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공부>_1. 마디 없는 대나무

첫 번째 책 <글쓰기의 전략>

by 서린

*글쓰기 수업을 진행하다가 무언가 벽에 부딪혔고 그래서 글쓰기에 대한 책 다섯 권을 읽기로 했다.

*첫 번째 책은 <글쓰기의 전략>(정희모/이재성 저, 들녘)이다.

*읽은 부분에서 다가온 문장들을 따로 적고 맨 아래 내 생각을 적었다. 글쓰기 수업을 하면서 학생들에게도 짚어줄 수 있는 문장들이다.


18~42쪽


1. 글쓰기는 '헤파이토스(노동의 신)'의 영역이며, '뮤즈(예술의 신)' 영역이 아니다. 글쓰기 책이 가르쳐 줄 수 있는 것은 단지 여러분의 숙련시간을 단축시키는 요령이라는 것을 이해하라!


2. 문장력이 없으면 아무리 똑똑해도, 책을 많이 읽었어도 소용이 없다. 책을 통해 얻은 지식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단을 가지지 못하기 때문이다. 나는 언제나 학생들에게 우선 문장 연습부터 하라고 이야기한다.


3. 우리의 옛말에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삼다'가 필요하다고 했다. 다독, 다작, 다상량이 바로 그것인데,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하는 것이 글을 쓰는 데에 반드시 필요하다는 말이다.


4. 좋은 글을 쓰기 위한 기본 요소

1) 세계를 깊이 있게 분석해 낼 수 있는 지식

2) 현상과 세계를 적절히 조직해 낼 수 있는 구성력

3) 생각과 사고를 문자로 표현할 수 있는 문장력


5. 독서는 단지 지식을 얻기 위한 것만이 아니라 남의 문체, 구성, 표현력을 배울 수 있는 과정이다.


6. 지식이 없을수록 주장이 강하고, 지식이 있는 경우 오히려 너그러워진다.


내 수업을 돌아본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하나였다. 일단 학생들이 글쓰기에 부담을 가지면 안 된다는 것. 쓸 생각이나 마음이 안 들면 그걸로 끝이다. 내가 아무리 설명을 잘해주고 이론이 명확해도 쓰고 싶은 마음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그래서 말부터 꺼내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과정에 넣었다. 나는 초고를 쓰기 전 '말하기'를 먼저 넣은 것이 효과가 있었다고 본다.


그런데 위 내용을 읽고 보니 글을 부담 없이 손이 가는 대로 쓸 수 있게끔 해준 것은 맞지만 그 이상으로 '자라도록' 해주지는 못한 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노동의 영역이라는 것, 많은 독서와 생각에 대한 것 등등. 그러니까 내 글쓰기 수업을 대나무로 치자면 아래부터 위까지 마디도 없이 매끈하게 뻗어 있는 모양새가 아닐까 싶다. 글쓰기 실력을 높이기 위해 무엇을 생각하고 고민해야 하는지 짚어주지 않았다. 대나무에 마디가 없으면 분명 부러지고 말 것이다.


요약하면 이렇다. 부담 없이 글을 쓰도록 끌어들이는 데에는 성공했으나 그 이상으로 자랄 수 있도록 해주지는 못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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