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분 명상 습관의 힘

매일 평온하고 자유로워지는 10분의 내면 여행

by 김예림

삶에 대한 정의는 다양하다. 삶을 고통이라 말하는 사람도, 삶을 여행이라 말하는 사람도, 삶은 계란이라 말하는 사람(읭?)도 있다.


길게 살진 못했어도 내 나름의 주관적인 삶의 굴곡과 풍파를 겪은 사람으로서 말하자면, 삶은 미지의 선물주머니 같은 것이다. 그러니까, 선물이라서 내가 무엇을 받을지 모른다. 어떤 선물을 받든, 나는 그로 인해 변화하고, 또 성장한다. 그런데 성장의 과정이 고통일 수도 있고 기쁨일 수도 있다. 고통일지, 기쁨 일지는 그때 그때 내가 어떤 마음으로 선물을 받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삶을 돌아보았을 때, 지금의 당신을 만들었던 사건이나 경험들이 떠오를 것이다. 어떤 감정이 떠오를 수도 있다. 사건이나 경험에 대한, 혹은 다가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생각, 감정, 마음의 반응들이 지금의 당신에게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 당신은 생각, 감정, 마음을 안정시키는 데 많은 에너지를 쓰느라 충분히 현재를 누리는 데 집중할 만한 여유를 가지기 어려운 상태로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런 상태는 누구보다 당신에게 정말, 정말, 좋지 않다.


2년 전, 이혼을 하고 한때 나는 거의 매일, 술을 마셨다. 낮에는 운동을 하고, 일을 하고, 밤에는 와인을 한두 병씩, 나중에는 위스키를 한두 잔씩 꼭 마시곤 했다. 지금 와서 생각이지만, 그때는 술에 의존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30대 중반의 이혼녀라는 새로운 정체성, 앞으로 어떻게 살지 하는 막연한 불안, 사람들의 시선에 대한 두려움, 매일 하나둘씩 터지는 생존에 대한 문제들(집수리나, 이사나, 세금... 그 외 여러 가지 잡기적인 것들)을 혼자서 해결하는 데에도 너무 서툰 나에 직면하며, 매일 이렇게나 생활력이 없는 상태에서 과연 이혼이 잘 한 결정이었을까를 의심했다. 나는 모든 면에서 막막한데, 다른 이들은 쉽게 잘 살고 있는 것만 같아서 나에게만 세상은 왜 이렇게 어려운 건지 한탄을 하곤 했다.


술을 내려놓고 나를 다잡을 수 있었던 건, 힘들 때 성장을 택하는 타고난 성향 때문이기도 하고, 주변의 응원과 기대 덕분이기도 하고, 이번 삶에서 나에게 주어진 무언가가 있을 거라고 믿었던 소명의식 때문이기도 했다. 이번 삶에서 이렇게 고통스럽고 아픈 이유를 찾아야 했다. 꾸준히 새벽 운동을 다시 시작하고, 달리기, 웨이트, 요가, 수영 등등 하루도 빠짐없이 그날 내게 닿는 운동을 해 나가기 시작하며 취한 밤의 비틀거리는 날들의 터널을 빠져나왔다. 소명을 찾기 위해 바르고 반듯한 나를 찾아가는 길은 외롭고 힘들다고 느껴지기도 했지만, 주저앉아 술이나 마시고 있던 날들보다는 안심이 되는 길이었다. 그럼에도 나는 삶을 사는 것이 많이 헛헛했었다.


