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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예림 Jan 13. 2024

우주먼지-모신

반바퀴묵상 22 (55번, 15번)

55번

55번째 그림자와 그것을 초월하는 열쇠는 한 가지 요인, 즉 당신의 태도에 달려 있습니다. 그것은 당신에게 일어나는 일에 대한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당신이 그것을 어떻게 다루는 가에 관한 것입니다.


15번

(1)

당신이 지루함을 더 깊이 받아들일수록 그것은 더 깊이 신비로워집니다.- 마치 붓다가 말한 공포처럼 말입니다. 가장 깊은 진리는 삶 그 자체는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입니다


(2)

고대의 현인들은 말하기를 현실이 감지되기 위해서는 마음이 고요해져야 한다고, 또는 생각이 멈춰야만 한다고 했습니다. 이것은 실제로 오랜 세월 동안 잘못 해석되어 왔습니다. 멈춰야 하는 것은 생각이 아니라 생각과의 동일시입니다. 멈춰야 하는 것은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3)

사람이 있는 그대로의 자신에게 진정으로 자연스럽고 편안해질 때, 진정으로 자신의 삶과 다른 사람들의 삶을 받아들이게 될 때, 그들은 이제 막 꽃을 피우고 있는 것입니다


(4)

1977년에 과학자 오토 슈만 Otto Schumann이 주목할 만한 발견을 했습니다. 그는 전자기 스펙트럼 내에서 지구의 심장 박동의 정확한 주파수를 수학적으로 예측했습니다. 슈만공진 Schumann Resonance이라고 불리는 7.8Hz의 진동은 말 그대로 모든 생명체의 심장에서 진동하는 맥박입니다.

이 맥박은 우리를 하나의 생명체로 묶어 줍니다.


당신이 슈만공진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게 되면 시간 자체는 당신의 존재 안에서 멈출 것입니다. 이것은 말로 전달하기가 불가능한 경험입니다. 그리스도의 말로 하면 그것은 우리가 영적으로 땅을 물려받는 때입니다. 우리는 인류애 philos anthropos의 신비를 경험하게 됩니다.


(5)

그림자, 선물, 시디의 세 가지 수준은 모두 실제로 하나입니다. 그림자에서는 선물이나 시디를 볼 수 없습니다. 선물에서는 그림자를 볼 수 있지만(사실은 선물의 창조적인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시디를 볼 수는 없습니다. 시디에서만 모든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당신은 그림자의 실제 경험과 시디의 경험 간에는 어떤 차이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반바퀴 묵상을 하면서 나는 거대한 삼사라의 바퀴 속에 휩쓸려 들어갔다. 유전자키 네트워크에 들어온 이유는, 음양오행 독서모임을 하며 알게 된 하민석 도반님(a.k.a 오공님)의 블로그를 통해서다. 매일 하루하루의 만남과 이벤트를 자신의 삶, 나아가 목적에 이끄는 방향으로 꼼꼼하게 복기하여 묵상한 블로그 글을 읽고, 자신의 삶을 깊이 있는 방향으로 성찰하는 행위에 대해 갈증이 일었다. 주역에 해박하고, 음양오행에 도통한 그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블로그 글 사이사이 알 수 없는 표현들 중에는 유전자 키, 진키 등에 대한 표현이 있었다. 그리고 그에게 물으니, 몇몇 묵상들은 진키네트워크에서 수행을 하며 작성하는 과제이기도 하다고 했다.

신청 당시 참고했던 골든패스과정 모집 포스터. 다운로드 시간이 지나 해상도가 많이 깨졌다.

이내 나는 진키네트워크에서 진행하는 골든패스 프로그램에 들어가게 되었다. 뭐가 뭔지는 모르지만 나는 <묵상의 기술> 에만 관심이 있었어서, A 세션만 따로 들어가려고 했는데, 후속과정에 대한 이해가 없었기에 제한적으로 신청하려 했던 것이다. 묵상의 기술 수업을 듣기로 결정하고 나서, 진행자인 마이클교수님을 찾아뵙고 상담을 하면서 리처드 러드의 진키 핵심철학과 교과과정, 그리고 묵상하고자 하는 욕구를 들여다보며 이건 묵상으로 끝날 것이 아니다 싶은 느낌이 들었다. 조금 더 깊이 들어가 보고 싶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주머니 사정이 문제. 사정에 맞게 혹시 분납이 가능한지를 여쭈어 보았는데, 교수님께서는 흔쾌히 응낙하셨다.


