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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동기 Jun 02. 2024

마당엔 감꽃이 떨어진다.

국내 선교

문경에 있는 생O교회를 다녀왔습니다. 7월 초에 국내 선교 갈 곳입니다. 현지 교회의 필요 사항을 알기 위해 미리 답사를 다녀왔습니다.  서초동 교회에서 대략 230 Km  정도 되고 2시간 30분 거리입니다.  8명이서 차 두대로 나눠 타고 갔습니다. 제 차도 이용했습니다. 남아서 기도해 주신 집사님들도 있습니다. 하나님 나라의 일을 위해서 차를 닳아질 때까지 사용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차를 산 뒤로 오늘이 최고로 보람된 날이었습니다.


오늘 하루 주행거리를 보니 400Km 쯤 됩니다. 운행시간만 6시간이 넘습니다.  그런데 오고 가는 길이 하나도 막히지 않았습니다. 날씨도 너무 좋았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하늘은 무척 맑습니다. 길가에는 노란 국화꽃이 피어 있습니다. 논에는 모내기를 이제 막 끝냈습니다. 밭에는 사과나무가 있습니다. 오미자가 덩굴을 타고 자라기 시작합니다. 문경은 오미자가 유명합니다. 가난하던 농촌이 그나마 오미자 농사로 부유하게 되었습니다.


포플러 나무는 초록으로 물들어 바람에 흔들리며 간헐적으로 은빛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도로가에 있는 가로수는 푸름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문경의 고불고불한 능선을 넘으니 생O 교회가 보입니다. 마을 앞에 느티나무가 운치가 있습니다. 느티나무에 기대고 한 손엔 스타벅스 커피를 들고 하늘을 쳐다보고 싶습니다. 느티나무 아래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리고 싶습니다. 예수님 만남을 고대합니다. 느티나무는 평온함입니다. 느티나무는 마을의 중심입니다. 느티나무는 그늘입니다. 느티나무는 쉼입니다. 느티나무는 푸름입니다.  호두가 파랗게 익어갑니다. 호두는 껍질 벗기기가 참 어려웠습니다. 지금은 껍질 까는 방법이 개선이 많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생O교회는 전형적인 농촌 마을에 있습니다.


예배당에 가보았습니다. 이 지역의 사람들에게 복음화가 되는데 앞장서는 교회가 되어 달라고 기도합니다.  종탑밑에 빨갛게 보리수가 익어갑니다.  보리수 피부는 매끈합니다. 보리수는 피부과 다니지 않아도 피부가 탱탱합니다. 보리수에게 비결을 묻고 싶습니다. 은은한 빨간색 빛은 아름다움을 자아냅니다.  


생O교회가 이 지역에 복음화를 위해 자리를 지키고 있음에 감사하게 됩니다. 우리가 다음 달에 와서 해야할 일은 노방전도와 할머니집수리입니다. 교회에서 수리를 요청한 할머니집에 가 보았습니다. 교회에서 가깝습니다. 그런데 허리가 굽은 90세가 넘은 할머니가 걸어오기에는 먼 거리입니다. 개량집을 지나쳐 가니 아주 오래된 흙집이 하나 나옵니다. 우리가 이번 선교에 가서 수리해야 할 할머니집입니다.


마당엔 감꽃이 떨어져 있습니다. 집에 가니 마당이 끗이 청소돼 있습니다. 아마 손님이 온다고 할머님이 청소를 해놓은 모양입니다. 마당엔 감자가 심겨 있습니다. 한 달 뒤면 먹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감나무 밑에는 화장실이 있습니다. 우리가 수리해야 할 화장실입니다. 못 하나 박으면 바로 무너질 것 같습니다. 화장실 문이 없습니다. 돌 하나를 달아서 지붕을 지탱합니다.


집은 낡아 흙집입니다. 뒤안엔 감나무가 있습니다. 마당엔 감꽃이 떨어져 있습니다. 텃밭엔 감자가 심겨 있습니다. 식물은 건강한데 건물이 무너질 것 같습니다. 허리가 굽으신 90세의 할머니가 나오십니다. 치아도 건강해 보이지 않으십니다. 도우려 왔다고 하니 할머니가 무척 반가워하십니다.