취하고 싶고, 나태하고 싶던 나를 물리적으로 다잡아 준 것이 운동이었다면, 헛헛했던 나를 의식적으로 다잡아준 것은 명상이었다. 명상을 알고, 매일 조금씩 깊어지는 날들이 더해지면서 나는 외로움보다는 고독감을, 헛헛함보다는 홀로 있음의 충만함을 알 수 있게 됐다. 마음과 감정이 보내는 메시지는 지금의 괴로움에 대한 시그널이 아닌, 나를 충만하게 만날 시간이라는 사인이었다. 내가 살아온, 이번 생뿐 아니라 억겁의 생을 거듭하며 성장해 온 내면의 나는 지혜롭고, 강하고, 충만한데, 나는 그런 나를 이번 생의, 그것도 내가 만든 관념의 기준에 끼워 맞추며 평가하고 채찍질하고 있었다. 명상에서 만난 넓고 아름다운 세계에서, 어느 것에도 매여있거나 묶여있지 않은 나는 그 자체로 평화로웠다.


2021년부터 프립에서 '일상에서 명상 때리기'라는 모임을 운영하며 명상에 대한 경험을 나눴다. 그때는 내면의 나를 만나는 일을 '명상'이라 정의 내리고, 호흡, 움직임, 주의집중, 쓰기, 먹기, 바디스캔 등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생명의 존엄성을 느끼는 활동을 다양하게 엮어 명상을 했다. 2022년, 이태원 소재의 리탐빌 요가명상센터에서 수련을 시작하고부터 나는 의식을 만나는 더욱 깊은 명상을 이어갔다. 매일 아침 5시, 인시수련이라고 불리는 절체조 후 명상, 몸과 마음의 조화, 수련과 일상의 조화를 엮어 내는 생활수행, 나와 세상, 우주의 연결감을 회복하고 감사를 나누는 기원 명상, 생명력의 신비를 느끼는 교감 명상, 내면과 영혼의 세계 속으로 깊게 들어가는 소울 명상... 명상의 세계는 깊고 아름답고 신비로웠다. 명상의 세계를 경험하고 나서부터는 삶이 변화하는 것이 극명하게 느껴졌다. 명상은 삶을 더욱 자유롭고 풍요롭게 변화시킨다. 그리고 그 변화는 나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명상을 알고부터 나는, 나에게, 그리고 다른 이들에게 깊고 따뜻한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됐다. 왜 내 사랑을 전하는 것이 이렇게 힘든 것이냐며 힘겨워하던 나는 사라지고, 언제 어디서건 사랑을 전하고, 사랑을 전할 수 있음에 감사와 충만을 느끼는 사람이 됐다.


명상의 효과 1. 잠을 잘 잘 수 있게 됐다

잠자는 것을 어려워하곤 했던 날들이 점차 줄더니 지금은 어디서나 수면이 필요하다면 잘 잘 수 있는 사람이 됐다. 잠을 자지 않는다고 불안한 문제들이 해결되는 것도 아닌데, 이전엔 강의가 있거나, 해야 할 일이 있거나, 혹은 막연한 미래를 생각하면서도 잠을 못 이루는 날들이 많았다. 잠을 자려고 눈을 꼭 감고 애를 쓰며 외려 잠이 깨어버리는 피곤함에서 벗어나 몸과 마음에 충분한 이완과 휴식을 어렵지 않게 취할 수 있는 사람이 됐다. 또 자고 일어나면 새 힘이 솟고, 새 날이 시작된다는 것을 믿으며 편안하게 잠에 들면, 신기하게도 다음 날은 마치 다시 태어난 것처럼 새롭게 시작된다고 느껴지기 시작했다. 피곤함이 잔뜩 쌓인 채 불편하게 겨우 잠들었다가 개운하지 못하게 일어나 뭉그적 뭉그적 시작되는 하루가 아닌, 이른 아침, 알람보다 조금 빨리 눈이 떠지고 가볍게 몸을 일으켜 하루를 시작하는 내가 됐다.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며 휴식을 더 잘 취할 수 있게 됐고, 피로에서 회복되는 속도와 효과도 빨라지고 있다는 것을 몸으로 체감할 수 있게 됐다.


명상의 효과 2. 감사함을 더 자주 느끼게 됐다.

