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할 때 날씨가 28도다. 한 여름에 가을 날씨 같다. 가을 날씨 같으니 벌써 가을 타는 듯한 느낌이다. 사람은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 것이 맞다. 몇 도 차이 나지 않는데 벌써 날씨에 따라 생각과 감정이 달라진다. 음악을 들으며 퇴근하니 더욱 머리가 차분해진다. 웃음기는 없지만 그래도 머리는 맑은 편이다.
코스모스가 필 날씨이다. 코스모스가 필 때 나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궁금하다. 저녁 서늘한 공기가 어깨에 부딪혀 하루 삶 찌꺼기들을 털어준다. 무엇이 내 생명보다 귀하고 파도보다 강할까를 생각해 본다. 하나님 사랑하는 마음을 더욱더 많이 갖는 요즘이다. 세월이 지나 나이를 먹어 머리는 하얗게 시들어도 하나님 사랑은 영원히 생명력이 넘쳐 살아 있음을 느낀다. 꽃은 시들어도 하나님의 말씀은 영원히 남는다. 주님을 더욱 사랑하는 삶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영원히 남는 것을 붙잡아야 하는 것을 많이 느낀다. 사라질 것들에 집중하지 않고 영원히 남는 땅에 꿈을 심어보고 싶다. 하나님이 주신 땅에 하나님 주신 꿈나무를 심어 거목으로 성장시키고 싶다. 하나님이 주신 기름진 땅을 찾아가 보자. 나에게도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이 있을 것이다.
외딴섬에서 '나는 자연인이다'처럼 살 때 더욱 그분을 의지하게 된다. 그분의 사랑을 느끼게 된다. 항상 거기 계시는 하나님을 더욱 의지하고 싶다. 하나님 사랑을 끝까지 사랑하고 전할 수 있는 믿음을 갖고 싶다. 가을에 다시 코로나19가 창궐할 것이라고 하는데 걱정이다. 치료제가 아직 없기에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아파야 재난이 끝날지 안타까운 심정이다. 하나님께 재난을 빨리 회복시켜달라고 기도를 해본다. 모두가 격리가 되어 살아가야 하는 것이 다시 반복해야 하는 것이 너무나도 두렵기도 하다. 백신을 다시 맞는다는 것도 두렵다. 백신 맞고 무척 힘들었다. 아직도 백신 후유증이 남은 듯하다.
코스모스가 피는 계절에는 찬 바람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모두 물리쳐주었으면 좋겠다. 깨끗하게 청소를 해줬으면 좋겠다. 깨끗하게 바이러스가 종식이 되길 기도해 본다.
춘천에서 가장 신식 아파트에 살다가 주인 녀석이 들어온다고 해서 가장 오래된 아파트로 이사를 했다. 극과 극이다. 주중에만 사용을 하니 괜찮겠지 생각했다. 처음엔 너무 인간적이고 친근해서 좋았다. 마트도 바로 앞이어서 사람 사는 동네 같았다. 동네 나이 드신 분들도 자주 뵐 수 있어 반가웠다.
문제는 주차였다. 1994년에 지어진 아파트이다 보니 주차 간격이 무척 좁았다. 조금만 덩치가 있으면 주차 후에 절대로 빠져나오지 못한다. 다이어트가 문제가 아니다. 체질량지수(BMI)가 정상이어도 못 나온다. 중형차 이상이면 빠져나오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옆에 경차가 서 있으면 정말 감사하다. 이 아파트는 경차들이 주차하기에 알맞은 주차장이다. 이사한 지 3달 만에 주차 때문에 이사를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내 차가 오래된 차기 망정이지 새 차였으면 스트레스는 몇 배였을 것이다.
그리고 저녁 6시 이후에는 주차할 곳이 없다. 계속 아파트 단지를 주자창 찾기 위해 무한 반복을 해야 한다. 이중주차도 불가능하다. 아파트 밖에 주차를 했다가 딱지를 떼기도 했다. 바로 길 건너 숲도 있고 너무 좋은데 주차가 문제다.
어제는 서울에서 밤늦게 도착해서 주차를 하다 보니 아예 찾을 수가 없었다. 지하 2층까지 내려가서 찾아보니 딱 한대 댈 수 있는 곳이 있었다. 주차를 간신히 하고 빠져나왔다. 습기도 가득하고 귀신이 나오게 생겼다. 계단을 올라오는데 우중충한 것이 정말 심각하다. 세 들어 살기 망정이지 이것을 매매로 샀다면 큰일 날뻔했다는 생각을 했다. 싼 게 비지떡이다. 싼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신축 아파트로 이동하는 수요가 많을 것 같다.
그리고 중앙난방이다 보니 겨울엔 춥다. 지난주에 보일러 점검이 있다고 3일간 온수가 나오지 않았다. 7월에 찬물로 샤워하고 머리를 감는 것이 얼마나 큰 고통인지 체험을 했다. 춘천은 물이 무척 차갑다. 한 여름에도 찬물로 샤워를 할 수 없다. 이틀 동안 찬물로 샤워를 하니 병영 캠프 체험을 온 듯했다. 아마 어린아이 있는 집들은 목욕시키는데 힘들었을 것이다.
주차와 난방 빼고는 아직까지는 만족한다. 앞에 바로 숲이 있어 좋다. 매일 숲이 부르는 유혹 속으로 빠져든다. 오늘은 가을에 들리는 풀벌레 소리가 무척 크게 들렸다. 숲도 날씨 탓인지 차분해 보였다.
이것저것 끄적여보는 연습장에 쓴 글이 되어 버린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