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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예림 Jun 11. 2020

꽃에서 배우는
'있는 그대로 기쁜 존재'

일상에서 명상때리기 


존재로서, 기쁨을 느낄 때.


내가 꽃을 좋아하는 이유는, 꽃이 가진 뻔뻔함 때문이다. 모든 꽃이 그렇다. 기획되어 만들어진 꽃다발이건, 황야에, 들에, 산에 피어있는 이름모를 풀꽃이든.


어디든 자신있게 활짝 피어서, 마치
“나는 사랑받아 마땅한 존재야. 내가 있는 그대로, 너무 아름답지 않니?” 하는 것 같다. 딱히 지나는 사람이 예쁘다고 리액션 해주지 않아도, 꽃은 미련이 없다. 그저 당당하고 멋지게 피어 있을 뿐. 매 순간, 얼마나 시들었는지, 물을 갈아줘야 하진 않은지, 살피고 돌봐도 꽃은 점차로 시든다. 그러나 시들지 않으려고 발악하지도 않는다. 그저 자신의 존재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어떻게 이토록 뻔뻔한 생이 가능할까.
꽃을 지켜보면, 이내 알 수 있다. 자신의 존재에 대해 의심하지 않고, 꽃봉오리이든, 만개한 꽃이든, 설사 시든 꽃이든 그저 자신의 역할을 하며 흘러가는 시간과 운명의 흐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꽃을 마주하고서.
오늘 내가 해야 할 일을 생각하면서.
뻔뻔해보자고 다짐한다.
사실 다짐이 필요 없는, 자연스럽게 느끼고 확신해야 할 존재감이다.


태어난 이상은 꾸준히 삶의 역할을 해보자. 그 역할에 딱 맞게 태어난 사람이니 의심할 필요가 없다. 지금 하고 있는 역할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해도, 따론 이겨내기 어려운, 당황스러울만치 어이없는 시련이 인생 굽이 굽이 도사리고 있다 해도, 그 때 내 눈 앞에 드러날 내 역할을 그냥 하면 된다. 또 그 역할은 나 밖에는 할 수 없는 것일 터다.


어떤 역할이든 인생에서 만나는 역할이 나만을 위해 세팅되어 있다는 건, 충분히 기뻐할만한 일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역할이 조금씩 바뀐다는 것도. 성장하는 존재로서 충분히 기뻐해야 할 일이다.


오늘 아침, 꽃이 내게 해준 이야기.
feat. #심리학자존감을부탁해 #갈매나무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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