 여행자의 향수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겨울을 준비해야 하는 갑남을녀의 근심도 아니었다. 원인 모를 그 감정이 무엇이었는지를 한 참 생각했다.
나는 빌딩 아래에서 막 공연이 끝난 아티스트들을 향해 함성을 지르며 달려가는 청소년 팬들을 바라보며 비로소 그 감정을 규명할 수 있었다. 그것은 '벅참'이었다. 감격이었던 것이다. 내가 살아있다,는 존재의 감격. LA의 여름에 함께 할 수 있었던 모든 감격의 시간에 감사한다.
-원 캘리포니아 플라자(One California Plaza)에서의 주말 공연
-LA에서의 시낭송의 밤과 이티스트 토크
-그랜드 센트럴 마켓(Grand Central Market)의 버스킹
-엔젤스 플라이트(Angels Flight Rail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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