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아직 부족해요"

임포스터 신드롬 마주하기

팀장이 된지 1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회의실 문을 열고 저보다 똑똑한 팀원들을 볼 때 마다 '내가 여기 있어도 되나?' 싶은 생각이 들어요.


코칭에서 만난 A팀장의 고백입니다. 겉으로는 누구보다 유능해 보입니다. 프로젝트 성과도 좋았고, 팀원들과의 관계도 좋아서 지난해 승진을 했는데 아직도 본인의 승진에 대해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이번에는 운이 좋았어요.",

"저보다 훨씬 뛰어난 동료와 후배들이 많은데요"

혹시 이런 생각, 여러분도 해보신 적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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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바로 '임포스터 신드롬(Impostor Syndrome)', 우리말로 '가면 증후군'입니다.


1978년 심리학자 폴린 로즈 클랜스(Pauline Rose Clance)와 수잔 임스(Suzanne Imes)가 처음 명명한 이 현상은, 자신의 성취를 제대로 인정하지 못하고 마치 사기꾼처럼 느끼는 심리 상태를 말합니다.


자신이 한 일인데도, 그저 운이 좋았다고 느끼거나, 언젠가 자신의 진짜 실력이 드러날까봐 불안해 하는 심리상태죠.


놀라운 사실은, 성공한 사람일수록 이 증상을 더 많이 경험한다는 겁니다. 미셸 오바마, 셰릴 샌드버그, 알버트 아인슈타인도 임포스터 신드롬을 겪었다고 고백했습니다. 아인슈타인은 생전에 "사람들이 나를 과대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죠.


유명하거나 대단히 성공한 사람들만 이런 감정을 느끼지 않아요. 어떤 일을 새롭게 시도하는 사람들이나, 어린 시절 과도한 기대나 비판을 받고 자란 경우, 자존감이 낮은 경우 모두 자신의 능력에 대한 객관적 평가와 무관하게 끊임없이 자신을 깍아내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혹시 내 얘기라고 느껴지지는 않으시나요?


사실, 제 이야기입니다.

제가 여자팀장이 거의 없던 조직에서, 첫 30대 여성팀장이 됐을 때 저는 불안감을 크게 느꼈었습니다. 어릴 때 부모님으로부터 들었던 던 '여자가 나대면 안된다', '남한테 피해주면 안된다'는 이야기들도 제게 압박으로 다가왔습니다.


"내가 팀을 이끌만큼 충분히 경험이 있나?"

"나 때문에 이 일을 망치면 사람들은 나를 어떻게 볼까?"

등등의 근거 없는 자기의심으로 다른 동료 팀장들과의 회의에 갈 때, 두통약과 가스 활명수를 달고 살아야 했던 때도 있었어요.


그러던 어느날, 제 상사의 한 마디 "될 만하니까 팀장 된거야! 쫄지마!" 라는 한 마디에, 저의 장점에 집중하고 당시의 어려운 한 발짝을 한 걸음씩 내딛으며 적응해 갔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가면 증후군으로 불안해 하는 팀장님들을 코칭과 워크숍에서 만날 때면, 그것이 개인의 잘못이 아니라, 사회구조적인 요인과 나 스스로에 대한 관점의 문제임을 인지시켜 더 노력을 하게 됩니다.


사실, 가면증후군이 가져오는 장점도 많아요. 겸손한 자세를 통해 긍정적 관계를 만들 수 있고, 부단한 노력을 통해 결국 그 자리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어 가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거든요. 하지만, 지나친 가면 증후군은 우리의 자신감을 갉아 먹습니다.


생각해 보세요. 세상에 완벽한 팀장은 없습니다. 하지만, 새롭게 임명된 팀장이 끊임없이 자신의 능력을 의심하고, 자신의 단점에 집착한다면 자기 자신의 장점과 잠재력을 개발하지 못할 뿐 아니라, 사람들과 공감하고 신뢰를 쌓는 기회를 가지기 어렵습니다. 자신이 갖는 일과 관계를 통한 만족감이 줄어들 뿐 아니라 팀 전체의 사기와 협업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죠.



1. 임포스터 신드롬은 '무능'이 아니라 '성장'의 신호다.


