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터 미티

삶을 정수를 찾아서

by 모티프레임

한 남자가 있습니다. 남자의 이름은 월터 미티. 수기로 가계부를 쓰고 보기만 해도 따분해 보이는 노트북으로 온라인 데이팅 사이트에서 회사 동료인 셰릴에게 자신의 호감을 표시하는 것조차 주저하는 평범한 아저씨입니다. 아날로그 시대의 영광을 뒤로하고 서서히 디지털화된 온라인 세계로 들어설 수밖에 없는 운명에 처한 <라이프>지에서 16년째 일하는 월터는 네거티브 필름(원화) 관리자입니다. 아날로그를 상징하는 인물이죠. 영화는 폐간을 앞둔 <라이프>지 전설의 포토그래퍼인 숀 오코넬이 표지 사진으로 사용해달라고 요청한 25번 필름을 찾기 위한 월터의 여정을 담고 있습니다.


25번 필름을 찾은게 아니라 자기 자신을 발견한 월터 미티


셰릴에게 잘 보이고자 애쓰고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죽음으로 어렸을 때 꿈꿨던 모험을 하지 못한 채 평범한 하루하루로 자신의 삶을 채워가는 월터의 인생에 우리가 공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겉으로 표현하진 않지만 <라이프>의 슬로건에 가치를 두고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라이프>지의 슬로건

TO SEE THE WORLD, THINGS DANGEROUS TO COME TO, TO SEE BEHIND THE WALLS, TO DRAW CLOSER, TO FIND EACH OTHER AND TO FEEL. THAT IS PURPOSE OF LIFE.

세상을 보고 무수한 장애물을 넘어 벽을 허물고 더 가까이 다가가 서로 알아가고 느끼는 것. 그것이 바로 인생의 목적이다.


숀이 이야기한 인생의 정수를 담은 사진을 찾기 위해 어린 시절 재능을 꽃피웠던 스케이트보드를 타며 새로운 땅에서 모험을 펼치는 월터의 모습은 종종 몽상에 빠져 상상으로만 그치던 예전의 월터가 아닙니다. 한 번도 실제로 만난 적 없었던 숀과의 만남을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인생이란 무엇인가 다시 생각해 보게 되는 소중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어찌보면 비슷한 인간일지도 모르는 월터와 숀


월터가 상상하는 스펙터클한 장면들보다 셰릴의 아들에게 보드 기술을 시범을 보여주는 장면과 퇴사를 하게 된 동료와 따듯한 위로의 순간을 나누는 장면을 통해 평범해 보이지만 사실은 굉장히 멋진 일상 속 빛나는 순간들이 월터라는 인물을 더 잘 보여주는 장면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검색을 통해 삶을 살아가는 디지털적인 경험만으로는 모험하고 실제 부딪혀보는 아날로그적 인생이 주는 가치를 깨닫기 어려울 거야 라고 영화는 월터를 통해 보여주고자 하는 걸지도 모릅니다. 꼭 오지를 가고 모험을 하지 않아도 삶이 주는 다양하고 멋진 가치들을 찾을 수 있습니다. 자신은 알지 못했던 타인의 시선을 통해서 말이죠. 좋은 영화를 보고 마음에 드는 주인공의 모습 속에서 우리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다크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