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전 대표 조용수씨는 "지금 00쥬르나 00케이트 케이크를 선물로 받으면 어쩐지 성의 없어 보여요. 차라리 동네의 개성 있는 빵집에서 산 빵들이 더 좋아 보이죠. 이전에는 신뢰의 기준이 크고 센 놈이었는데, 지금은 생각이 있어 보이면 작아도 그 사람을 더 믿게 돼요." 최근에 사람들은 거대 브랜드보다 작아도 생각 있는 브랜드를 더 선호합니다. 작은 가게는 '나음'보다 '다름'은 선택했습니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보더라도 골리앗은 컸고, 다윗은 작았습니다. 그 차이가 다윗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가을 밤 북촌에서 독서 모임이 있어서 북촌에 다녀왔습니다. 공예 박물관 옆에 뉴스로만 보던 넓은 공원이 개방이 되어 가을꽃들로 아름답게 피어있습니다. 나중에 이건희 박물관으로 건축이 될 곳이라는데 건축전에 시민에 개방을 했다고 합니다. 시내 한복판 넓게 탁 트인 공간이 너무 좋았습니다. 박물관을 짓는 것보다 그대로 공원으로 유지하는 것이 훨씬 좋아 보입니다.
약속 장소 가는 길에 북촌에 많은 행사들이 열리고 있고 공예 제품들도 많이 만들어서 팝니다. 팔찌를 살짝 만져보고 가죽으로 만든 지갑들도 만져 봅니다. 꼭 필요하지 않아서 사지는 않았습니다.
코로나 이전보다도 사람이 더 많아 보이고 억눌렸던 것들을 모두 풀러 나왔는지 북촌에는 사람들이 차고 넘쳤습니다. 최태성 작가의 '역사의 쓸모'에 대해 책을 읽고 서로 생각들을 나누며 이야기를 듣습니다. 독서 모임에 한 가지 필요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인내심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들 할 말이 왜 이리 많은지 무척 길게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면 말을 끊지 않고 끝까지 경청하며 들어주는 인내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하나의 사건을 가지고 서로 자기의 삶에 꿰맞춰 가며 이야기를 나눌 때 다른 사람의 삶도 엿볼 수 있어서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독서 모임을 마치고 저녁을 먹으러 가는데 오늘은 중국집으로 메뉴를 정했습니다. 북촌에 유명한 맛집들은 줄이 무척 길게 서있습니다. 가는 길에 풍년 상회라는 떡볶이집을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역시 줄이 엄청 길게 서있습니다. 풍년 상회 쌀집을 옛날 그 모습 그대로 유지한 채 떡볶이를 팔고 있었습니다. 이 가게는 나음보다는 다름을 선택하고 있었습니다. 옛것을 그대로 유지한 채 지금 시대와는 다름의 가치를 꾸준히 선택하다 보니 사람들 발길이 끊이질 않습니다.
그 가게를 유지하면서 외부 유혹도 많았을 것이고 다른 가게로 접을 수도 있었겠지만 꾸준히 장인 정신을 갖고 그 가게를 유지했기에 지금 시대에는 통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은 남들과 다른 자신만의 독특한 브랜드를 가져야 합니다. 남들 다 원하는 의사, 판사, 변호사들의 삶이 아니라 자신만의 독특한 삶의 궤적을 만들는 것이 행복한 삶의 가치가 되는 시대입니다.
풍년 상회를 보면서 70년대의 간판인데 상호인데 왜 지금 세대에는 통하는지 참 신기하기도 합니다. 다름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삶의 철학이 깃들여져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자신이 가는 길이 맞다면 주위의 비아냥 거림, 남의 따가운 시선들을 이겨내고 묵묵히 일상을 살아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자기가 가는 한발 자욱 길에도 삶의 철학을 갖고 가야 한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어제와 다른 오늘을 만들면서 철학의 양념의 깃들여져야 장인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역사의 쓸모 책을 읽으며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답을 찾지 못할지라도 계속 고민하며 살아야겠습니다. 나에게 주는 시대적 사명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저녁을 먹고 편의점 커피를 들고 삼청 공원 벤치에 앉아서 8명이서 커피를 마셨습니다. 가을 분위기가 물씬 나는 밤에 사는 이야기들을 나누는 시간들이 무척 반갑습니다. 사람들은 무슨 할 이야기들이 이렇게 많은지 집에 갈 생각들을 하지 않습니다.
거기서 나는 박 작가로 불립니다. 미치겠습니다. 책이 아직 나오지도 않았는데 박 작가로 불러대니 어디 숨을 곳이 있으면 숨고 싶습니다. 제 꿈이 있습니다. 이 독서모임에서 제가 낸 책으로 모두 책을 사서 독서 모임을 하는 날입니다. 그날은 내가 발제를 하고 모임을 주도하는 날입니다. 하루속히 그날이 오기를 고대해 봅니다.
풍년상회의 작은 가게가 나음보다는 다름을 선택한 것처럼 내 삶도 다름으로 궤적을 만들어 발자취를 만들고 싶습니다.
이렇게 가을밤은 깊어가고 나이도 이제 하나 더 올라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