골든패스 과정에 들어가고 나서, 태어난 날과 시간, 장소를 기반으로 내가 태어났을 때의 각 행성들이 나에게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기반으로 기묘한 그림 하나가 생성됐다.


이 그림은 내 생년월일시와 태어난 장소를 기반으로 분석한 내 휴먼디자인 명식인데, 처음에는 뭐가 뭔지 알 수 없었지만, 이내 내가 태어나던 시점의 지구, 태양, 달, 노스노드, 사우스노드, 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명왕성이 내 유전자에 작용하여 삶에서의 숱한 여정에서 반응하고 저항하며 진화하는 여정의 변주곡을 한 장으로 드러낸 표식이라 했다(나는 서양식 사주팔자로 이해했다).

다음 인용은 휴먼디자인에 대한 레이브코리아(휴먼디자인 관련 한국지부 총괄 파트너사)의 홈페이지 설명을 발췌한 것이다.


세상에 대한 전체적인 시각

우리 모두는 ‘중성미자’라 불리는 물질, 다시 말해 ‘뉴트리노 neutrino’라는 작은 입자를 통해 우주 전체와 연결되어 있을 뿐 아니라, ‘생체 에너지 장 bio energy field’이라는 보이지 않는 에너지 흐름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자신을 주변 환경 및 주위 사람들로부터 독립적으로 분리되어 있다고 생각한다면, 삶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조종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될 겁니다. 자신이 내린 결정들이 오직 자신만의 의식적인 선택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우리가 지속적으로 주변 사람들과, 환경, 그리고 우주로부터 날아오는 ‘뉴트리노 neutrino’에 의해 조건화되고 있기 때문이죠.


휴먼 디자인’에서 ‘뉴트리노’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아이가 갓 태어날 당시, 자궁 밖을 빠져나온 태아는 ‘뉴트리노’의 영향으로 특정 디자인을 갖게 됩니다. 당시의 영향은 한 개인의 차트에서 우측 영역(검은색 부분) ‘의식 conscious’의 특성을 결정하게 됩니다. ‘휴먼 디자인 차트’ 상에서 ‘의식’이란, ‘내가 생각하는 나(평소 생각하는 내 모습)’을 의미합니다. 한편, ‘무의식 unconscious’은 태어나기 88~89일 전의 정보를 의미하며, 태어나는 순간 ‘의식 영역’과 함께 차트에 그 특성을 드러냅니다. ‘뉴트리노’는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의 삶과 의식, 생각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며 개인과 국가, 그리고 인류를 특정한 방향으로 조건화시키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인류는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특정한 흐름과 프로그램의 영향을 받는 존재입니다.




대략 잘은 모르지만 휴먼 디자인의 원리는 생년월일시와 주역의 팔괘를 분석하여 인생의 흐름을 읽어내는 사주명리의 원리와 유사하다. 실제로도 휴먼 디자인 내부의 64개 유전자 키를 설명하는 <물병자리> 출판사의 "유전자 키"라는 책에는 주역의 설명이 많은 부분 등장한다. 나는 명리도, 사주도, 타로점조차도 관심은 있었지만 깊이 믿지는 않았다. 그저 내 이름을 할머니께서 지어주실 때, 철학관에서 명리에 따라지어 주셨다는 것,  수능이나 중요한 이벤트가 있을 때, 할머니께서는 꼭 자주 찾는 철학관의 현자와 상의하여 운과 흐름에 대한 정보를 부모님께 알려주셨다는 것만 알고 있었을 뿐이다. 그러나 어린 시절을 거쳐 세상에 나와 살아가면서 정성을 다해도, 최선을 다해도, 되지 않는 것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반면 내가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아무리 저항해도, 내 의지와 관계없이 펼쳐지는 기회와 인연이 나를 새로운 곳으로 연결한다는 것도 알게 됐다. 운명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운칠기삼이라는 말도, 성공하려면 반드시 운이 따라야 한다는 말도, 세상의 흐름을 거스르는 노력은 역풍을 낳는다는 사례도 수없이 많이 접한다. 할머니께서 그토록 명리에 심취하여 가족들에게 알려주고자 하셨던 것은, 편하게 살고자 하는 안락함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주의 흐름에 맞춰 가족들이 성장하고 각성할 수 있도록, 잠재력을 일깨우는 정보를 주고자 하셨던 건 아니었을까.