집안으로 들어가 보니 손볼 곳이 많습니다. 우리가 1박 2일 안에 할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놀랍게도 역할이 다 분담되어 해야 할 그림들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냉장고는 낡았습니다. 연탄을 쓰다 보니 가스 샐 염려에 항상 걱정이십니다. 할머니는 새벽기도를 하루도 빠지지 않고 나오십니다. 자식이 행복한 교회 개척 목회하는데 자식 위해 기도합니다. 허리가 좋지 않다 보니 네발로 기어서 교회에 오신다고 합니다.


누추하면 사람을 멀리하려 합니다. 할머니도 누추합니다. 손 못 잡아 드렸습니다. 어쩌면 할머니는 따듯한 손이 필요했을지 모릅니다. 그런데 나는 할머니 손을 잡지 못했습니다. 돌아와 보니 후회스럽습니다. 같이 가신 K 목사님은 할머니 손을 잡고 이야기를 나누십니다. 할머니를 위해 뜨겁게 기도하는 K 목사님을 보며 목자의 심정을 가지셨구나 라는 생각하게 됩니다.  K 목사님은 할머니와 대화를 하십니다. 할머니를 위해 손잡고 겁게 기도합니다. 어느덧 밖에 있는 우리들도 다 같이 할머니를 위해 기도합니다.


그냥 고쳐달라는 것만 고쳐주고 올 수도 있지만, 그전에 앞서 할머니에 대한 따뜻한 마음이 더 중요했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할머니는 보지 않고 우리가 수리해야 할 곳들만 보기 시작했습니다. 할머니의 눈을 보지 못했습니다. 할머니와 대화하지 못했습니다. 할머니의 마음을 알지 못했습니다. 할머니의 음성을 듣지 못했습니다. 할머니의 손을 잡지 못했습니다. 반성합니다.


한 달 뒤에 가서 할머니와 더 깊은 대화를 나눠야겠습니다. 우리가 가는 것은 수리도 목적이지만 사람을 보러 가는 것입니다. 목자의 심정을 가지고 사람을 만나러 가는 것입니다. 현지 교회에서 잘 챙겨주시기는 하지만, 한계는 있을 것입니다. 할머니가 계속 생각납니다. 교회에서 할머니들을 보면 눈을 마주치려고 노력합니다. 이전과 다른 행동입니다. 제 얼굴이 무서운지 피하기는 하십니다.


각자 분담한 별로 역할을 나눠 필요한 것들을 정리합니다. 오다가 철물점도 들릅니다. 할머니가 사시는 동안에 편안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들이 많이 보입니다. 화장실, 방한, 도배, 온수매트, 냉장고, 의자, 형광등, 콘센트등의 도움드려야 할 부분들이 많습니다.


사역 훈련받는 중에 가는 국내 선교입니다. 우리는 이웃을 사랑하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실천하고자 합니다. 이웃 사랑하는 것의 첫 번째는 그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일 것입니다. 마음을 아는 것일 것입니다. 그다음에 우리가 현실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들을 도왔으면 좋겠습니다.


선교를 왜 가는지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좀 더 깊이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다음에 배울 선교에 대해 어떤 내용일지 궁금합니다.


선교를 왜 가려 하십니까?

훈련 과정 중에 포함되어 있으니 갑니까?

그냥 다 가니 가는 것은 아닙니까?


스스로 다시 생각해봅니다.


선교는 방문한 지역의 복음 확산과 사회적 봉사를 통해 하나님 나라를 세우는 중요한 사역입니다.


우리는 동로면에 하나님 나라를 세우는 일을 위해 힘차게 달릴 것이다. 지역사회에 복음 전파가 될 수 있도록 믿음으로 나아갈 것이다.


선교를 위해 매일 정오 기도회를 시작합니다. 기도 가운데 우리의 마음이 깨지고 그 틈새로 하나님의 은혜가 흐르기를 기도합니다. 성령의 충만함이 깨진 마음에 흘러 은혜 흐르기를 기도합니다. 선교의 은혜가 넘치길 기도합니다. 교회는 믿음의 공동체입니다. 13명의 믿음의 동역자가 있기에 선교가 가능합니다. 선교의 길 만드시는 하나님을 양합니다.

https://youtu.be/-B7psaog3ss?si=gTuattoTQepnX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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