막연하게 '어떻게 살지'에 대한 불안감이 진정되고부터 불안감으로부터 거리를 두고 안전감을 느낄 수 있게 됐다. 두려움을 느끼게 한 무언가가 실체 없는, 막연한 무언가라는 것을 알고 난 이후부터 내면의 강한 힘을 느끼게 됐다. 경제적이든, 관계적이든, 여러 가지 사건, 사고는 일어나기 전엔 말 그대로 일어나지 않은 일이며, 일어난 후에 어떻게든 해결책을 찾아내 왔던 나를 다시 들여다보고서부터는 나에 대한 믿음이 강해졌다. 세상은 험하고, 나는 서툴고, 삶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에 휩싸여 어딘가 백마 탄 왕자까지는 아니어도 의지할 곳을 찾아 헤매던 나는, 내가 의지할 곳이 굳이 필요 없는, 강한 존재임을 알게 됐다. 오히려 내 도움이 필요한 어딘가에 에너지와 파장을 나눌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어떤 무언가로부터 건 배울 점이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충만히 느낄 수 있게 됐다. 부정적인 감정을 느낄 때, 명상을 하며 거리두기, 조망하기,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 과학자의 시선으로 관찰하기를 할 수 있게 되면서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불필요한 말다툼이나 감정싸움이 줄었다. 오히려 그들을 이해할 수 있는 더 넓고 큰 눈, 나로서 존재하고 나의 의중을 이야기할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 그 모든 것이 감사한 일이다.


명상의 효과 3. 체력이 더 좋아졌다.

운동을 하는 사람은 안다. 체력은 근성과 근력의 합이라는 것을. 몸으로 될 것 같아도 근성이 부족하면 더 이상 운동할 수 없고, 근성으로 될 것 같아도 근력이 풀려버리면 바른 자세가 풀리며 부상 확률이 높아진다. 명상을 하면 마음력뿐만 아니라 몸의 근성도 높아지는 것 같다. 운동도 어떻게 보면 트레이닝이라, 고통스러움을 느낄 때도 있다. 특히 웨이트 트레이닝에서는 의도적으로 근육을 찢어 회복되는 과정을 통해 근육의 크기나 길이를 늘리고 근섬유의 탄성과 강도를 높인다. 당연히, 고통스럽다. 그런데 명상을 하게 되면 고통으로부터 나를 분리시키고, 자극으로서 고통을 얼마간 바라볼 수 있다. 너무 힘든데 조금 더 할 수 있을 것 같은 상태가 더 지속되는 것이다. 조금 더 버틸 수 있고, 몇 번 더 해낼 수 있고, 끝까지 집중할 수 있다. 에너지를 더 오롯이 쓸 수 있다. 고통에 동일시되어 "와, 운동 너무 힘들다!"로 기진맥진하거나 꾀를 내는 것이 아닌, "이만큼 할 수 있어 감사하다"는 마음으로 끝까지 집중할 수 있다. 마음은 더 할 수 있는데 대체로 근력이 풀려 멈추는 시점까지 끝까지 집중해 운동할 수 있게 되고, 굳이 운동뿐 아니라 일도, 움직임도 더 정성껏 할 수 있게 된다.


명상의 효과 4. 공감능력이 더 높아진다.

