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예림 Jan 04. 2024

마음껏 이용해 먹으세요

반바퀴묵상 20 (55번, 45번)

55번

원래의 아틀란티스 의식은 현대의 인간들과 달리 태양신경총에 중심을 잡고 있으며 자신을 모든 생명의 원천과 떨어진 존재로 경험하지 않았고, 가이아의 가슴과 마음 그 자체였습니다

45번

반응적 또는 억압적 본성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큰 위험을 감수하고 가족, 비즈니스, 정부, 사회 내에서 상호작용의 패턴을 깨뜨려야 합니다. 우리는 개인의 정신이 무엇보다 존중받는 새로운 종류의 시스템의 살아 있는 모델로서 홀로 서 있어야 합니다.


2024년은 진성리더십 아카데미가 설립된 지 만 10년째가 되는 해이다. 비영리 사설 집단이 10년이나 유지되면서 오히려 공유하는 가치와 의미를 확장해 나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서, 구성원들도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2021년 진성리더십 아카데미 15기를 수료하고 나서, 나는 작년부터 진성리더십 아카데미의 운영위원으로, 또 진성리더십 아카데미가 소속되어 있는 한국 조직개발경영학회의 기획국 홍보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조직개발경영학회의 운영체계는 놀랍도록 심플하면서도 민주적인데, 그럼에도 사람들이 모여 운영하는 조직인지라, 민주적이고 이상적인 지향점을 향하면서도 매 순간 이래 저래 발전을 위한 소통이 그만큼 활발하기도 하다. 좋은 이야기이든 조금은 불편한 이야기들이든, 조직이 크느라 오가는 이야기들이다.


한국조직개발경영학회의 임원진은 2023년도부터는 지원, 투표 등으로 투명하게 임명되고 있고, 가장 강조하는 집단소통의 핵심가치는 투명성이다. 활동연한이나 얼마큼 유능한 지, 얼마큼 기여가 큰지를 따로 계산하지 않는다. 학회의 일을 맡을 때는 얼마나 열정이 있는가에 대해 자기 검증, 상호검증을 한다. 10년이나 된 이론과 실천 현장에 대한 고민이 합쳐진 학회의 코어는 그야말로 동반성장의 산실이다. 학회를 꾸리는 일에서부터 진성리더십 이론에 대해 탐구하고 실천에 옮기는 일까지 넓은 스펙트럼으로 커리어를 쌓으며 공진화한다.


이번 송년회에서 일명 진성촌 '촌장님'으로 불리는, 진성리더십의 리더 '윤정구촌장 님'이 하신 발언이 토론의 뜨거운 감자가 됐다.


"여러분, 저는 여러분의 헌신을 바라지 않습니다. 헌신은 지속적인 참여를 막게 돼요. 여기 계신 분들은 아무도 헌신하지 말고 그저 학회를 잘 이용해 먹으세요. 그게 제가 바라는 바입니다."


"교수님, 일이 잘 되려면 여기 있는 누군가는 헌신해야 합니다. 기뻐서 하는 헌신이든, 희생이 뒤따르는 헌신이든, 누군가의 노고와 헌신을 그렇게 말씀하지 마세요. 학회에 대한 사랑을 그렇게 표현하셨을 때, 여기 있는 기획국 위원들이야 교수님의 의중을 헤아리지만, 정말 '학회를 이용해 먹는' 방향으로 생각할 도반이 있을까 싶어 우려가 됩니다."


부회장님의 우려 섞인 말에도 아랑곳 않고, 촌장님은 주장을 이어간다.


"만약 우리가 작은 조직이었다면, 진성의 의미와 가치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태반이었다면 저는 이렇게 이야기하지 않았을 겁니다. 이제 진성리더십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진정성이 갖춰지지 않고서 이 조직에서 개인적으로 이용하려는, 소위 얕은 수작은 쉽지도 않고 통하지도 않을 겁니다. 다만 이곳을 가장 잘'이용해 먹는' 사람들은 진성촌에서 새로운 도전을 해 보고, 갖가지 활동에 참여해 경험과 배움의 깊이를 넓히고, 그로 하여금 새 커리어를 만들어 내는 사람들일 겁니다. 게다가 여기 계신 한 분 한분이 모두 전체와 연결되어 진성촌이 나아가는 데 일조하고 있어요. 개인이 쉽게 이용하기도 쉽지 않을 거라는 말씀입니다. 적어도 이용해 먹으려면 진성리더십에 대한 어느 정도의 이해와 실천, 공감대가 필요할 것이기 때문에 학회가 만들어진 지 10년이 지난 지금, 마음껏 이용해 먹으라는 말도 할 수 있게 된 겁니다. 이렇게 된 데에는 여러분의 공로도 크다고 생각하고, 깊이 감사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45번째 유전자키의 그림자는 두려움의 바탕 위에 구축된 시스템과 계층적 위계를 말한다. 너무나도 많은 조직이 시스템과 위계를 위시하여 존재를 줄 세운다. 이를 넘어선 구조, 즉 존재차원의 공존을 기반으로 일어나는 새로운 개념의 공동체 구조를 '헤데라키Heterarchy'라고 한다.


(헤데라키는 국가, 시민, 시장이 권력을 공유하고, 협력적으로 통치하는 합의주의형 민주주의로, 웹 2.0 시대의 소셜미디어 민주주의보다 한 단계 진화한 민주주의다. 헤테라키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기반이 바로 빅 데이터다.)


45번 유전자키의 선물 '시너지'는 16번째 유전자키의 선물 '다재다능'과 연결되어 번영의 고리를 성립시킨다. 이른바 계층과 나이, 경험, 지식을 초월한 다양성이 허락되는 조직에서 소통과 협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인적자원들이 능동적으로 소통하며 새로운 형태의 기회와 지식의 확장을 일으킬 때 조직은 번영한다.  


지난 10년 동안 한국 조직개발경영학회에서는  지난 10년간 진성리더십아카데미를 꾸려왔고, 목적경영학교, 소크라테스북클럽, 춤추는 짜라투스트라 강연회, 거인의 여정 책 쓰기 클럽, 노마드클럽 (자저전 쓰기 클럽) 등 다양한 성인들의 놀이터를 구축하여 진성리더십으로 하여금 시대의 리더를 육성하고 세상에 진정성 있는 리더십의 실천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물심양면의 고민과 시도를 거듭하고 있다. 각계각층의 리더들이 진성리더십을 축으로 모여 활동하고 있음은 물론 사회에 나아가 조직문화와 개인적 가치관에 진성리더십을 담아내려는 노력과 시도를 잇고 있다.  


"다른 모임들에도 적극적이고 참여적인 인재들이 많지만, 여기는 진성을 넘어 '극성'인 것 같아요. 50대~60대의 활발한 참여도 그렇고, 모든 움직임이 적극적이고 능동적이에요. 권위 없이 서로가 서로를 대하는 환대가 기본으로 장착되어 있어서 더욱 무엇을 해도 적극적이게 되는 것 같아요."


집에 가는 길에 한 도반이 이야기해 준 이야기가 마음에 담겼다. 어디에서 '진정성'이라는 화두로 이렇게 공진화하고, 서로를 있는 그대로, 나이나 직급, 사회적 배경 없이 환대하며 인정해 줄 수 있을까. 리더라는 분이 마음 놓고 "마음껏 이용해 먹으세요." 할 수 있는 조직, 구성원들이 나누는 우주적 공감의 실체가 이러하지 않을까.





매거진의 이전글 무조건적 자기 사랑의 다이어트 코칭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