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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동기 Jul 07. 2022

코로나 블루 우울증 급증


코로나19 바이러스 대유행으로 정신적으로도 불완전한 사회가 되었습니다. '코로나 블루'로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우울과 불안이 확산이 되었습니다. '코로나 레드'라 일컫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분노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장기화된 코로나19로 인한 깊은 좌절과 절망을 일컫는 '코로나 블랙'까지 등장해서 정신과의 치료를 받는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듣곤 합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 후 다양한 기전에 따라 호흡기 증상뿐 아니라 복합적으로 후유증이 나타났습니다. 코로나19 후유증이 감염 한 달을 기준으로 달라졌습니다. 4주까진 주로 호흡기 관련 증상이 나타났지만 이후로 환자들은 피로감과 주의력 저하, 우울, 시력 저하, 탈모, 성 기능장애 등 평균 4개 넘는 증상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우리들 일상을 많이 빼앗아갔습니다. 마스크 뒤에 숨겨진 얼굴에 미소까지 빼앗아 갔습니다. 마스크로 외모 평준화뿐만 아니라 감정 표현까지 빼앗아 갔습니다. 마스크를 쓰다 보면 내 속마음도 읽히지 않습니다. 밝은 모습을 연출하지 않다 보니 얼굴 이미지까지 모두 변해버렸습니다.

퇴근 후 숲에서 매일 50분씩 등산을 합니다. 자연의 신비로움에 빠져 사진을 많이 찍습니다. SNS에 올리려 자연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지만 건질 사진이 거의 없습니다. 셀카를 찍다 보니 내 인상이 변해버린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얼굴에 미소가 사라졌습니다. 아무리 웃으려고 해도 어색합니다. 입 근육이 마비가 되어 미소를 지어도 계속 어색합니다. 머릿속은 아무 생각 없고 자연은 너무 좋은 마음 상태인데 얼굴엔 행복한 미소가 사라져 버렸습니다.


마스크를 쓴 뒤로 미소가 도망자처럼 어디로 도망가 버렸습니다. 상대방이 미소가 없으면 부담이 되고 접근하기도 어렵습니다. 미소는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윤활유 같은 역할을 해줍니다. 억지로 웃을 필요까지는 없지만 잔잔한 미소를 지어 상대방을 편안하고 따뜻함을 주어야 합니다. 미소는 실패 속에서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을 얻게 해 줍니다. 미소는 걱정 속에서도 한 줌 희망을 잡을 꿈을 꾸게 해 줍니다. 코로나 블루 현상으로 인해 사회가 전반적으로 우울하다 보니 미소를 지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매일 브리핑되는 확진자 수와 우울한 경제 소식에 미소를 지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렇다고 모두 미소를 잃어버릴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희망을 이야기하고 매일 살며 감사를 느낄 때 미소를 지어야 합니다. 글쓰기 모임에 Zoom으로 모임 회원들의 얼굴을 살펴봅니다. 미소가 없습니다. 마치 베스트셀러 작가인 듯 너무 진지합니다. 아름다운 얼굴에 미소가 있으면 더욱 아름다운 얼굴들입니다. 미소라는 화장을 하면 해와 같이 밝게 빛나게 될 텐데 말입니다. 마스크를 쓰고 다니니 눈만 화장을 하고 다닌다는 분들도 있습니다. 밥을 먹을 때는 많이 서로 많이 놀랍니다. 마스크를 벗고 보니 전혀 다른 사람이 앉아 있습니다. 마스크의 위장술이 대단합니다. 어떤 이는 눈빛은 웃고 있으나 마스크에 가려진 얼굴은 미소 짓지 않고 있습니다. 눈빛으로만 미소를 지으니 상대방에게 속내를 절대로 들키지 않습니다. 마스크를 벗었을 때 훈련되지 않은 미소 근육들이 굳어져 버렸습니다. 웃으려 해도 웃음이 표현이 되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으로 변해 버렸습니다. 미소는 타고날 때부터 갖고 태어난 것이 아니라 거울을 보고 연습을 해야 합니다. 미소는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미소를 지을 때 행복해집니다. 좋은 것을 보고도 미소 짓지 않으면 분명히 미소 장애입니다.


