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마치니 맨 처음 드는 생각. 글을 꾸준히 쓰는 건 참 어려운 일이구나. 아니, 이 표현이 더 맞는 것 같다. '글을 쓸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는 건 보통 일이 아니구나.
마지막 구간 내용까지 모두 쓰기는 했지만 완성은 아니다. 내가 만족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좀 더 많은 생각과 고민들, 자전거여행에 대한 내용이지만 대안학교 교사로서 살면서 생각하고 느낀 것들을 깊이 있게 담아내고 싶었다. 하지만 아직 '내공'이 부족하다.
게임도 레벨이 올라갈수록 강력한 적이 나오는 것처럼 글을 하나씩 마무리할 때마다 뭔가 강력한 적들이 나타났다. 그게 어떤 형태들이든 간에 내 집중도를 흩트려놓았고 의욕을 꺾기도 했다. 단어와 문장을 어떻게 잘 쓰느냐의 문제가 아니었다. 어떤 상황이든 간에 글을 쓰는 손을 멈추지 않는 것. 물론 중간에 잠시 쉬어야 하는 때도 있겠지만.
학생들과 함께 다녀온 자전거여행 경험을 그냥 흘려보내기가 아까워서 시작한 글이었다. 최근에는 연말이라 그런지 정신도 없는 터라 연재를 넘기고 미룰까 하는 마음도 불쑥 올라온 건 사실이다. 그러다가 마음을 고쳐먹었다. 마지막 구간에 대한 얘기까지는 일단 쓰자. 일단은 쓰고 또 고치고 살을 붙이더라도 일단은 쓰자. 그래서 썼다. 좀 더 깊이 있게 쓰고 싶다는 아쉬움. 글 연재를 미뤘다는 아쉬움. 둘 중에 첫 번째 아쉬움을 선택했다.
나는 이제 씨앗을 심었을 뿐이다. 어쩌면 모종일 수도. 이제 때를 기다려야 한다. 내 생각이 더 자라는 순간들이 올 것이다. 여행 기간 느낌과 생각들이 얽히고설켜서 내 머리를 채우는 그 어떤 날이 또 올 것이다. 그때 나는 내용을 더 이어서 쓸 생각이다. 때문에 이 여행기는 아주 끝난 것이 아니다. 아직 끝낼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