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타고 춘천 공지천까지 달려갔다. 오랜만에 자전거를 타다 보니 허벅지에 힘이 들어가고 팍팍해짐을 느낀다. 오랜만에 느끼는 기분이다. 자전거에 내려 강을 바라보며 지는 해를 한없이 바라본다.
그냥 멍하니 빨갛게 물들어가는 강을 바라보며 생각의 자유함을 얻는다. 석양이 흔들거리니 강물은 빨갛게 파스텔톤으로 채색되어 되어 자연의 신비함을 느낀다. 그냥 거기서 한없이 강을 바라보며 오늘을 생각하지 말고 미래를 생각하며 앉아 있는다. 오늘을 생각하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석양의 붉은색을 바라보면 마음속에 있는 안 좋은 것들을 다 지울 수가 있어서 좋다. 강물은 조용히 흐르고 그 위에 석양은 강물 위에서 계속 춤을 춘다. 늦은 오후의 시원한 바람은 느낌도 좋다.
자전거를 타고 석양이 잘 보이는 곳에 먼저 가서 내가 앉는다. 가로등 불빛이 없어서 저녁이 내려앉기 편한 곳이다. 석양 속에 들어가 있기에 정수리 위로 어둠이 풀썩풀썩 소리 내서 주저앉을 때까지 석양에 실컷 잠겨 본다. 나는 석양의 잔상이 되어 석양에 포함된다. 내 어깨가, 내 몸이, 내 생각이 석양과 함께 되어 붉은색으로 물들어 간다. 석양이 지면 강가에는 어둠이 내리기 시작한다. 내 어깨에 어둠이 자연스럽게 내려와 이제는 어둠 속으로 내가 묻혀 어둠과 하나가 된다. 그 어둠 속에 묻힐 때 마음속의 평화가 깃든다. 어머니의 자궁 안에 있던 태아와 같이 편안한 감정을 주는 잔잔한 어둠이다. 사춘기 아이들이 방문을 잠그고 동굴로 들어가는 심정은 어릴 적 자궁의 어둠을 그리워해서 그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힘든 일이 있을 때 어둠 속에서 웅크리고 있는 것이 무척 편한 것은 어머니 자궁 안에서 그렇게 웅크린 편안한 자세로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어둠과 내가 하나가 되어 어둠이 내가 되고 내가 어둠이 된다.
저 멀리 시내의 아파트에는 불빛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해가 떨어지는 속도는 순식간에 떨어진다. 칠흑의 밤이 이마에 잠기기 시작한다. 어깨를 누르는 무거는 어둠을 지고 다시 도시로 향한다. 지구상에 어느 곳에든지 자기 혼자만의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 그냥 그 공간에 앉아서 용량이 초과된 자신을 쉬게 해 주고 자신의 마음을 돌보는 공간이 필요하다.
도시로 돌아올 때 자전거 페달을 밝을 힘을 없지만 깊은 어둠을 뒤로하고 다시 도시 속으로 스며든다.
그 강물 위에 아름답던 석양을 마음속에 간진한 채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다. 강물도 쓸쓸하고 나도 쓸쓸하니 그냥 더 위로를 받는다. 연락도 없는 핸드폰도 두고 가고 싶은데 그 용기는 나지 않아 들고 간다. 여전히 핸드폰은 조용하다. 내 인생의 동반자가 되어버린 핸드폰을 두고 가는 용기도 갖고 싶다.
주변의 사람들을 보면 암으로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한 사람들을 자주 보게 된다. 잘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자주 생각하게 된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제철 음식을 먹고 산수유 꽃 피면 구경 가는 것이 잘 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쉽지는 않다. 그렇다면 삼시세끼 제철음식이라도 먹어보자.
오늘은 꽃게탕을 먹고 싶었다. 바다에서 갓 잡아낸 싱싱한 꽃게를 바로 삶아서 사랑하는 사람과 먹는 것이 잘 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도 마음이 따뜻한 사람과 같이 먹는다면 더 행복할 것이다.
행복은 자기가 가장 편한 사람과 밥 먹는 것이다. 암으로 , 질병으로 한방에 무너지는 세상이다. 제철음식을 먹고 삼시세끼를 먹는 축복을 누리고 싶다.
자전거가 생기면서 차로 보러 다니던 석양을 몸으로 더 가깝게 체험하며 보게 되었다. 잘 사는 방법을 하나 찾았다. 자전거와 그곳까지 간 시간이 생산적인 시간이면 더 좋겠지만 그 석양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뇌는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이렇게 과거, 고집, 아집, 쓴 뿌리 같은 나쁜 생각들을 버리니 나를 괴롭히지 않는다. 그 시간은 소중하다. 마음을 괴롭히지 않은 뇌는 휴식하고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살자. 자기 학대하지 말고 마음을 편하게 하고 자기를 자유롭게 해주자.
그래야 산다. 안 그러면 스트레스받아 병들어 죽는다. 이런 외침을 하는 것을 보니 지금 힘든가 보다
정형외과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게으르고 한량 같은 사람은 절대로 병원에 오지 않는다고 한다. 바쁘게 미친 듯이 살아가는 사람들이 여기저기 고장 나서 병원에 온다고 한다. 안개꽃처럼 주변인으로 살자. 그냥 대충 살자. 대충 살아보는 시간도 필요한 것 같다. 강 바라보며 멍하니 살아보자. 나를 괴롭히던 시궁창에서 냄새나는 생각들은 모두 강물에 버리고 신선한 생각으로 채워오자.
생각을 비우는 방법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참 많이 한다. 특이 안 좋은 생각은 없애야 한다. 하지만 쉽지는 않다. 눌러도 눌러도 다시 기어 나온다. 어느 순간 그 안 좋은 생각이 나를 모두 지배해버린다.
어떤 환경을 바꾸던지, 수다를 떨어서 그 생각들을 없애야 한다. 생각을 비우는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첫째로, 운동하는 것이다. 그냥 그 시간만큼은 잊게 된다.
둘째로, 자연의 바람을 맞으며 걷는 것이다. 걸으면 다시 살아난다.
셋째로, 좋은 사람을 만나자. 나와 이해관계가 전혀 없는 사람과 수다 떠는 것이다.
넷째로, 글쓰기를 하는 것이다. 그 시간은 뇌가 쉬는 시간이다. 정신이 더 맑아진다.
글을 쓰는 모임에서 활동하니 더 좋다. 날마다 석양을 보며 석양 속으로 내가 들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