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
명절과는 상관없는 에피소드이지만 명절마다 이런 에피소드는 왜 샘솟는지 알 수가 없다.
긴 연휴가 원인이었을까.
둘째와 셋째 아이 사이에 벌어진 일로 둘째 아이에게 훈육을 해야 했다.
그 상황이 싫고, 벗어나고자 하는 아이를 붙잡아 왜 안되는지 말해주어야 했다.
동생을 장난 삼아 이불을 뒤집어씌우고 위에 올라타 누르던 행동이었다.
도망가는 아이를 잡으려다 어깨 부분 옷소매를 붙잡았는데, 몸부림친 아이는 목 주변이 벌겋게 되면서 아팠던 모양이다.
그래도 다음에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도록 단호하고 짧게 훈육을 하고 대답을 기다렸다.
아이의 답변은 "싫어"라고 했다.
잘못된 행동을 하루아침에 뿌리 뽑을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더 격해지기 전에 다음에 또 기회가 있겠지 싶어 상황을 종료하고 방으로 들어가서 안정을 되찾고 있었다.
잠시 후 배우자의 컴퓨터 게임이 끝이 나자 둘째 아이는 아빠를 고래고래 소리치며 부르기 시작했다.
겨우 아빠를 만난 아이는 자신이 엄마 때문에 목 부분이 붉어졌고 아팠다며 호소하기 시작했다.
아들의 말을 듣고, 남편은 엄마를 혼내주겠다며 방으로 들어섰다.
왜 그렇게 되었는지 누구에게도 한번 묻지 않은 채, 자신이 오은영 박사님이라도 된 마냥 내가 한 일에 대해서 사과하고 다시 가서 훈육을 하며 충분히 기다려주어야 한다고 연설하고 있었다.
나와 아이 사이에 벌어진 일로 훈육을 한 것이 아니고, 남매 사이에 놀이 중 훈육이 필요한 상황이어서 보호자로서 훈육을 한 것이라고 했다.
감정적으로 극에 다다르는 훈육을 하고 있던 상황에서 배우자는 방에서 게임하며 조금의 힘도 실어주지 않아 놓고는 다시 사과하고 그 일을 반복하라니?
훈육이 다시 필요한 것 같으면 같은 보호자이니 직접 가서 해보라고 하자 배우자는 움직이지도 않았다.
전체적인 상황도 파악하지 않은 채, 본인이 한 건 잡았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배우자도 아이도 모두 어처구니가 없었다.
본인들만 생각하는 재수 없는 남자들.
아들? 양심이 있으면 어쩌다 그렇게 되었는지 설명을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