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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rdsbyme May 17. 2022

증권사 과장님께 배웠던 투자 팁

운동과 주식의 공통점 = 체력이 중요하다

대학을 졸업하고, 증권사에서 인턴을 했다. 지금이야 증권과 전혀 상관없는 일을 하지만, 당시 내 꿈은 금융맨이었다. 그래서 새벽같이 일어나 해질 무렵 퇴근하는 강행군(?)에도, 나름 행복하게 일을 즐기며 살았던 시절이었다. 


특히 나는 당시 내 사수였던 과장님과 밥 먹으며, 술 한잔 기울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는걸 정말 좋아했다. 증권사 다닌다고 주식 다 잘하는건 아니겠지만, 그 과장님은 자신의 지식을 활용해 항상 적절한 판단을 하며 수익을 내는 분이었다. 덕분에, 나는 항상 그분을 쫄쫄 따라다니며 주식 팁을 많이 얻었다. 갑자기 왜 이때의 기억이 떠오른진 모르지만, 지난 글에서 난 브런치 열심히하기로 마음먹었으니 한번 그 때의 팁을 정리해보려 한다. 


1. 돈이 없어도 투자는 할 수 있다.

내 작고 소중했던(혹은 쥐꼬리만한) 월급은, 교통비와 식비를 빼면 순식간에 사라지곤 했다. 주식투자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항상했지만, 통장 잔고를 보곤 항상 나중으로 미루곤 했다.


과장님은 "하루라도 어릴 때 투자를 시작하라"라는 마인드의 투자자였는데, 맥주 한잔하며 돈이 없어 투자를 못한다는 내 말을 듣곤 조언을 해주셨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과장님은 월급이 100만원이든, 1000만원이든 30만원 정도 소액으로 투자를 시작해보는걸 추천했다.


과장님은 투자는 운동과 비슷하다고 했다. 운동 시작을 마음먹은 일반인이, 갑자기 태릉선수촌 스케쥴을 따라가면 탈나기 마련이다. 마찬가지로, 투자 한번 안해본 사람이 갑자기 큰 돈을 투자하면 심리적으로 버틸 수 없다는 논리였다. 과장님은 그래서 주식 투자 안하는 지인들에게, 항상 30만원만 투자해서 "정신력"을 기르길 추천한다고 한다. 일련의 과정을 거치며, 50만원, 100만원으로 조금씩 투자금액을 늘리다보면, 어느새 큰 금액이 가져오는 등락폭의 숫자에도 버틸 수 있는 기초 체력이 형성된다는 것이었다.


2. 이 돈이 없으면 끝이란 생각으로 접근해라.

이어서, 과장님은 "이 30만원이 내 전재산이고, 없으면 죽는다는 생각으로 투자하라"는 말을 남겼다. 글로 써보니 좀 오글거리기도 하는데, 그냥 풀어말하면 그만큼 신중하게 투자하란 말이었다.


연습삼아 하는 투자고, 금액이 소액이니 그냥 손해봐도 괜찮다라고 생각하지 말고 치열하게 공부하며 접근하라는 말과 함께 본인 썰을 풀기 시작했다. 과장님이 처음 주식을 시작한건 군대를 갓 전역한 대학교 3학년 즈음이었다고 한다. 사회로 돌아오고 알바해서 모은 돈이었던 만큼, 엄청 치열하게 공부하며 사고 팔고 했다고 한다.


큰 수익은 못냈지만, 10만원이 15만원됬다가 5만원 되는 과정을 반복하며, 과장님은 뭔가 어떤식의 접근이 나에게 맞는 투자인지 알 수 있었다고. 


3. 한 종목을 마스터 할 생각으로 투자해라.

마지막으론, 괜히 다른 사람 말 듣고 이 종목, 저 종목 기웃거리지 말고 우량주 하나 잡고 사고 팔기를 반복해 보라고 하셨다. 등락폭이 큰 테마주보단, 어느정도 무게가 나가는 주식들 위주로 꾸준히 흐름과 실적을 보면서 연습해보란 뜻이었다.


과장님의 조언을 듣고 나는 당시 나에게 거금이었던 30만원으로 투자를 시작했다. 과장님처럼 이 돈 없으면 죽는다의 절실함은 없었던것 같지만, 한 주식만 죽어라 파면서 상당히 많은 공부가 되었다. 아직도 모르는게 더 많지만, 확실히 투자의 마음가짐이나 멘탈을 기르는덴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4. 결론


이 팁 덕에 내가 주식 수익율이 어마무시한 사람이 되었다... 라는 결론이면 좋겠지만, 사실 난 아직도 배워나가고 시행착오를 겪는 중이다. 하지만 이분의 팁 덕에, 무모하게 올인하거나 흔들리기보단 나름의 차분함을 유지하며 시장을 바라볼 순 있게 된것 같다. 


10년이란 시간이 지나며 시나브로 연락이 끊겼지만, 그래도 여전히 여의도에서 주식투자를 잘 하고 계실 과장님에게 감사와 안부 인사를 이 글을 통해 전해본다. 고마워요 과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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