앤디 몰린스키(Andy Molinsky) 브랜다이스 대학 교수는 HBR 기고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가면 증후군은 능력의 부족이 아니라, 새로운 도전 앞에서 느끼는 자연스러운 심리적 장벽입니다."


생각해보세요. 처음 팀장이 되었을 때, 첫 임원 보고를 했을 때, 새로운 프로젝트를 맡았을 때. 우리는 늘 '익숙하지 않은 나'를 마주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낯선 자리에서 불안을 느끼는 건 지극히 정상입니다.


문제는 우리가 이 불안을 '나는 부족해'라는 결론으로 해석한다는 거예요. 하지만 프레임을 바꿔보면 어떨까요?


"나는 부족해" → "나는 지금 성장하고 있어"


A팀장과의 코칭에서 저는 물었습니다. "팀장이 되기 전에도 이렇게 불안하셨나요?" 그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그땐 내가 할 일만 하면 됐으니까요. 근데 지금은... 팀 전체를 책임져야 하잖아요."


바로 그겁니다. 불안은 당신이 더 큰 책임을 맡았다는 증거입니다. 안전지대를 벗어났다는 신호예요.

누구나 안전지대를 벗어나면 불안할 수 밖에 없지요. 때문에 불안을 느낀다는 건, 당신이 배우고 있다는 뜻이라는 걸 기억하세요!


스크린샷 2026-01-12 144741.png 내가 나를 바라보는 관점이 바뀌면, 환경과 관계도 달라지지요.


2. 성공을 '운'이 아니라 '선택'으로 재해석하기.


가면증후군을 가진 분들의 또 다른 특징은 '성공'에 대해 부정적인 관점을 갖는다는 거예요.

성공의 양이 정해져 있고, 내가 어느 부분을 가져와서 다른 사람이 그것을 갖지 못한다는 식으로요.

그러다 보니, 좋은 성과를 내면 아래 패턴을 보입니다.


"팀이 잘해준 덕분이야" (O)

"운이 좋았어" (O)

"타이밍이 좋았어" (O)


실패했을 때:

"역시 내 실력이 부족해" (X)


보이시나요? 성공은 외부 요인으로, 실패는 내부 요인으로 돌리는 이 패턴이요.


A팀장과 함께 그의 지난 3년을 되짚어봤습니다. 그가 "운이 좋았다"고 말한 순간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니, 사실 그 안에는 많은 전략적 선택들이 있었습니다.


"그때 그 어려운 프로젝트에 자원한 건 당신의 결정이었잖아요" "까다로운 클라이언트를 3개월 동안 설득한 건 운이 아니라 당신의 노력이었고요" "팀원들이 당신을 믿는 건, 당신이 매일 그들의 말을 경청했기 때문 아닌가요?"


이렇게 하나하나 재해석하자, A팀장의 표정이 조금씩 밝아지더군요. 자신의 성취를 '우연'에서 '선택'으로 바꿔 인식하기 시작한 거죠.


심리학자 캐럴 드웩(Carol Dweck)의 연구에서도 이 패턴이 나타납니다. 성장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들은 성공을 "내 노력의 결과"로, 실패를 "배울 기회"로 해석합니다.


반면 고정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들은 성공을 "운"으로, 실패를 "내 무능함"으로 해석해 무조건 사과부터 하거나, '아니예요~'라며 성공에 대한 칭찬을 거부합니다.

그러다 보면, 성공 경험이 내 안에서 쌓일 수 있는 기회가 사라져 버리게 되죠.

스크린샷 2026-01-12 142722.png 실제 객관적인 사항과 자신의 의견을 헷갈리지 마세요! 성공도 실패도 나의 선택입니다. 객관적 성공 경험은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내 경험으로 계속 쌓아나갈 때 진짜 자신감이 싹터요!


3. 단점을 드러내는 용기 - 취약성의 힘


제가 아는 한 리더분은 외국계 회사에서 인사 업무를 하시는데, 영어를 잘 못하는 것이 컴플렉스라고 하십니다. 외국계 회사에서 업무를 할 때 분명 장애가 될 수 있지요. 그래서 자기소개를 할 때 항상 영어 능력 부족을 이야기하셨다고 해요. 그랬더니 두 가지가 좋아졌는데 첫째는 주변 사람들이 영어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할 때 배려를 많이 경험할 수 있었던 것이었구요. 또 하나는 영어 공부를 놓을 수 없었다는 거예요. '내가 영어를 못해서 여기까지 밖에 안돼'라는 수치심의 태도와는 분명히 다르죠. 단점을 드러내면서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이 없으면 어려운 일이잖아요. 그리고 이렇게 선언한 나의 단점을 조금씩 채워갈 때 나에 대한 신뢰와 자신감은 자연히 높아지겠죠.


