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할 수 없는 몇 가지 비밀들이 있습니다. 숨기려고 하는 것은 제 주된 성정 중 하나인데, 지금껏 살아오면서 그 부분으로 인해 도움을 받았던 적도 있었지만 동시에 그만큼이나 고독감을 느끼게 만든 원인이라서 저로선 그 비밀들 중 몇 가지만이라도 버리고 싶었던 적이 꽤 자주 있었습니다. 허나 타고난 본성이라는 게 그렇게 쉽게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었고, 침대 밑의 먼지처럼 굳이 매번 쓸어내지 않고 의식하지 않으면 그럭저럭 불편함 없이 살아갈 만도 했으므로 지금까지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그러다 문득 어느 날, 두 팔을 걷어붙이고 뽀얗게 쌓인 것들을 닦아내다 보면, 가끔은 잃어버린 줄 알았던 추억이나 즐거운 기억들이 섞여 나와 뜻밖의 횡재를 만난 기분이 들기도 하고, 이렇게나 오래 방치했었나 싶을 정도로 너저분한 마음을 보며 인상을 찌푸리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다른 곳보다 그곳은 유독 자주 닦지 않는 곳이었기 때문에 감정들이 눌어붙고 뒤엉켜서 청소하기가 여간 쉽지 않았고, 아무리 깨끗이 닦아내도 다시 침대를 옮겨놓으면 보이지도 않는 곳이라서 누군가가 제게, 방은 그대로인데 뭘 그렇게 힘들게 한 거야? 라고 묻는대도 저는, 엎드려서 침대 밑을 자세히 봐봐 아주 깨끗해졌는 걸! 같은 대답을 해줄 수가 없었습니다. 더욱이 그렇게 본다 한들 어두운 마음속의 비밀은 쉽게 보이지 않는 법이라 그저 멋쩍게 웃어넘기는 일이 제가 할 수 있는 전부입니다.
관계를 맺는다는 건 누군가를 제 방에 초대하는 일입니다. 같이 놀기도 하고 무언갈 먹기도 하고 대화도 하며 한 침대에 누워 잠드는 일입니다. 그러다 보면 모르는 새에 침대 밑에는 먼지가 쌓이게 되는데, 저는 지금 그런 것들을 닦아내고 있는 중이고 글쓰기는 아주 좋은 청소도구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나쓰메 소세키의 마음이라는 책이 왜 갑자기 떠올랐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저 잠이 오질 않아서 책을 읽어야겠다 싶었고 문득 작년에 읽었던 이 책이 생각났으며 곧바로 이런 글을 쓰고 있습니다만, 깊은 얼룩들은 여전히 지워지지 않아서 늘 그래왔듯 만족할 수 없는 청소를 이쯤에서 마무리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