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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쥐방울 Jul 05. 2023

반응 말고 대응

잠재력에 대한 인식을 키워보자

우리는 크게 될 사람이다.


사람을 컵에 비유하자면 어린아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이미 물이 가득 찬 상태인 컵이라고 했다. 단 그것이 어떤 색깔인지 어떤 맛인지는 개개인마다 다를 것이다. 서양에서는 컵에 가득 차있는 물이 무엇인지 꺼내는 교육을 하고, 대한민국은 컵에 물이 가득 차있는지도 모르고 그 컵을 채우려는 교육을 하는 듯 보인다. 그러다 그 컵에 원래 무엇이 들어있었는지도 잊어버릴 만큼 오랜 기간 성장한다.


아이들도 다들 무언가 타고나는 게 있는듯한데 나라고 없을 리가 없다. 반짝이는 보석 그 무언가가 내 안에도 있을듯한데 너무 깊숙이 파묻혀있어서 잘 보이지 않고, 방법을 모르는 것만 같다. 그래서 주변에 가득 찬 모래들을 우선 걷어보기로 했다. 반드시, 당연히, 보통은, 대개 이런 말로 시작하는 것부터 싹 지우고 새로운 생각을 해야 한다.


정신의학자였던 빅터 프랭클 박사는 제2차 세계대전 중 강제수용소에 갇혔던 경험과 관련해 <죽음의 수용소에서>라는 책을 썼다. 그는 모든 상황과 그 상황에 대한 우리의 대응 사이에는 틈이 있다고 했다. 그 짧은 틈 사이에 우리는 반응을 할 것인지, 대응을 할 것인지 선택할 수 있다.


만 5세 아들이 나에게 똥돼지라고 웃으면서 장난을 친다면 나도 웃으면서 똥돼지 아들이라고 농담할 수 있다. 그러나 아들이 진심으로 똥돼지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내 몸을 지적한다면 짧은 순간 선택해야 한다. 네가 뭔데 그런 식으로 함부로 말을 할 수 있는 거냐며 화를 낸다면 아들이 나를 화나게 하도록 허용하고 반응한 것이다.


대응은 반응과 달리 누군가 나를 화나게 하는 말을 했다면 멈추고 생각해야 한다. '아들이 왜 저렇게 말했을까. 하지만 그 말은 진실이 아니고, 나는 아들이 말한 것과 달리 정말 멋진 사람이니까 저 말을 인정하지 않아도 돼.'


학교에서 배우는 것은 국어, 수학, 영어와 같은 주요 과목들이다. 요즘은 자율과 창체시간을 활용해서 안전, 경제, 성교육 등도 포함되어 있지만 그래도 생각하는 법을 배우지는 않는다. 사람이 동물과 달리 생각을 한다고 하는데 특히 어떻게 생각을 해야 하는지는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배워야 한다고 절감한다.


잠재의식에 휘둘려 행동하지 않도록 반응 대신 대응하는 방법을 막 터득한 나는 초보이지만 초등학생 아이인 초초보에게 이러한 인생의 비밀을 들뜬 마음으로 공유하고 있었다. 그러자 어린이는 기억력도 좋은지 옛날이야기를 꺼냈다.

"그런데 엄마 저번에 막 화낸 적도 있었잖아."라는 말에 나는 정신을  차리고 대응을 하며 답변했다. "그렇지 엄마는 초보니까 우리 같이 앞으로 많이 연습하자."


얼마 전 악화된 부부관계를 어쩌지 못하고 전전긍긍할 때에도 내 마음에 따라 모든 게 달라진다는 비밀을 알아내자 서로 별다른 말과 행동이 오간 것이 아닌데도 급격히 나아지고 있음을 경험했다. 잠재의식에 휘둘리지 않으며 내가 생각한 대로 스스로가 결정한 마음에 따라 모든 것이 달라진다면 어떤 상황을 마주하게 될지 무척 설렌다.


아이스크림에 올라탄 파리에 반응하는 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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