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벌레 소리가 애처롭다.

by 박동기

풀벌레 소리가 들린다. 내일이 입추다. 산속에 있는데도 덥다. 여기는 원래 시원해야 하는데 많이 덥다. 밤인데도 에어컨을 틀게 된다. 주위에 아픈 분들이 많고 부고 소식도 많이 들려온다. 폭염에 안타까운 사건들이 많다.


사람 사는 것이 고통이 있다고는 하지만, 이별을 맞닥뜨리는 것이 가장 아픈 일이다. 청년들도 외로움에 지쳐 고독사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산다는 것은 무엇이길래 이렇게 어려운 일들이 많아지는 것일까. 예전에는 다 같이 가난해서 서로 돕고 살았는데, 이제는 옆에 누가 죽어가도 모르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하나님의 사랑이 따뜻하게 펼쳐져야만 한다. 이별의 슬픔은 크다. 텅 빈 가슴만 남겨 놓는다. 안타까운 일들만 일어나서 우울한 하루이다.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만 세상에 있는 것 같다. 그 힘듦 가운데 기회를 잡으려 하는 사람도 있다. 세상을 향해 눈을 돌려 시야를 확장해야 한다.


콜을 잡느냐에 따라 '순간적 실업'과 '순간적 취업'을 하루에도 수십 번 교차하는 배달 노동자들도 있다. 세상은 이렇게 각박하게 흘러가고 있다. 탁류에 흘러가는 쓰레기처럼 모두 흙탕물을 뒤집어쓴 채 같이 흘러 내려간다. 한 번은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우리 모두가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 사회가 도대체 어디로 흘러가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불나방이 죽는지도 모르고 불에 뛰어드는 것처럼 우리도 주위를 돌아볼 겨를도 없이, 망하는 목적지로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잠시 흙탕물에 젖은 몸을 씻고 가야 하지는 않을까. 배가 고파도 잠시 생각하며 쉬어가는 시간마저도 사치가 될까. 남들을 돌보며 가야 하는 것도 쉽지는 않은 일이다. 돌봄이 사라졌다. 주위를 돌보는 사랑이 사라졌다. 배고픈 아이 엄마가 먹지 못해 젖이 나오지 않으면, 자기가 굶을 망정 음식을 아이 엄마에게 주었던 옛날과는 다르다. 나부터도 베푸는 것이 인색하다. 나 살기 바빠 오직 나 할 일만 쳐다보며 살아간다.


잠시 바쁜 세상에서 하나님께 기도하는 시간을 확보하자. 먹고사는 것보다 호흡이 먼저다. 하나님을 만나는 것은 호흡하는 것이다. 삶에서 먹고사는 것도 너무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먼저 하나님과 동행함으로 호흡을 얻어야 한다. 호흡을 잃는 순간 바로 생명은 사라진다. 하나님의 은혜로 살아가는 능력으로 말미암아 나아가야 한다. 그 이후에 팍팍한 다리를 내딛고 다시 삶의 현장으로 나아가야 한다.


우울한 하루이다. 슬픈 소식들이 많이 들려온다. 내 마음이 다 메말라서 슬픔이 없을 줄 알았는데 슬프다. 화재로 인해 안타까운 일을 당한 일가족을 위해 기도한다. 아직 의식을 찾지 못한 아이들을 위해서도 기도한다. 어린 영혼들의 아픔속에 예수님의 기적이 찾아오길 기도한다. 어떻게 한 번에 이런 일들이 몰려오는지 모르겠다. 안타까움이 하루 가득한 하루이다. 주위에 아픈 사람들이 많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픔의 순간을 기적으로 만들어 주시길 예수님 앞에 기도드린다.


짙어진 ‘청년 고독사’ 그림자가 다가오고 있다. 고독사한 30대 여자 청년 주변에는 빈 막걸리병 여럿이 나뒹굴었다고 한다. 뉴스를 보니 서울 반지하서 30대 여성이 쓸쓸한 죽음을 맞이했다고 한다. 고독사는 누구나 대상이 될 수 있다. 고독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공동체가 형성돼야 한다. 그 일을 교회가 했으면 좋겠다. 예수님이 가장 기뻐하시는 일이 될 것 같다.


오늘 저녁 풀벌레 소리는 애처롭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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