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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rdsbyme Jun 03. 2022

이직 :: 결심의 순간

이직의 적절한 타이밍은 도대체 언제인가?

이직 ; [명] 모든 N년차 이상 직장인들이 주기적으로 생각하는 단어


"평생 직장"의 시대는 확실히 끝났다. 나를 비롯한 2030세대는, 삼* 엘*와 같은 대기업에 입사해도 일찌감치 이직을 준비하고 실행하곤 한다. 최근엔 대기업들이 인재 사수에 목숨을 걸며 많이 완화되었지만, 지난 몇 년간 "대기업의 근속년수가 감소하고 있다"라는 타이틀의 많은 뉴스들을 접하기도 했다.


이직의 사유도 상당히 다양하다. 대부분 가장 현실적이며 체감하기 쉬운 연봉상승을 꿈꾸며 떠나긴 하지만, 주변 이직한 동기, 지인들을 보면 생각보다 워라벨, 미래 커리어 등을 고려한 경우도 많다. 그렇다면, 도대체 우리는 언제 이직을 결심하고 실행하는게 맞는걸까?


3년차, 이직을 생각하다


나 같은 경우는 대기업에 입사하고 3~4년차 즈음 이직을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고, 5년차가 넘어서야 본격적인 이직활동을 시작했다. 보통 3~4년차 직장인의 이직률이 높다고 말하곤 하는데, 전적으로 동감한다. 왠만한 업무는 혼자 처리할 수 있고, 회사에서의 업무량도 가장 많아지는 시기다보니 생각이 많아질 수 밖에 없다. 특히 주변에 땡땡이치고 놀러다니는 선배(혹은 사수)가 있다면, 스트레스도 극대화 되는 시기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유달리 사주팔자에 일복(?)이 많기도 한데다가, 같은 팀의 사수도 농땡이의 신이어서 절대적인 업무량이나 스트레스가 상당했다. 그럼에도 3~4년차엔, 이직을 생각하기만 하고 본격적으로 알아보진 않았다. 이유는 단순했다. 아직까진 내가 이 회사에서 배우고, 성장할 건덕지가 많다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5년차, 이직을 결심하다


처음 이직을 생각하고 1년의 시간이 훌쩍 지났다. 그 사이, 같이 입사한 동기들의 숫자는 반의 반토막이 났다. 다들 외국계, 스타트업 등으로 떠나서 행복하게 잘 사는 모습이 잠시간 부럽기도 했지만, 순간이었다. 항상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성격 탓인지, 나는 부러움은 잠시일뿐 금새 다시 쳇바퀴 같은 삶에 녹아들었다. 이런 조직 순응적(?)인 난, 돌연 이직을 마음먹고 행동에 나서기 시작했다.


3년간 열일한 덕분인지, 나는 조직 내에서 다양한 브랜드 업무를 경험했다. 그 덕에, 농땡이 치는 사수가 있어도 나는 스스로 성장한다는 믿음으로 버틸 수 있기도 했었고. 하지만 5년차가 되자 이런 경험은 오히려 독으로 작용했다.


퇴사하는 사람들은 점점 늘어났지만, 신입 채용은 거의 전무했다. 어느순간 나는 특정 카테고리 경험이 있단 이유로, 여러가지 업무를 번갈아하고, 재배치 받는 경우가 잦아졌다. 마치 콩쥐팥쥐의 두꺼비가 된 기분이랄까, 물론 중간중간 보너스, 혹은 좋은 평가로 보상해주긴 했지만 그런건 다 순간이었다.


내가 커리어를 쌓고 싶은 이유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지금처럼 내가 다 해둔 프로젝트를 다른사람에게 넘기는게 맞는것인가? 나 밖에 할 사람이 없어서, 그리고 능력있어서 맡긴다는 달콤한 말들이 정말 현실적으로 내 미래에 도움이 될까? 결론은 NO 였다. 그리고 난 본격적으로 면접을 보러다니기 시작했다.


그래서 하고싶은말이 뭐냐


본격적으로 취준을 시작한 이후, 수많은 면접을 봤고 감사하게도 많은 오퍼를 받아 선택을 했다. 면접을 보며 느낀건, 그간 커리어를 쌓겠다며 고군분투했던 경험들이 회사들에겐 노하우이자 자신감으로 비춰진다는 점이었다. 단순히 내가 회사 생활이 힘들고, 돈을 많이 안줘서 불만이라 이직을 결심했다면, 면접에도 자신감이나 노하우는 상대적으로 덜 비춰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직은 뜻하지 않은 시점에 좋은 인연, 혹은 기회를 통해 이뤄지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나 스스로가 기회를 찾아야 하는 경우가 많은것 같다. 특히 4~5년차, 리더급은 아니지만 실무진으로선 짬이 있는 연차엔 더더욱 그러하지 않을까. 그래서 요즘 누군가 이직에 대해 물어보면, 난 항상 "이직을 어떤 분야로, 왜 하고 싶은지"에 대해 좀 더 곰곰히 생각해보길 추천하곤 한다. 


온전히 새로운 시작인 첫 취업과 달리, 이직은 내가 다니는 회사의 장점 몇가지를 포기하고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그리고 면접부터 연봉 협상까지 꽤 시간이 소요되기에, 업무와 병행하며 결과를 만들긴 그만큼 쉽지 않다. 즉, 스스로 이직의 이유를 명확히 하지 못한다면, 처음에 준비만 하다가 흐지부지 될 확률도 상당히 높다는 말이다. 일례로, 연봉에 대해 항상 불만을 토로하던 내 전 직장의 동기는, 여전히 말로는 "이직!"을 외치고 있지만 실질적인 행동은 많이 없다. 이직에 있어선, 불만은 행동의 원동력이 되진 못하는것 같다.


내 말은 절대 정답도 아니고, 사람마다 차이는 분명히 존재할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래도, 스스로 왜 이직을 하고싶고, 이직을 해서 무엇을 얻고 싶은지는 분명히 생각해보고 면접을 보고, 회사를 알아보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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