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의 원리를 말한다.
“나는 왜 살이 쪘을까.”
다이어트를 고민하고 <건강한 습관 만들기> 상담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동기는 그들의 삶만큼이나 다양하다. 그들이 만들고 싶어 하는 몸의 컨디션과 원인 행동은 비슷하더라도, 원인 행동 속 이야기를 들어 보면 그들의 삶만큼이나 모두 제각각이다.
얼마큼, 어떻게 다이어트를 하고 싶은지를 묻기 이전에 나는 그들의 삶 이야기를 듣는다. 왜 감량이 필요하고, 왜 필요하게 되었는지를 물어보는 것이다. 우리는 삶에서 필요해지는 무언가가 생기면 그를 마련하기 위해 ‘열심히력’을 발동시킨다. 열심히 필요한 것을 얻기 위해 노력하다 보면 그것이 왜 필요했었던가를 잊게 되는 경우도 많다. “왜”에 대한 문제의식을 잊은 채 얻기 위해 열심히를 거듭하다 보면, 막상 필요한 만큼 얻은 후에도 무엇 때문에 필요한지 잊은 채 끝 간 데 없이 자신을 채찍질하게 된다. 옳고 그름에 대한 기준이 본질을 벗어나 기준 자체에 매몰되거나 의존하게 되기도 하고,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자신을 초라하게 여기게 된다. 작은 것도 ‘왜’ 해야 하는지를 잊으면 맹목적으로 따르게 되고, 사소한 거라도 크게 의미 부여하며 실망하고 자책하게 된다.
많은 이들을 만나며, 혹은 내가 다이어트를 이어가며 발견한 것 중 하나는, (일시적으로 참아서가 아닌, 매일의 꾸준함을 생각하며 실천에 옮겼던 그룹의 경우) 빠지는 그룹에 나름의 마음습관 패턴이 있다는 것이다.
1. 구체적인 목표와 원칙이 있다.
즐겁고 기쁘게 목표 달성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목표와 원칙을 세우고, 그를 지켜나가는 것을 기뻐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삶의 루틴과 패턴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자기 자신이기 때문에, 여러 번의 시도와 경험을 통해 얻은 패턴들을 "나는 안돼. 몇 번이고 실패했어." 하는 실패 경험에 머무르게 하지 않고, 그를 개선하기 위한 현실 가능한 범주의 목표와 원칙을 세운다. 이전의 다이어트 경험을 실패 경험이 아닌, 더 나은 방법을 찾아내는 경험으로 의미 부여하게 되면, 목표와 원칙은 보다 명확해진다.
2. 원칙을 지키려고 노력하되, 부득이 지키못할 경우 자책하지 않는다.
일상에는 많은 변수가 있다. 가령 밀가루 끊기를 목표했는데 회사에서 피자파티를 하게 되기도 하고, 술을 끊기로 했는데 친구가 연인과 이별하게 되었다며 술 한잔 사 달라고 연락이 오기도 한다. 나는 건강한 식단을 챙기고 싶은데 배우자가 짜장면이 먹고 싶다고 하기도 한다. 물론 이런 경우에도 원칙은 애써서 지키는 사람도 있지만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유난을 떨고 싶지 않을 때도 있지 않은가. 이때 자책하기보단 내 마음을 잘 달래고 다음 계획을 빠르게 세울 수 있다면 한 번의 일탈에서 그칠 수 있지만, 실패한 마음에 매몰되어버리면 부정적 감정에 갇혀 실패할 수밖에 없는 말과 행동을 지속하는 시간이 길어진다.
3. 남과 나를 비교하지 않고, 나의 고유성을 인정하며 나만의 방법을 찾는다.
더불어 사는 삶을 사는 우리로서는 타인의 모습을 보며 나를 파악하기도 하고, 타인과 나를 비교하며 내가 진짜 원하는 삶을 추구하기도 한다. 그러나 스스로를 발견하는 것이 아닌, 타인의 모습을 보는 데에 집중하게 되면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게 되어 버릴지도 모른다. 타인은 내가 갖고 있지 않은 수많은 부러운 면을 갖고 있지만, 타인의 부러움을 수없이 많이 갖고 있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그 사람 나름의 어려움이나 힘듦, 콤플렉스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까, 우리 모두는 불완전하다는 면에서는 사실 비슷하고, 그에 대해 타인과 나를 비교하며 힘들어할 필요가 없다. 성장을 위한 방법을 찾는 과정에서 우리는 다른 사람의 방법을 참고하기도 하고, 내가 가지지 못한 면을 배우기도 하지만 중요한 것은 '나'이다. '누구와 비교했을 때 어떠한 나'가 아닌 어제의 나보다 조금씩 성장하고 있는 나를 바라보며, 나만의 방법을 찾는 것, 그것이 나만의 건강한 방법과 규칙을 만들어가며 가장 예쁜 버전의 나를 만드는 방법이다.
