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30. 마인드풀 하게 먹기

충만하게, 욕심 없이, 감사한 마음으로

by 김예림

편안한 장소에서 어깨, 골반, 다리에 힘을 빼고, 온전히 이완된 자세로 앉습니다.

어깨를 으쓱하며 마시는 숨에 끌어올렸다가, 편안하게 굴려 이완합니다.


바닥에 앉아있다면, 다리를 겹치지 않게 책상다리로 앉아
양팔을 무릎 앞에 짚고 살짝 엉덩이를 뒤로 밀었다가 척추를 한 단 한단 곧게 세워봅니다.
꼬리뼈를 말며 아랫배에 힘을 약간 주어 자연스럽게 바르게 앉습니다.


의자에 앉아있다면 어깨와 골반을 등받이에 깊게 기대어 앉습니다.


양팔을 자연스레 떨어뜨려 허벅지 위에, 손바닥이 하늘을 볼 수 있게 올려둡니다.


편안하게 눈을 감고, 호흡에 집중해봅니다.

온몸으로 마시고, 가늘고 길게 내쉬어봅니다.

호흡에 잠시간 주의를 집중합니다.

온몸에 공기를 가득 채우며 마시고,

손끝과 발끝으로 에너지의 순환을 느끼며 내쉽니다.




먹는 일은 살면서 가장 많이 하는 행위 중 하나입니다. 하루에 한 번에서 네다섯 번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영양을 섭취하기 위해, 감정을 추스리기 위해, 관계를 더욱 풍성하게 나누기 위해, 가까워지기 위해, 즐겁기 위해 먹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음식을 먹으면서 어떻게 먹는 것이 더 맛있고 건강한지를 생각합니다. 혹자는 먹는 것이 귀찮다고도 하는데, 저는 먹는 시간이 참 즐겁고 감사합니다. 괜찮다면 늘 더 먹고 싶어요.


몸을 즐겁게 움직이는 삶을 통해 음식을 충만하게 먹는 순간을 즐깁니다. 내 몸이 즐겁고 건강하게 생동하고, 존재하는 동안 충만하게 에너지를 쓰는 순간순간을 즐겁다고 느낍니다. 음식을 준비하고, 차리며 이 음식이 식탁 앞에 오는 순간까지의 시간을 상상해봅니다. 상상의 나래를 펼칠 때는 아무래도 고기의 시간보다는 채소의 시간을 상상하는 것이 즐겁습니다. 하지만 몸에 필요한 단백질을 고기로부터 공급받기 때문에 한 입 한입 감사함을 느낍니다. 상상력을 풍부하게 자극하는 음식이 재미있습니다. 땅에서부터 정성껏 심겨 햇빛과 양분을 듬뿍 먹고 신선한 물을 가득 품으며 자란 채소와 과일, 곡물은 눈에 보이는 모습부터 아름답고 경쾌합니다. 맛있게 익어서 먹기 좋은 모습으로 포장되어 식탁 앞까지 오는 과정을 생각하며 많은 사람들의 정성을 느낍니다. 그들에게 이 식탁만큼이나 좋은 일이 가득하기를 짧게 기원합니다.


한 입 먹으며 식감과 향, 맛을 골고루 느낍니다. 허겁지겁 씹어 넘기지 않으려 합니다. 언제나 너무 맛있고, 마지막 한 입은 아쉽기 때문입니다. 허겁지겁 먹다 마지막 입을 바라보며 아쉬운 느낌을 느꼈던 기억을 상기합니다. 한 입 한입 마지막의 아쉬움을 덜하기 위해 꼭꼭 씹어 정성껏 삼킵니다.

가끔, 한 잔 술이 더해지는 때도 있습니다. 혼자서 술을 마시는 것을 즐길 때도 있었지만, 혼자 취하는 느낌보다는 함께 취하는 느낌이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혼자서는 섬세한 감각을 온전히 느끼고, 함께는 서로가 나누는 느낌과 분위기를 약간은 무뎌진 흥으로 즐겁게 나눕니다. 술이 빚어지는 과정에서 거쳐온 시간의 깊이와 향을 좋아하기 때문에 발효된 향이 깊은 술, 와인을 좋아합니다.


음식을 다 먹고 나면, 약간의 아쉬움이 남습니다. 뱃속에 채워진 음식의 질감을 느끼며 조금 전의 충만하고 맛있었던 식사가 온전히 내 안에 있음을 느낍니다. 음식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충만한 에너지로 들어와 있습니다. 식사의 마지막은 아쉬운 감정에서 정성껏 치우는 행위로 바꿔갑니다. 어떤 행위이든 맺고 끊음이 있어야 합니다. 지난 식사의 여운을 붙들기보다 무엇이든 시작을 선택하는 것이 다음 식사를 또 반갑게 맞이하기 위해 지혜롭습니다.


한 끼, 정성껏 잘 먹었습니다. 매일의 식사가 충만하고 감사한 순간이 될 수 있도록 몸의 영양뿐 아니라 마음과 의식의 양분으로 채우는 우리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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