15번 유전자키를 묵상하며 나는 이러한 전체의 흐름에 힌트가 되는 하나의 개념을 접하게 되었다.


1977년에 과학자 오토 슈만 Otto Schumann이 주목할 만한 발견을 했습니다. 그는 전자기 스펙트럼 내에서 지구의 심장 박동의 정확한 주파수를 수학적으로 예측했습니다. 슈만공진 Schumann Resonance이라고 불리는 7.8Hz의 진동은 말 그대로 모든 생명체의 심장에서 진동하는 맥박입니다.

이 맥박은 우리를 하나의 생명체로 묶어 줍니다.


당신이 슈만공진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게 되면 시간 자체는 당신의 존재 안에서 멈출 것입니다. 이것은 말로 전달하기가 불가능한 경험입니다. 그리스도의 말로 하면 그것은 우리가 영적으로 땅을 물려받는 때입니다. 우리는 인류애 philos anthropos의 신비를 경험하게 됩니다.


슈만 공진. 아기가 태어나면 의료진은 아이를 이내 엄마의 심장에 가까운 곳에 안기도록 한다. 엄마와 아기는 격한 출산의 여정을 지나느라 심박이 빨라지고 혈압도 높아진 상태지만 둘 사이의 심장박동이 이내 하나로 일치되어 공명하며 안정을 이룬다. 아기에게 출산의 순간, 엄마의 체온과 생명력을 느끼는 이벤트는 안정 애착이 시작되는 가장 처음의 경이로운 순간이다. 아마 이 순간, 아기와 엄마는 둘 사이의 심박이 하나로 뛰는 경험을 넘어 지구의 심장박동과도 일치되는 순간을 경험할 것이다.


격한 사랑을 경험할 때, 지구와 자연의 생명력을 경험할 때, 우리는 이렇게 공진하는 공명의 주파수 경험을 한다. 아마도 모두의 경험이 다르겠지만, 그 공명하는 느낌은 비슷할 거라 상상한다. 영화 '아바타'에서 생명의 나무 에이와 앞에서 모두 어깨를 맞대고 기원하며 만트라를 외는 장면에서, 영화 '주라기공원'에서 공룡을 안전하게 격리시키고 다시 하늘을 맞이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에서, 영화를 굳이 꼽지 않더라도 사랑하는 이와 하나가 되는 깊은 연결감의 순간에.


아마 수많은 이들이 '행복'이라 일컫는 순간이 바로 이런 슈만의 공진의 파장에 들어서는 순간일 것이다. 지구에도 심장이 있다. 지구의 심장은 언제나 일정하게 뛰지는 않아도, 일관된 주파수로 인류와 자연을 감싼다. 언제나 함께 있기에 인류는 안락한 가운데 지루함을 느낀다.


언젠가 명상을 함께 하는 도반과 이야기를 나누다, 고민이 있냐는 그의 말에 했던 답이 "지루함"이었다.


"칠정육욕의 허상을 알기에 그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는 것을 느끼면서도, 나는 가진 것 하나 내려놓기가 어렵고, 정성껏 순간을 살다가도, 언제까지 이렇게 직면하고 성찰하며 쳇바퀴 돌듯 시간을 보내야 하나 하는 생각에 삶이 지겹다."


15번 유전자키는 말한다.