4. 과정을 인정하고, 점차 나아지고 있다는 것을 믿는다(혹은 나아지기 위한 계획을 빠르게 세운다).
대부분의 다이어터는 특정 목표를 기준으로 한 자신의 '상태'를 바꾸려고 한다. 이를테면 몸무게나 눈바디 사이즈가 그것이다. 그러나 죽기 전까지 우리 몸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으며, 그래서 우리는 늘 '과정' 속에서 산다. 몸 역시 마찬가지다. 미세하게 체온, 체성분, 몸의 움직임, 환경, 스트레스 등 몸은 몸을 둘러싸고 있는 여러 가지 요소에 영향을 받으며 시시각각 변하고 있다. 그렇게 변하는 몸을 순간 포착한 상태가 우리가 체중을 측정하는 상태일 것이다. 과정에는 늘 부침의 변화가 있고, 변화 사이사이 더 좋은 선택과 그 행동이 있다. 우리가 더 나은, 혹은 더 건강한 몸을 만들기 위해 매 순간 하는 '선택' 이 그때 그때 몸의 상태를 변하게 한다. 때문에 잠시 흔들렸다 하더라도 다음 선택을 삶에 쌓아나가면 된다. 흔들렸을 때, 혹은 자주 흔들리는 패턴을 발견했을 때 그다음 '과정'을 더 낫게 밟아나갈 준비를 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Okay!
5. 나쁜 정서와 기분을 털어내는 방법을 고민하고 삶에 적용한다.
다이어트라 함은 몸의 상태를 바꾸겠다는 뜻이며, 몸의 상태는 삶의 후행 변수다. 따라서 이를 위해서는 그동안 챙기지 못했던 새로운 습관을 몸에 장착해야 한다. 새로운 습관을 장착한다는 것은 삶의 일부가 아주 조금이라도 꾸준히 변해야 한다는 뜻이다. 당연히 쉽지 않으므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익숙하지 않은 무언가를 잘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긍정적인 정서를 잘 유지하는 능력도 필요하다. 기분 탓으로 잘 이어지는 습관도, 기분 때문에 중간에 흔들리는 내 행동도 모두 우리 삶의 과정에 영향을 미친다. 가급적 좋은 기분을 유지하는 방법들을 찾아보자. 운동 역시 목적지향이 아닌, 행복한 기분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되고, 명상이나 스트레칭도 도움이 될 수 있다.
6. 자기 자신을 존엄하고 소중하게 대하는 것의 개념을 실천한다.
몇 키로의 나를 간절히 바라고 원하며 다가가는 몸무게의 매몰되어 현재의 나를 채찍질하고 구박하는 것은 곤란하다. 지금의 나를 인정하고, 건강한 나로 다가가는 여정 역시 즐거워야 한다. 나의 행복한 삶을 위한 선택이 다이어트라면, 다이어트 하기 전의 나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고, 나를 행복하게 만들 줄 아는 사람이 타인에게도 행복을 나눠줄 수 있다. 물론, 혼자서만 살 수 없는 삶을 살고 있는 우리이므로, 나를 존엄하게 대한다는 것은 타인을 존엄하게 대하는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매 순간, 내가 원하는 것을 세련된 방법으로 선택하고, 더불어 사는 이와 행복을 나눌 수 있다면, 우리 삶은 조금씩 더 건강하고 행복한 방향으로 바뀌어 나갈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사는 사람의 에너지는 많은 것들을 바꾸는 긍정적 파장이 될 수 있다.
살찐 이유를 생각하며 제어가 안될까 봐 두려운 나를 옥죄는 것은 잠재적 범죄자로 상대를 규정하고 미리 교화시키는 간수와 다를 바가 없다. 아무리 좋은 행동으로 교화시킨다 한들, 나를 죄수로 대하면 행복할 수 없다. 스스로를 소중하게 대하는 연습을 제대로 할 수 있다면, 몸은 분명 변한다. 그리고 변한 몸이 삶에도 행복한 영향을 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