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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예림 Jan 05. 2024

끈적 끈적한 허영심 벗기

반바퀴묵상 21 (55번, 12번)

55번

감정의 원초적 에너지가 당신의 미래에 있을 인식을 펼치는 수단이 되며, 일단 그 인식이 태어나면, 당신의 삶은 더 높은 차원에서 영원히 존재하게 됩니다


12번

(1)

네덜란드어에서는 후두를 실드크리어 schildklier라고 하는데, 이는 실드(shield, 방패) 샘을 의미하며, 후두가 커다란 비밀을 숨기는 보호 메커니즘임을 암시합니다. 흥미롭게도 갑상선 thyroid이란 단어는 방패를 뜻하는 그리스어에서 유래했습니다.


(2)

유대교의 카발라에서 목은 다 아트 daath, 즉 심연으로 알려진 보이지 않는 영역으로 상징됩니다. 이 심연은 더 높은 의식이 시작되기 위해 반드시 건너야 하며, 죽음의 교차점은 힘들게 얻은 모든 지식을 놓아 버리는 상징입니다


(3)

당신이 자신의 허영심을 극복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바로 그 생각조차도 더 많은 허영심을 가져다줍니다!

당신이 알아야 할 것은 당신이 삶과는 별개로 자신을 경험하는 한- 당신의 개성에 대한 힘과 경이로움을 느끼는 한- 허영심은 여전히 거기에 있을 것입니다


(4)

허영심은 오직 자신만을 사랑하는 것에 대한 것이며, 반면에 차별은 궁극적으로 당신을 기분 좋게 하는 당신밖에 있는 사물과 사람을 사랑하는 것에 관한 것입니다.


(5)

당신 자신의 가슴 안에서 준비되어 있어야 합니다.-당신은 이 기적을 느끼기 위해 그 단어와 그것이 뜻하는 모든 것을 사랑해야 합니다. 가슴의 방 안에서 시적으로 사용되고 진동하는 단어는 다른 사람들의 가슴을 감싸고 있는 두려움의 층을 관통할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12번 유전자키를 읽으며 나는 깊은 반성과 성찰에 빠지게 되었다. 나를 특별한 사람으로 여기는 허영심에 직면했다. 나는 최상주의자를 지향하는 삶을 살았는데, 내 삶에 정성을 쏟은 만큼, 다른 사람들보다 남다른 면을 가졌다고, 특별한 존재라고 여기던 부끄러운 에고를 그대로 직면하도록 이끄는 장이었다.


어릴 적 꿈들 중에 기억나는 가장 괴로운 꿈은, 무슨 말을 하고 싶은데 말을 할 수 없는 꿈이었다. 목이 젤리로 가득 채워진 듯 꽉 막혀서 아무 소리가 나지 않았다. 내가 아무 말을 할 수 없는 순간에도 세상은 무심하게,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흘러갔다. 어느새 나는 하고 싶은 말을 꾹 참는 습관이 생겼다. 대신 사람들이 좋아할 말들을 하는 연습을 했다. 번드르르한 비유 맞추기는 못하는 나였기에, 같은 현상이라도 사람들이 좋아할 말로 바꿔 생각하고 다듬어 표현하는 연습이 의식의 확장으로 연결됐다. 주변에서 많이 들었던 "말을 참 예쁘게 하는 사람"이라는 평가는 다시 말하면 어둡고 힘든 현실을 새로운 기회나 국면으로 전환해 표현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내 목이 꽉 막힌 상태에서는 내 표현만큼 밝고 긍정적인 삶을 살지는 못했다. 그저 말을 예쁘게 하는 남다른 면모를 가졌지만, 사는 세계는 남들과 비슷하게 혼란스러운 고(苦)의 여정 속이었던 것이다.


내 목에서 나오는 소리와 언어들로, 나는 나를 지키면서도 나를 숨기는 방패막을 세웠다. 놀랍게도 12번 유전자키에서는 12번 유전자키가 작용하는 목 부위의 후두와 갑상선의 어원을 방패로 풀이한다.


 네덜란드어에서는 후두를 실드크리어 schildklier라고 하는데, 이는 실드(shield, 방패) 샘을 의미하며, 후두가 커다란 비밀을 숨기는 보호 메커니즘임을 암시합니다. 흥미롭게도 갑상선 thyroid이란 단어는 방패를 뜻하는 그리스어에서 유래했습니다.


