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12도이기는 하지만 아주 매섭게 춥지는 않다. 추위의 기세가 약간 수그러든 느낌이다. 해가 길어졌다.
출근하면서 해가 뜨는 산의 능선을 바라보았다. 저 산은 매일 지나치며 보았던 산이고 눈에 잘 들어오지 않던 산이었다. 오늘 아침에는 이 산 능선이 선명하게 내 머릿속에 들어왔다. 아침 해와 산의 능선이 어우러진 모습은 편안함을 주었다. 저 능선은 누구에게는 헤어짐의 통곡의 벽이 되기도 하고, 사람과 사람을 잇는 연결선이 되고, 산속에 지내던 빨치산들에게는 생명을 보존하는 곳이었다.
지금 나에게 저 능선이 주는 의미는 하루를 편안하게 시작해 주는 완만한 능선, 지리산 같은 능선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만큼 마음이 편해졌다는 이야기이다. 출근하면서 오늘은 어떤 업무를 해야 하고 소중하게 살 수 있는지도 잠시 고민을 해본다.
오늘은 어제 풀지 못했던 신규 기능을 구현해서 오전에 그 감옥 속에서 나오고자 했다. 단순 반복 업무와 창조적이 업무가 결합된 것이었다. 프로그래밍을 해야 하고 그 이후에 검증하는 과정이 더 오래 걸리는 빨리 탈피하고 싶은 업무였다. 오전을 간신히 넘겨서 기능 구현을 완료했고 관련 부서에 신규 버전을 배포해서 이제 그 일은 잠시 동안 내 곁을 떠났다. 하나의 일이 막혀있으면 다른 일들도 처리가 늦어져서 처리해야 할 일들이 밀려있다. 다행히 남은 일들은 단순한 일들을 남겨놓았기에 빠른 처리는 가능하다.
오후에는 팀원들 간에 처음 회의를 했다. 좀 더 멋있게 같은 팀이 된 것을 축하했으면 좋으련만 항상 그렇듯이 미지근한 회의가 되었다. 그리고 일부 의견이 안 맞는 부분도 발생을 했다. 잘 해결해 가는 지혜가 필요한 순간들이다. 요즘에 넷플릭스에서 송혜교 주연의 '더 글로리'를 재미있게 보았다. 그 넷플릭스를 만든 회장이 한 말이다. 회사의 최고 복지는 '일 잘하는 옆의 동료'라고 했다. 옆의 좋은 동료, 품격 있는 동료, 신뢰가 있는 동료가 있다면 그 회사는 최고의 회사라고 이야기했다. 이름만 대면 아는 회사, 점심때마다 초밥을 주는 회사가 좋은 회사가 아니고 옆의 동료가 좋을 때 좋은 회사라고 했다. 일 때문에 힘든 것도 있지만 대부분 관계 때문에 힘이 든다. 서로 좋은 관계와 신뢰가 가는 관계로 안정된 마음이 있을 때 열정을 갖고 일하게 된다.
같은 팀이 되었으니 좋은 관계 속에서 아름다운 꽃을 피워 나중에 열매를 맺는 팀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팀원들에게 자유와 해방감을 줄 것이다. 새장 속에 가둬두지 않을 것이며 감옥에 새 해방시켜 창의력과 독창성을 보일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새는 새장을 벗어나 창공을 날아갈 때 더 높이 오를 수 있다. 우리 팀이 그런 팀이 되길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