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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rdsbyme Dec 19. 2022

우리가 족하는 삶은 무엇인가

아바타2를 통해 보는 "가족"이 만들어내는 "만족"하는 삶

13년전 개봉한 아바타는 자신들의 터전을 지키려는 나비족과 새로운 환경을 찾는 인간의 대립을 그려냈다. 다소 1차원적인 스토리었지만, 지금봐도 놀라운 수준의 CG를 통해 국내를 비롯 전세계에서 어마무시한 흥행을 기록했다. 


그리고 2022년,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가족"이라는 키워드를 담아낸 "아바타 2 : 물의 길"을 세상에 공개했다. 스포를 최대한 자제하고 내용에 대해 담백하게 풀어내자면, 카메론 감독은 아바타의 새로운 시리즈를 통해 "가족을 지키는 힘"과 "갈등을 풀어내는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1편에서 인류를 떠나 나비족의 일원이 된 제이크 설리는 그 안에서 가족을 만들고, 그들을 위한 삶을 살아가는 가장이다. 그는 신성한 존재인 "토루크 막토"로서 종족을 이끌지만, 그들의 보금자리를 시도때도 없이 노리는 인간의 주요 타겟이라는 핸디캡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 핸디캡은, 종족을 지키는 리더이자 가정의 가장으로서 엄청난 무게감이기도 하다.


그리고 가장이 가지는 중압감은, 제이크 설리를 권위적이고 강압적인 모습을 보이게 만들기도 한다. 그리고 이러한 모습들은 가족들 사이에서 작은 갈등들을 만들어내고, 사건들의 발단이 되기도 한다. 화려한 CG와 전투씬에 가려져있지만, 나는 제임스 카메론의 위대한 점은 이러한 세세한 감정선을 그려내는데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아바타 2를 보는 3시간 30분 내내, 정이삭 감독의 "미나리"가 생각났다. 새로운 환경 터전에서 자리잡아가는 미나리 속 한 가정의 이야기는, 아바타 속 설리 가족이 그려내는것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어보였다. 인간보다 훨씬 강인한 나비족들에게도, 새로운 무언가에 적응하며 가족을 지켜낸다는건 여전히 힘들고 괴로운 일이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압도적인 CG가 그려내는 아름다운 장면들에 눈이 즐거웠고, 미세하지만 꾸준하게 그려지는 주인공 가족의 감정선이 마음 한켠을 간지럽게 했다. 이는 내가 혼자 무언가를 헤쳐나가야 했던 시절들이 오마쥬되어서 그럴 수도 있고, 누군가를 지키고 함께 살아가고픈 마음이 커서일수도 있다. 여하튼, 일부 기사들과 달리 나는 아바타2는 CG 속에 누군가가 족하는 삶, 가족의 삶을 그려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쓰기전엔 제법 그럴듯한 내용이 될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마무리할때가 되니 여느때처럼 이도저도 아닌 글이 된듯하다. 뭐 여하튼, 아바타 2 매우 볼만하고 나름의 생각할 포인트들이 분명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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