당신이 지루함을 더 깊이 받아들일수록 그것은 더 깊이 신비로워집니다.- 마치 붓다가 말한 공포처럼 말입니다. 가장 깊은 진리는 삶 그 자체는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입니다.


지루함은 그저 지루함이다. 매일은 결코 지루할 수가 없다. 다만 내가 반복된다 느끼고 지루함이라는 허상을 만들어 그 안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다.


고대의 현인들은 말하기를 현실이 감지되기 위해서는 마음이 고요해져야 한다고, 또는 생각이 멈춰야만 한다고 했습니다. 이것은 실제로 오랜 세월 동안 잘못 해석되어 왔습니다. 멈춰야 하는 것은 생각이 아니라 생각과의 동일시입니다. 멈춰야 하는 것은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니, 지루하다는 생각마저 멈출 수 있다면, 모든 것이 허상이라는 상념마저 멈출 수 있다면, 15번 유전자키의 그림자 지루함은 선물인 '자성'으로 바뀐다. 이 자성은 슈만공진을 감지하고 함께 공명할 수 있도록 인류의 생체신호와 감정신호, 주파수신호를 이끄는 길잡이다.


사람이 있는 그대로의 자신에게 진정으로 자연스럽고 편안해질 때, 진정으로 자신의 삶과 다른 사람들의 삶을 받아들이게 될 때, 그들은 이제 막 꽃을 피우고 있는 것입니다


지루함을 넘어 자성을 깨우는 방법은 하나다. 그저 있는 그대로의 자신에게 진정으로 자연스럽고 편안해지는 것이다. 자신의 삶과 다른 사람들의 삶이 다르지 않음을 느끼며 받아들일 때, 삶이 이끄는 방향이 몸과 마음을 맡기고 열린 가슴으로 삶의 초대를 받아들일 때, 존재가 가진 잠재력이 깨어난다. 내가 해내고 이루었다고 믿고 느끼는 수많은 것들은 이렇게 초대에 응할 때 이루어졌다. 풀코스 완주가 그랬고, 유수의 기업, 기관에서 강의를 맡아 진행하게 될 때 그랬고, 도저히 해낼 수 없다고 믿었던 것들을 해내야 할 때, 그저 그냥 눈을 질끈 감고 그 자리에 서서 있는 그대로의 나와 함께 하는 사람들과 공존했을 때 많은 것들이 일어났다. 그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다. 보이는 것 이상으로 보이지 않는 것들이 개화했다.


그림자, 선물, 시디의 세 가지 수준은 모두 실제로 하나입니다. 그림자에서는 선물이나 시디를 볼 수 없습니다. 선물에서는 그림자를 볼 수 있지만(사실은 선물의 창조적인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시디를 볼 수는 없습니다. 시디에서만 모든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당신은 그림자의 실제 경험과 시디의 경험 간에는 어떤 차이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묵상 글을 쓰면서 때로 할 일이 많고 치여 정말 보잘것없는 우주 먼지처럼 나를 느끼게 하는 때가 있다. 반바퀴 묵상 글은 매일 하나씩 써야 하는데, 매일 하나를 쓰는데 시간을 낼 수 없어서 자꾸만 밀리고 미루게 되면, 나는 우주먼지가 된다. 그러나 우주먼지가 되어 다시 묵상을 떠올리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에너지는, 나를 슈만 공진의 장으로 이끌고, 그렇게 지구와 함께 심장 박동과 호흡을 나눌 수 있는 나는 다시 수많은 가능성 사이에서 있는 그대로의 나를 새로운 도전으로 이끌어내는 "우주먼지-모신"으로 각성한다. 우주먼지-모신은, 우주먼지이면서 지모신의 가능성을 동시에 지닌, 꽤나 귀여운 존재다. 그리고 지금, 우주먼지-모신은 밀린 묵상글을 마무리하며 충만한 고양감으로 다시 지구와 공명을 시작했다. 웰컴백!


*지모신은, 내가 뭐든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며 나를 진키네트워크의 장으로 이끌어 준, 오공님이 내게 붙여준 별명이다. 가슴 뛰는 별명을 지어준 이에게 축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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