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달리, 이제 광고도 소비자와 소통해야하는 시대가 왔다.
광고를 취사선택하는 소비자
넷플릭스가 광고를 보면 보다 저렴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패키지를 만든다고 해서 상당한 이슈가 되고 있다. 그간 광고를 "쉬운 돈(Easy Money)"라고 칭하며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해왔던 넷플릭스이기에, 이번 광고 도입에 대한 다양한 시각들이 나오고 있다.
텔레비젼이 미디어와 광고 시장을 주도하던 90년대 ~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소비자에겐 광고에 대한 선택권이 없었다. TV 프로그램 사이에 들어가는 광고는 당연한 것이었기에, 거부감도 없었다. 그러다보니 회사들은 자신들이 강조하고픈 내용들로 범벅이 된 15~30초 사이의 영상들을 거침없이 쏟아내곤 했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었다. 넷플릭스가 광고를 넣는다는 사실 자체가 화제가 될 정도로, 이젠 소비자가 광고 시청을 선택한다. 요즘의 광고 소비자들은 돈을 더 지불하고서라도, 자신들이 즐기는 컨텐츠를 광고 없이 온전히 보길 바란다. 드라마에 들어가는 PPL이 과하다 싶으면, 거침없이 비판 의견을 쏟아내기도 한다. 광고주들은 비싼 돈을 줘서 홍보를 하고도, 욕을 먹는 시대가 되었다.
매체에 따라 달라지는 광고 포맷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과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광고 집행의 핵심으로 떠오른것도 같은 맥락이다. 광고를 강하게 거부하는 소비자들에게 어떻게해서든 브랜드와 제품을 알리기 위해서는, 이들이 매일같이 열어보는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했다. 과거 자신들이 알려주고 싶은 내용만으로 광고를 만들던 마케팅 담당자들은, 이제 반대로 소비자가 원하는 "재미"를 알기 위해 기를 쓰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새로운 형식의 광고들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브랜드에 대한 이야기는 하나도 하지않고 궁금증만 유발하는 광고부터, 대놓고 병맛, B급 감성을 자극하는 웃긴 영상이 화제가 되기도 한다. 텔레비젼 모든 방송사에 똑같은 광고를 온에어하던 시절관 달리, 유튜브에 맞는 PPL, 틱톡에 어울리는 댄스 챌린지 등 매체에 따라 각각 다른 광고를 만드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소비자와 소통해야 살아남는 광고
소비자가 광고 선택의 주도권을 잡다보니, 트렌드의 변화도 빠르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과거엔 특정 광고의 대사가 유행어가 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엔 반대로 광고 속에 일반 소비자들의 유행어가 담기곤 한다. 예를들면, 배우 김영철이 야인시대에서 한 "4달러"가 밈이 되자 버거킹이 이를 광고의 소재로 삼는다는 식으로 말이다. 브랜드가 독자적으로 가치를 만들어가는 시대는 끝나고, 이젠 소비자와 함께 성장해 나가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광고 시장의 생태계는 확실히 변화했다. 하지만 이 분야가 힘든건, 아직까지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텔레비젼 시대의 전문가들이 많아서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몇 억의 돈을 써도,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묻히는게 광고인만큼, 이젠 좀 더 유연한 사고에 대해 생각해보아야 할 시점이 아닐까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