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예림 Oct 12. 2021

진실하게, 소박하게, 하지만 명확하게.

마케팅, 브랜딩 같은 거, 아직 내겐 익숙하지 않은 분야들. 

가끔, [0년 전 오늘] 무슨 일들을 적어놨는지 확인한다. 


지금의 나와 0년 전 나는 많이 달라지지 않은 것 같기도 하고, 달라진 것 같기도 하다. 확실한 건, 그때보다 난 지금 더 많이 나를 좋아하는 것 같다. 


내면의 소리를 더 많이 듣게 되고, 주변의 영향에서는 조금 자유로워졌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데, 어떤 커리어를 쌓고, 얼마큼, 어떻게 성장해야 하는데에 대한 기준들이 조금 더 내 중심으로 돌아왔다. 그러다 보니 최근엔 자주 올라오는 지인들의 포스팅들을 다시 보며, 


"나, 너무 동떨어진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경제생활을 하는 나는 기업에서 프리랜서 강의를 하기도 하고, 학교에서 교양과목을 강의하기도 한다. 운동습관 모임을 운영하며 소규모 그룹/개인 코칭을 한다. 책을 쓰고 있고, 자그마하게 한 투자로 월에 얼마간 고정 소득을 얻고 있기도 하다. 


지금도 꽤나 안정적이지만, 경제생활이 보다 안정되려면, 혹은 내가 하는 일이 조금 더 안정적으로 보이려면, 브랜딩이 조금 더 되어야 할 텐데 하는 생각을 하기는 한다. 이끌고 있는 모임이 개인으로, 혹은 지속적으로 어떤 효과를 공유하고 있는지, 어느 기업에 가서 어떤 내용의 강의를 하고 있는지, 책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내가 코칭하는 운동습관은 어떻게 멘털과 연결이 되고 삶의 질을 높이는지. 보다 더 적극적으로 알려야 하지 않을까. 


홈페이지를 만들어야겠다, 게더 타운을 만들어서 초대해야겠다, 모임을 더 늘려야겠다, 사람들의 후기를 더 적극적으로 써봐야겠다 하는 결심을 수십 번 하고, 아주 느리게 실천에 옮기다가 그치고 또 그치곤 했다. (지금도 만들다 만 홈페이지, 아직 조금 더 다듬고 싶은 게더 타운 공간, 노션 등등이 있다) 


실천력, 실행력으로는 그렇게 떨어지지 않는 나라 자부하는데도 왜 이런 일들은 이렇게 오래 걸릴까를 생각하다, 내 안에 살짝씩 걸려서 찝찝한 무언가 들을 만나고 있다. 


나는 사람들이 자기다움을 찾고 자기 돌봄을 능동적으로 하는 경험을 통해 자기 신뢰를 쌓아나가기를 바라며 일을 한다. 코칭과 교육을 이끌어가며 자기 자신에 대해 조금 더 가까워지고, '어떤 나'도 괜찮아지고,  그런 나를 위해 해 줄 수 있는 것들을 찾아가고, 그러면서 스스로를 믿게 되는 과정에 함께 하면서 그 누구보다 기쁘다. 그런데 그 기쁜 과정들을 상업적 목적으로(상업적인 것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광고화 하는 것이 꺼끌 거리고 불편한 거다. 그리고 잘 못하기도 하고. 


SNS에는 순하고 예쁘게 자신들이 하는 일을 효과적으로 홍보하고 그래서 하는 일의 저변을 넓히는 일에 탁월한 사람들이 참 많다. 어떻게 하면 이들처럼 내가 하는 일을 잘 알릴 수 있는지 나는 아직 잘 모른다. 아니, 불편해서 잘 모르겠고 싶은 것일지도 모른다. 어떡하면 돈을 잘 벌까를 생각하다가도, 돈은 뭐. 벌릴 때 벌리고, 아님 좀 아껴 쓰고. 하며 주저앉는다. 그러면서 오늘 하는 강의, 오늘 쓰는 글에 진심을 담자고 진심이랍시고 도망가버리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왜 이런 글을 굳이 SNS에 끄적이고 있나. 저 좀 봐주세요, 예뻐해 주세요, 제가 하는 일이 괜찮다고 말해주세요를 안 하고 싶어서 묘하게 꺼끌거린다고 써놓고서는 굳이 페북에 올리는 이중성이라니. 


그럼에도, 오늘 쓰는 글도, 통화로 만나는 운동습관 모임 참가자들에게도, 그리고 나 자신에게도 진심으로 사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이라고. 그런 나를 나는 참 좋아하는구나 생각하며 시작하는 연휴 다음날 아침:)

매거진의 이전글 어른 나와 어린 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