산길을 오르다가 제비꽃을 보고도 미소 짓습니다. 숲을 지날 때 소나무 깊은 향이 내 폐 속으로 스며들 때도 미소 짓습니다. 지구온난화를 이길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인 숲을 보면서 미소 짓습니다. 나무를 만지며 지금까지 잘 살아와줘서 고맙다고 다독거리며 미소를 짓습니다. 갈수록 짙어지는 녹음을 보고 미소를 짓습니다. 숨 쉴 수 있고 걸을 수 있는 것에 미소 짓습니다. 소나무 꽃이 피어 송홧가루가 노랗게 하늘을 덮어도 미소를 짓습니다. 숲 속 정상에 앉아 고요한 소리와 맑은 바람 소리에 미소를 짓습니다. 장미꽃을 가꾸듯 미소를 지켜야 합니다. 미소를 지키는 사람은 자기 안에 조용히 기적을 간직한 사람입니다. 미소는 시련과 아픔 속에서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을 줍니다. 미소는 나 자신이 잘 살고 있다는 표식 자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종식 이후에도 언택트 사회 시대적 요구는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이제는 첨단 과학기술이 사람 사이를 가깝게 이어주는 '따뜻한 기술'로 거듭날 수 있도록, 심리학자, 인문·예술계 전문가와 협력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융복합 학문 연구에 국가와 기업, 그리고 뜻있는 사람들 관심과 지원이 시급합니다.


모두가 단단한 일상을 만들어야 합니다. 요즘처럼 만남이나 이동, 외출이 확 줄어들고 근로시간 축소나 재택근무 형태로 업무 자유도가 높아졌습니다. 카카오와 네이버가 전 직원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스스로 꾸려야 하는 시간이 많이 늘어났습니다. 혼자의 시간을 지탱해 주는 것이 소소하고 기본적인 생활방식이 되었습니다. 스스로 시간을 제어하지 못했다는 자책과 자괴감에 빠져 우울해지곤 하는 것이 기본적인 생활패턴을 깨뜨렸을 때입니다.


해야 할 일을 두고 자꾸 미디어 콘텐츠에 빠지거나, SNS에 눈길이 매여 있거나, 게임에 몰두하는 등의 시간에서 헤어 나오지 못해 엉망이 된 날은 후회로 울적해합니다. 늘어난 혼자 시간, 집에서 시간이 후회나 자괴감 같은 부정적인 감정으로 채워지지 않고 나를 단단히 지탱해 줄 수 있도록 아주 기본적인 생활 습관을 지키며 일상을 꾸려야 합니다.

좀 나아질까 했었는데 올해도 코로나19 확진자가 서서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한림대 이재갑 교수는 가을에 다시 유행할 것이라고 예측을 합니다. 이 난리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막막함을 지니고 사는 건 확실히 꽤 우울한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안하고 소란한 세상에서 가능한 한 내 일상을 단단히 지켜낼 수 있도록 작고 소소한 습관과 계획을 궁리해야 합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마치 춥고 축축하고 어두운 날들이 끝없이 이어지는 유럽의 긴 겨울 같습니다. 금방 끝나리라 희망했던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긴 겨울이 생각보다 길어지고 있습니다. 언제 다시 들불처럼 확산될지 불길한 예감이 듭니다. 앞으로도 한참 동안 긴 밤을 보내야 한다면 ‘조금만 더 버텨보자’는 기존의 접근 방식에서 벗어나 이 시기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가장 암울한 계절을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나 자신과 가족, 이웃들을 위해 더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문화적 기획이 필요한 때입니다. 인간의 힘, 문화의 힘은 깊숙한 절망 한가운데에 환한 희망 빛을 심을 수 있습니다.


정혜신 작가의 말처럼 오늘 누군가에게 “지금, 네 마음이 어떠니?”라고 물어보면 좋겠습니다. 불안해하거나 침묵하는 상대의 눈을 쳐다보며 "지금, 네 마음이 어떠니?"라는 질문을 던져주는 것입니다. 단 이 마음의 처치 과정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룰이 있습니다. ‘충고 조언 평가 판단'을 금할 것. "네가 그렇게 힘들었는데, 내가 몰랐구나" 망치 같은 각성의 한마디면 충분합니다.


오늘 당신의 마음이 우울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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