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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예림 Jan 26. 2024

40살, 의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소명을 향한 인생의 도전


2024년, 삶의 주인이 되어 팔자를 바꾼다.


1985년 생인 나는 이제 곧 40번째 생일을 앞두고 있다. 만 나이가 공식 인정된 우리나라에서는 꽈악 찬 39년 11개월 동안 살았다(1월 기준).


작년엔 꽤나 힘들었다.

인천에서 개포동으로 이사를 왔고, 기업강의의 방향을 <몸과 마음의 연결>로 바꿨다. 개인 코칭을 소소한 습관을 점검하고 독려하는 doing 패러다임에서 자신의 몸과 마음, 존재로 확장되는 being 패러다임으로 바꿨다. 서비스가 좋게 말하면 맞춤형이지만 실은 모호한 구도로 바뀌었기 때문에 만족도가 높아도 효과성을 검증하기가 어렵고(사실은 효과성을 드러내는 것에 관심이 없었고), 반복되는 카르마와 습을 끊어내 보자고 직면하는 코칭이 내게도 어렵게 느껴지기도 해서 정말 소중한 고객님들만 모시는 국면이 됐다(그래서 지금 코칭 고객님은 3명).


정성을 다해 교육 모델을 만들고, 코칭교육을 이어갔지만, 돌아오는 인컴이 크지 않았다. 연구의 방향을 ”의사(치유자)의 리더십“으로 잡은 후에 조금 더 냉정하게 시장을 보게 됐다.


지금의 견고한 의료인 집단의 문제를 직면시키고, 그들에게 필요한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새롭고 신선하기는 하지만 저항이 클 것이다. 이 저항을 뚫고 배고프겠지만 묵묵히 세상에 적확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얼마나 (의미 있지만) 고달픈 일인가. 세상의 의사들이 슈바이처를, 이태석 신부를, 이국종 선생을 따라가지 않는 구조적 배경을 어떻게 타파할 수 있을 것인가.


39세이지만, 의사면허에 도전하기로 했다.


철밥통을 차고 달려보자. 기왕이면 큰 꿈을 꿔보자. 의사들의 판 안에서 그들의 애환과 고충을 이해하면서, 그럼에도 의사다운 의사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머리를 맞대고 함께 고민하는 사람이 돼 보자.


다른 학위와 지식을 쌓는 길은 내적 성장에는 확실한 길이지만, 외적 확장이나 생계의 갈급함에서 기대할 수 있는 길은 모호하다. 지금 차의대 박사과정을 잠시 홀딩하고, 해외 의대에 진학하기로 했다. 감사하게도, 온라인으로 예과 2년을 속성으로 수강하고, 본과 3학년으로 편입할 수 있는 과정이 있다. 문제는 돈.


감사하게도 갈급하게나마 살면서 부모님의 조언으로 마련해 둔 비빌 언덕, 아파트가 한 채 있다. 이걸로 어떻게 되겠지. 하는 생각으로 지원서부터 썼다.


어릴 때, 아이를 의사, 변호사로 키우려고 안달하지 말고, 본인이 도전하라는, 그게 더 빠르다는 김미경 강사님의 강의를 듣고, ”그래. 가장 남는 투자는 나한테 하는 투자지. “ 하며 공명했었다. 그런데 정말, 친구들의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진학하는 즈음, 아이가 없는 나는 나에게 억대 투자를 하고자 커다란 결심을 했다.


지금 도전하면 45세 즈음, 의사가 된다.

의사가 되어 세상에 꿈을 펼치기엔 늦은 나이도 아니다.

게다가 사람을 살릴 수도 있다.


아마도 올 가을, 빡세게 pre-Med과정을 이수하게 되면, 유학길에 오른다. 또 새로운 도전의 시작이다.

삶은 어쩜 이렇게도 흥미진진한가.


Into the Unknown. Show me your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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