내가 느끼는 공감을 더 잘하는 사람의 포인트는 자신의 문제를 타인의 문제보다 더 크게 확대 해석하지 않고,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수용할 수 있는 관계 능력이다. 공감을 주고받는 관계는 서로의 입장 때문 에라도 서로를 들어주다 자신의 입장을 서로 들이미는 과정을 주고받는다. 서로의 입장을 드러내는 과정에서 서로 이해하고 납득할 수 있는 교집합의 영역이 크면 공감을 주고받는 표면적이 넓은 사이가 되고, 서로 이해가 되지 않고, 납득이 되지 않으면 각자 자신의 입장만 말하다 멀어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런데 명상을 알게 되고서부터 내 고통에서도 거리두기가 되고, 상대의 고통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서로 다른 입장에 마주했을 때 그의 고통을 머리로 알겠지만 내 입장도 받아들여졌으면 좋겠다는 이기적인 생각이 올라오더라도 이내 객관화된다. 내 입장은 잠시 젖혀두고, 상대의 입장에서 온전히 공감한 후 '왜 그가 그럴 수밖에 없었을까'를 이해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에게 무엇을 주고 싶은가'를 생각하면서 대화를 이끌어가다 보면, 불편한 대화를 하게 되는 순간에도 내 입장을 일방적으로 이해를 구하며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내 마음의 상대를 향한 본질을 전할 수 있게 된다. 그럼에도 평행선을 그리는 상황에서조차 상황을 받아들이고 마음을 쉽게 상하지 않는 사람이 될 수 있다. 진심을 전하는 대화가 깊어지면, 서로가 원하는 것을 끝내 해줄 수 없는 상황이 되더라도 서로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서로를 이해하며 한층 더 수용력이 크고 깊은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은 덤이다.


명상의 효과 5. 좋은 습관이 늘어난다.

우리에겐 알면서도 하기 어려운 것들이 참 많다. 운동이 좋다는 것을 알면서 몸이 힘들거나 땀이 흐르는 것은 싫기 때문에 습관으로 만들기 어렵다거나, 건강한 식단을 챙기는 것이 좋다는 것을 알면서 자극적인 음식이나 튀긴 음식, 달달한 간식들을 끊는 것은 어렵다. 명상을 통해서 내가 누리고 싶은 욕구들이 그저 당장의 '좋음'을 바라는 것들이라는 것이 알아차려지면, 무엇을 하거나 하지 않거나, 이것을 먹거나 저것을 먹거나, 당장의 '좋음'을 누리는 것을 (일단은) 시도해볼 수 있게 된다. 술 한잔이 생각날 때, 술을 마시든, 제로콜라를 마시든, 혹은 물을 마시든, 무엇을 마셔도 "좋음"을 느낄 수 있으면 술 외에 다른 것을 선택하는 것이 편해진다. 술의 좋은 점과 제로콜라의 좋은 점, 물의 좋은 점은 다 다르다. 그러나 그 '좋음' 이 꼭 술로 하여금만 느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리게 되면, 조금 더 선택의 자유도가 높아진다. 좋아하는 행동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선택의 자유로움 속에서 무엇을 선택하든 좋은 것이다. 하고 싶은 것을 참고, 더 건강한 것들을 억지로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선택하는 것을 다 좋은 것으로 여길 수 있게 된다. 그러다 보면 좋은 습관들을 만드는 것이 훨씬 쉬워진다.


단지 명상 습관을 만든다고 해서 거창한 것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명상이 좋은 것은, 별다른 준비 없이, 그저 편안하게 앉아 눈만 감으면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이런저런 생각이 올라오고, 눈을 감은 상태가 답답하게 느껴지고, 몸의 감각이 낯설게 느껴질지 모른다. 명상을 한답시고 각을 잡고 앉았다가 다리가 저려 힘들었던 경험은 필자도 퍽 많다. 그러나 하루에 5분씩, 10분씩, 조금씩 시간을 투자해 눈을 감고 앉아 온 몸의 감각과 호흡에 집중해보자. 조금 더 깊은 명상을 위해 음악이나 명상 지도자의 가이드 영상, 음원을 활용해도 좋다. 편안한 자리(의자도, 방석도 모두 괜찮다)와 시간만 있다면 언제든 할 수 있는 것이 명상이다. 이왕이면 내 몸과 마음이 편하게 느껴지는 곳에서 온전한 이완을 취하며 명상할 수 있도록, 집에 명상 전용 자리를 만들어두는 것도 좋다.


명상 습관을 만드는 과정과 효과에 대해서는 이후로도 틈틈이 나눠보고자 한다.

애씀 없는 평안함과 더할 나위 없이 온전한 나를 만나는 명상, 누구에게든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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