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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예림 Dec 25. 2023

가슴에서 말하고 쓴다

반바퀴묵상 11 (55번 23번) 23.12.15.

23.12.15 #반바퀴묵상 #55번 #23번 #주디


55번

우리는 더 이상 사랑 속에 빠지지 않을 것이며 사랑 속으로 일어날 것입니다. 음과 양 사이에 존재하는 위대한 사랑은 마침내 우리가 서로 분리되었다는 환영을 깨뜨릴 것이며 창조의 핵 그 자체로부터 끝없는 에너지의 샘을 흘려보낼 것입니다


23번

커뮤니케이션의 선물은 말하는 사람의 언어 기술에 있는 것이 아니라, 훨씬 미묘한 곳, 즉 말하는 사람의 가슴속에 있습니다. 만일 가장 미묘한 두려움의 흔적이 당신의 연설을 좌우한다면, 그 연설은 결코 청취자에게 완전히 흡수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누군가가 자신의 가슴에서 말하거나 글을 쓸 때, 그들이 ‘어떻게’ 말하든 상관없이 그들이 말하는 내용의 요지를 이해하게 됩니다.

____________


"울림코치(주디의 코치닉네임)님에게 피드백 선물을 드려도 될까요?"


가장 직면하는 시간이다. 코칭 MBA과정에서는 실제 코칭을 실습하고, 선배 코치님들이 코칭 장면에서 코치로서 놓쳤거나 더 보완하면 좋을 점을 피드백해 준다.


"분명히 고객은 걱정하는 표정으로 얘기하고 있는데, 울림코치는 시종일관 웃고 있어요. 어쩌면 고객 입장에서는 코치가 고객의 이야기를 잘 공감해주지 못한다고 느낄 수 있어요."


나는 고객의 이야기가 심각하다고 느꼈지만, 어려워하는 이야기 자체에 공감하기보다, 그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존재를 향해 사랑을 담아 웃고 있었을 뿐이다. 사실 굳이 해결책이 안 보이는 문제도 아니었다. 그러다 보니, 이번 피드백은 좀 어렵게 느껴진 것도 사실이었다. 존경하는 멘토코치님께 여쭤봐야겠다는 생각이 이어졌다.


"대표님, 제가, 고객의 표정에 공감하지 못하고 웃는다는 피드백을 자주 듣는데, 사실 조금 어렵게 느껴져요. 감정에는 어느 정도 공감해야 하는 것이 맞지만, 감정에 머물러 주저앉아있으면, 자신의 그림자가 합리화될 것 같고, 저는 존재가 이겨낼 수 있다고, 잠재력을 일깨워주고 긍정적인 용기를 주고 싶어요."


멘토코치님은 빙긋이 웃으며 말씀하셨다.

"나도 그 피드백을 함께 들었어. 아마도 피드백 준 코치들은 예림의 진가를 몰랐을 거야. 어쩌면 좋은 인상을 주려고 계속해서 예쁜 표정을 짓는 젊은 어린아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몰라. 그러나, 나는 예림을 알아. 시범 코칭에서 받는 피드백은 아랑곳하지 말고, 그저 고객과의 대화에 지금처럼 집중하면 돼. 울림코치는 체성이 발달한 코치고, 고객의 체성을 진동으로 느끼지? 고객의 이야기를 일일이 스토리로 듣지 않는 코치라는 것도 알고, 사실 코치는 고객의 스토리에 침잠해서도 안되지. 잘하고 있어. 함께 진동하면 돼."


55번 유전자키에서 말하는 사랑은 빠져드는, 서로가 서로의 상태에 침잠해 세상과 연결성이 끊어지거나, 일방적으로 희생하거나 맞추는 사랑이 아니다. 내가 고객에게 전하고 싶은 사랑 역시, 고객 만족의 코칭이 아닌, 고객과 연결된 전체성을 느끼며 그가 바라는 문제를 존재적으로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창조의 에너지로 공명하는 코칭이다.


코칭 언어로 대화할 때, 23번의 유전자키는 이야기한다. "커뮤니케이션의 선물은 말하는 사람의 언어 기술에 있는 것이 아니라, 훨씬 미묘한 곳, 즉 말하는 사람의 가슴속에 있습니다. 만일 가장 미묘한 두려움의 흔적이 당신의 연설을 좌우한다면, 그 연설은 결코 청취자에게 완전히 흡수될 수 없습니다. "


아무리 몰입해 피드백을 주더라도, 그들은 '관찰자' 다. 가슴에서 가슴으로 전하는 메시지는 아무리 틀에 맞지 않는 메시지라도 전달된다. 사람이 자신의 행동을 변화시키고 각성시키는 모멘텀은 진동과 울림에서 비롯된다.


코칭을 하건, 사람을 진정으로 대하건, 기억해야지. 전체성으로 연결된 존재의 울림, 울림이 공진화하는 소통. 피드백 역시 사랑이니 가슴으로 받는다. 그리고 한걸음 더 커 나간다. 잘하고 있다는 확신으로, 성찰의 묵상을 이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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