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퍼스트 슬램덩크

추억은 늙지 않는다

by 모티프레임
Poster_02.jpeg <출처: Toei Animation Co.,ltd.>

슬램덩크는 한국에서 1992년에 연재가 시작되어 안 본 사람이 없는 스테디셀러 만화답게 계속 인기가 많은 작품이다. 90년대를 상징하는 작품 중 하나로서 슬램덩크와 함께 성장했던 세대에게는 그 시절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추억은 늙지 않는다. 자신의 추억을 자녀들과 같이 느끼러 온 가족 관객이 많아서 2회차 관람하는 내내 신기하기도 하고 흐뭇하기도 했다. 개봉 시기를 방학 시즌에 맞춘 것도 이유가 될 듯싶다. 추억은 절대로 늙지 않지만 공유하기가 정말 까다로운 것이기도 한데 무형의 어떤 기억으로 남아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 기억의 원본들은 다 낡고 빛이 바래 이제는 누군가에겐 옛날 옛적 유물 취급 받는 게 다수고 현실이지만 30년 가까운 세월을 버텨낸 슬램덩크라는 추억이 있다는 게 고마울 따름이다.


Original_Copy_1.jpeg <오리지널 1권>

캐릭터의 힘: 우리는 누구나 송태섭이 될 수 있다.

원작 슬램덩크에서 비중이 높지 않았던 송태섭이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다케히코 이노우에가 인터뷰(링크)에서 밝혔던 내용처럼 다른 인물들에 비해 부실하게 묘사되어 추가적인 설명이 되면 좋을 것 같다는 판단에서 선정했다고 한다.

송태섭은 언더독 캐릭터의 전형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다. 농구라는 스포츠에 있어 가장 중요한 키가 작고 집안의 기둥이자 자신의 롤모델이었던 형을 잃고 정대만의 화풀이(?) 대상이 되어 시달리는 모습 등은 모든 사회적 약자를 송태섭에 순간 빙의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어떤 강자도 때론 더 강한 상대를 만나 상대적 약자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송태섭이라는 캐릭터는 전형적이지만 힘을 지닌 캐릭터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형을 바다에서 잃는 설정은 꽤 상투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외 북산 선수들 모두(원작을 봤던 분들이라면 공감할 거라 생각) 각각의 유능함과 결핍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보편성을 지닌 감정을 다수가 느낄 수 있게 하는 인물 설정이 안전한 선택이지만 다소 진부한 선택이라는 생각도 해본다.

No_1_Guard.jpeg <평정심이 필요할 땐 손바닥을 봐야한다>

농구에 집중한 방향성

슬램덩크는 귀여운 그림체로 긴장감을 풀어주고 말 그대로 귀여움을 순간순간 재치 있게 느끼게 하는 장면이 많은데 극장판에서는 최대한 귀여운 개그 요소를 배제하고 농구라는 스포츠에 집중한 모습이 역력하다. 긴박감 넘치는 순간 귀여운 개그가 개입하여 몰입을 해치지 않는 연출은 산왕과의 시합을 직접 뛰고 있다는 느낌이 들게끔 한다. 농구라는 운동을 할 때 신체의 움직임과 중력 표현에 있어 고전했다는 이노우에의 인터뷰는 농구에 완전히 집중했다는 인상을 더 강하게 인식시킨다. 농구적인 선과 움직임이 잘 구현된 만화를 보는 시각적 쾌감이 남다른 작품이기도 하다.

Drive in.png

스포츠 성장 만화의 성공 모델

뜻하지 않게 2회차 관람을 하게 되어 슬램덩크가 왜 이렇게 인기가 많은지 생각해보면 스포츠 성장 만화의 교본(?)으로써 평가할 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포츠로 성장하는 인물을 통해 동료 의식, 열등감, 노력과 성취의 기쁨 등 인생에서 배울 수 있는 수많은 가치를 경험하게 해주는 작품이라서 그런 것 같다. 어떤 형태의 콘텐츠라도 결국엔 인간 보편의 가치와 감정, 경험을 전달할 수 있어야 하는 게 아닐까 싶다. 기존 팬들이 아닌 처음 슬램덩크를 접하는 관객이라도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고 농구라는 스포츠가 지닌 매력을 십분 느낄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링크) 다케히코 이노우에 씨네 21 인터뷰 http://m.cine21.com/news/view/?mag_id=10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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