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uffle

잠깐 일시정지가 필요한 시기

by 모티프레임

나한테는 아이팟 셔플이 있다. 달리기를 할 때 항상 휴대하고 다녔던 기억이 나는데 지금도 멀쩡히 작동이 잘 되지만 사용하지 않는다. 첫 번째 이유는 폰 하나로 데스크탑이나 노트북으로 할 수 없는 거의 모든 것들을 하기 때문이고 두 번째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 섞이는 것이 주는 피로감이 생각보다 큰 이유가 아닐까 싶다. 가끔은 오히려 아무 생각 없이 저장 되어있는 것들이 무작위로 출력되는 시스템이 편할 때도 있다. 하지만 자신이 통제하기 어려운 일상의 순간들이 아이팟 셔플처럼 어떤 곡(상황)이 다음에 나올지 전혀 알 수 없다는 맥락에서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에 무엇이 나올지 모른다는 것은 흥분과 두려움을 동시에 제공한다. 흥분이 두려움으로 바뀌기도 하고 두려움이 흥분으로 바뀌기도 한다. 빅데이터, AI 등 과학문명이 고도화 될수록 예측 가능한 영역이 더 늘어나겠지만 아직도 변수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뒤섞여 정리가 필요한 무한대에 가까운 정보와 사실을 어떻게 우리가 받아들이며 살아가야 할까 하고 가끔 생각하곤 하는데 아직 마땅히 해답을 찾지는 못했다. 지금은 잠깐 일시정지 버튼을 누르고 주변을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할 시기가 아닌가 싶다. 잠깐 멈춰서 이전 곡(상황)들이 어떤 것들 이었는지 한번 살펴보는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츠타야, 그 수수께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