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 부던히도 찾고자 했던, 나의 삶의 이유
재미가 없었다. 아무리 노력해도, 내가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어낸 무언가는 없다고 느낀적이 많았다. 그리고 유의미하게 크게 다가왔던 좌절은, 내가 가고싶었던 대학을 금전적 이유로 못갔던 순간이었던것 같다. 그리고 그 후에도, 내가 바라는 무언가만큼 스스로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끊임없이 던졌다.
대학을 졸업하고, 군대를 다녀오고, 그리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시점까지 내 의문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녹아내리는 눈덩이와 달리, 내 의문은 시간이 지날수록 마치 영하의 온도속에 있는 것처럼 단단하게 굳어져 갔다.
깨고싶었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의문의 중심에 있는 무언가를, 깨부수고싶은 마음이 커서 스스로 부단히도 노력했다. 때론 노력의 허무함에, 당장 내일 내 삶이 끝난다해도 괜찮을것 같다는- 해선 안될 생각도 했던것 같다. 하지만 이내, 현실의 무게를 인정하고 흐트러짐 없는 모습으로 일상이란 전쟁을 마주하고자 마음을 다잡았다.
그리고 어느순간, 단 한사람을 통해 내 삶이 구체화됨을 느꼈다. 일상에 치여 관심도 없었던 작은 무언가가 눈에 들어오고, 그게 내가 그리는 미래가 되었다. 당장 내일 내 모든게 끝난다해도 괜찮을것 같다고 믿었던, 눈덩이의 가장 가운데에 있던 단단한 무언가가 점차 녹아내리는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조금 무서웠다. 의식하지 못할만큼 커져가던 내 의문의 눈덩이의 무게만큼이나, 나를 짓누르던 생활습관과 고집들이 점차 녹아내리는 순간이 다소 이질적으로 느껴지는게 무서웠다. 그토록 갈망하던 삶의 이유가, 바로 눈 앞에 있다걸 믿기 어려웠다.
그리고, 나는 커다란 눈덩이 같던 의문이 어느순간 모두 녹아내렸다는걸 뒤늦게 알아챘다. 내가 그토록 해답을 찾고자했던 무언가는, 이미 따스한 햇살과 눈 녹듯 사라져 있었다. 내가 그 따스함이 주는 즐거움에 너무 취해있었다는 생각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