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로 만들어진 냉소를 녹이는 다정의 온기
누군가에게 불만을 피드백 할 때,
가까운 사람에게 혹독한 말을 쏟아붓는 경향이 있다.
잠시 그간의 독설들을 후회하다가,
이 경향이 어디서 온 것인지를 탐색해봤다.
내면의 감정 아래 어디.
화가 있고, 슬픔이 있다.
일어난 사건에 대해서만 피드백하는 것이 아닌, 존재와 관계에 대한 쓰디쓴 불신감으로 독설을 하고 있다. 결국 사람은 다 이기적이라는, 결국 나는 혼자남게 될 거라는. 결국 우리는 다 위하는 척하며 서로를 속내로는 이용할 뿐이라는, 내 내면의 냉소.
오늘을 감사할 줄 모르고, 과거의 이별경험을 쥐고서 만들어내는 냉정한 에고의 기능이상.
독설로 말한 사람도, 듣는 사람도 상처를 입는다.
지난 6월 11일, 세한도를 기증한 손창근씨가 별세했다 한다. 손창근씨는 세한도를 비롯해 추사 김정희를 중심으로 영향을 받은 제자들의 작품까지 우리 전통문화이자 문인들의 발자취를 모아 후대에 알리고자 기증하셨다. 모은 정성도, 기증의 큰 뜻도, 시간을 넘어 영원히 기억될 행보였다.
양평 세미원의 세한도 박물관에서 세한도를 마주 접했다. 국보 '세한도(歲寒圖)'는 15m 두루마리 대작이다. 추사가 1844년 그린 그림에 청나라 명사 16명이 쓴 감상문과 오세창, 정인보 등 우리 문인들의 글이 붙어 길어졌다고 한다.
그림 오른쪽 아래 '오래도록 서로 잊지 말자'는 의미의 '장무상망(長毋相忘)'인이 찍혀 있다.
서로 오래도록 잊지 말자 기약한 건 말과 행동을 넘어선 아닌 시간과 공간의 다정이었을 것이다.
나는 왜 그토록 행위와 말의 토씨 하나에 집착했던가. 왜 다정을 보지 않기로 마음을 내고 인간관계를 냉정하게 규정했던가. 돌이켜 본다. 사람으로 사는 세상은 따뜻한가, 믿을만 한가. 내면에 사람으로 입은 상처는 아직 다 아물지 않은 것 같지만, 그래도 내 세상에는 다정이 만발하고, 아직 세상은 따뜻하다고 믿고 싶다. 아니, 믿기로 다짐하면서 깊은 심연 속 마음을 온기로 데워 본다.
When giving feedback to someone, I tend to lash out harshly at those close to me.
I regret it momentarily and then explore where this tendency comes from.
Beneath my emotions lies anger and sadness.
Instead of just giving feedback about the incident that occurred, I spew venomous words stemming from a bitter distrust of existence and relationships. Ultimately, I tell myself that people are selfish, that I'll end up alone, and that we all just pretend to care while actually using each other. This is my inner cynicism.
I fail to appreciate today and, clinging to past experiences of separation, create a cold, malfunctioning ego. Such harsh words wound both the speaker and the listener.
On June 11th, Mr. Sohn Chang-geun, who donated "Sehando," passed away. "Sehando" was donated to convey the essence of our traditional culture and the footprints of our literati, centered around Chusa Kim Jeong-hee and his disciples, to future generations. His meticulous collection and the grand gesture of donation will be remembered forever.
I faced "Sehando" at the Sehando Museum in Yangpyeong Semi-won. The national treasure "Sehando" is a grand 15-meter-long scroll. It was extended by the essays of 16 Qing Dynasty scholars and the writings of our own literati, including Oh Se-chang and Jeong In-bo, attached to the painting Kim Jeong-hee drew in 1844.
At the bottom right of the painting is the seal "Jangmu Sangmang (長毋相忘)," which means "Let us never forget each other for a long time."
The promise to never forget each other must have been a tender commitment beyond words and actions, transcending time and space.
Why did I obsess so much over the minutiae of actions and words? Why did I decide not to see tenderness and rigidly define human relationships? I reflect on this. Is the world, lived by people, warm and trustworthy? The wounds inflicted by people on my heart may not have completely healed yet, but I still want to believe that kindness blooms in my world and that the world is still warm. No, I resolve to believe it, and I warm my deep inner heart with this convic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