 꿈일지 전생일지, 명상을 하며 몇 개의 전생을 보았다. 나는 숱하게 많이 죽고, 또다시 태어나는 삼사라의 바퀴 속 한 생에서 나는 적국과의 전쟁을 종식시키려 적국으로 시집가는 공주였고, 적국을 향한 길에 호위기사와 사랑에 빠졌다. 도저히 그 나라로 시집갈 수 없게 된 상황에서 전쟁은 더 격하게 전개됐고, 고립상태가 된 나와 호위기사는 결국 동반자살을 택했다. 나는 기꺼이 사랑하는 이에게 내 목을 내놨다. 그는 눈물을 머금고 내 목을 베었다. 사랑하는 이가 거두는 목숨이었기에 괴롭거나 두렵지 않았다. 나를 죽이고 그는 이내 자신의 심장을 찔러 자결하였다. 살기 위해 삶을 바치러 가는 길을 포기하고, 사랑에 진실하려 목을 내놓은 기억, 미국의 화가 데이비드 호퍼가 이야기하듯, 개인의 영적 경험 역시 온전히 실제 하는 경험이기에 비록 꿈이라 할지라도 깨달아지는 바가 명확했다. 목은 심연으로 건너가는 죽음의 교차점이며, 살며 얻은 지식과 관념을 벗는 징검다리라는 것이다.


유대교의 카발라에서 목은 다 아트 daath, 즉 심연으로 알려진 보이지 않는 영역으로 상징됩니다. 이 심연은 더 높은 의식이 시작되기 위해 반드시 건너야 하며, 죽음의 교차점은 힘들게 얻은 모든 지식을 놓아 버리는 상징입니다.


 목을 내놓고 사는 삶을 살고 있다는 자각은 생에서 오는 집착을 많은 부분 알아차리고 내려놓는, 나있음을 비우고 있는지 확인하는 리트머스지가 됐다. 나는 지금도 내가 행하고 전하는 말과 업적의 기여에 대해 인정받고픈 욕심이 크지 않다(아주 없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내가 행하고 전하는 말과 업적이 남다른 파장과 파동을 가진 무엇이라는 허영심의 산물일지 모른다는 경각심을 갖게 됐다.


당신이 자신의 허영심을 극복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바로 그 생각조차도 더 많은 허영심을 가져다줍니다!

당신이 알아야 할 것은 당신이 삶과는 별개로 자신을 경험하는 한- 당신의 개성에 대한 힘과 경이로움을 느끼는 한- 허영심은 여전히 거기에 있을 것입니다


나를 사랑하는 삶, 나를 사랑하는 행위를 능동적으로 챙겨서 자기 돌봄을 이루는 경험은 곧 타자를 자기 자신처럼 대하는 긍휼감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안다. 이러한 긍휼감은 나와 전체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전체의식을 체감하게 해 준다. 그러나 나, 타자, 전체 등의 언어는 이러한 개념을 서술하는 와중에도 철저하게 분절적이고 개별적이다. 이러한 언어를 사용하는 한은, 나는 '나'를 구분하며 허영심에 빠져있을 수밖에는 없다. 다만 허영심에서 12번 유전자키의 선물, 차별로 넘어가는 여정은 내가 인식하는 '나'의 범주가 '나'를 넘어 '내가 존중하고 좋아하는 것들을 포함한 나'로 넓어진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럼에도 나와 나들, 나들이 아닌 그 무엇으로 세계는 분절되어 있다.


당신 자신의 가슴 안에서 준비되어 있어야 합니다.-당신은 이 기적을 느끼기 위해 그 단어와 그것이 뜻하는 모든 것을 사랑해야 합니다. 가슴의 방 안에서 시적으로 사용되고 진동하는 단어는 다른 사람들의 가슴을 감싸고 있는 두려움의 층을 관통할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12번 유전자키는 목 차크라를 진동시키는 순수함의 언어가 가슴으로부터 준비되고 나와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진정성이 발하는 통로는 언제나 내면 깊은 곳에서 존재로, 존재에서 가슴으로 연결되고, 가슴에서 목으로 표출된다. 가슴의 방 안에서 진동하는 단어는 타자와 자신을 구분하며 자신을 특별하고 소중한 존재로 분별하고 싶은, 사실은 특별한 존재가 아니면 어쩌나 하는 존재적 두려움의 방패를 뚫고 사랑으로 감싸 전체를 잇는 12번 차크라의 시디, 순수함으로 빚어진다.


아이 같은 목소리로, 세상의 아름다움을 말하는 자로 살고 싶다. 있는 그대로의 존재를 더하고 덜함 없이 사랑하는 자로, 순수하고 맑은 눈으로 살아가는 이가 되고 싶다.


목을 내놓을 적의 두려움으로부터 자유로워진 존재로, 두렵고 괴롭고 외로운 감정을 넘어서면, 그리하여 존재 자체로서 빛날 수 있다면, 인간을 지성이나 경험, 깨달음의 집약체가 아닌, 있는 그대로의 그 자체로 대하고 바라볼 수 있다면.


55번 유전자키는 말한다.

감정의 원초적 에너지가 당신의 미래에 있을 인식을 펼치는 수단이 되며, 일단 그 인식이 태어나면, 당신의 삶은 더 높은 차원에서 영원히 존재하게 됩니다.  


시간성까지도 초월한 순수함을 향해, 오늘의 삶을 잔에 가득 담아,

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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