'취약성의 힘'을 말한 미국의 심리학자 브레네 브라운(Brené Brown)이 20년간 연구해 발표한 내용이 바로 이것이죠. 진정한 연결은 완벽함이 아니라 취약성(Vulnerability)에서 시작된다는 거예요.


"나도 불안해", "나도 이거 처음이야", "나도 실수할까 봐 걱정돼". 이런 말을 했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많은 리더들이 두려워합니다.

"약해 보이면 어떡하지?"


하지만 실제로는 정반대의 일이 일어납니다. 솔직함이 오히려 신뢰를 만듭니다.


A팀장도 용기를 내어 팀 회의에서 말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이번 신규 사업은 저도 경험이 없어서 불안해요. 여러분과 함께 배워가고 싶습니다."


그 순간 회의실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해요. 평소 조용했던 팀원이 손을 들었습니다. "팀장님, 사실 저도 걱정했는데 혼자만 그런 줄 알았어요. 그럼 우리 함께 시나리오를 짜보는 게 어떨까요?"


4. 오늘부터 실천할 자신감 루틴


1. 나의 성공 경험에 대해 일지를 쓰세요.

가면증후군을 겪는 분들은 남들에게는 관대하면서 자신에게만 혹독한 경우가 많습니다.

자신이 이번주에 잘한 일을 3가지씩 적어보세요. 그리고 왜 잘 했는지 근거를 꼭 같이 쓰세요.

"프레젠테이션이 좋았다" (X)
"프레젠테이션이 좋았다. 왜냐하면 핵심 메시지를 3가지로 명확히 정리했고, 청중의 반응을 보며 속도를 조절했기 때문이다" (O)

이건 팩트잖아요. 당신이 잘하는 것에 대한 근거를 잘 모아주세요.

전 매일 잠 자기 전에, 내가 잘한 일 3가지를 근거와 함께 떠올리는데요, 수면제로 아주 좋습니다. 행복 호르몬 옥시토신 나오면서,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죠. 또한 나의 잠재의식에도 각인시키는 효과도 있습니다.


2. 나의 목적과 정체성에 대해 구체화하기

"나는 어떤 리더인가?" "나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가?" "나는 어떤 리더로 기억되고 싶은가?"

우리는 모두 자기만의 여행을 하고 있지요. 자신의 목적지와 목표의식이 필요합니다. 여기에 대한 답이 분명하고, 나의 활동이 이 목적과 연결될 때 우리는 좀 더 근원적인 자신감이 생겨나요.

A4 용지를 꺼내서 '나는 ___한 리더다'라는 문장을 10가지 방식으로 완성해보세요. 그 중 가슴이 뛰는 문장을 찾아보세요. 그리고 그 문장을 계속 적어보며 나에게 되새겨주세요.


3. 신뢰하는 사람에게 솔직해지기

"사실 나 이 프로젝트 좀 겁나" "솔직히 이 역할이 나한테 맞는지 모르겠어"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한 명만 있어도, 내가 느끼는 '가짜의 느낌'이 조금씩 벗겨질 겁니다.

두려움은 감정입니다. 부정적 감정을 억누르면 더 커지기 때문에 표출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합니다.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일단 표현 하고 나면, 감정은 가라앉게 돼 있습니다.




3개월간의 코칭을 마친 후, A팀장과 마지막 세션을 가졌습니다.

"불안이 사라졌냐고요? 아니요, 여전해요."

그가 웃으며 말했습니다.

"하지만 예전처럼 '나는 부족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아, 지금 새로운 걸 배우고 있구나'라고 받아들이게 됐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이게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된 게 컸어요."

그는 팀 회의에서 자신의 불안을 드러낸 후, 팀원들도 하나둘 자신의 걱정을 나누기 시작했다고 했습니다.


"제가 바뀐 건, 다른 사람의 시선에 끌려다니지 않게 된 거예요.

'저 사람은 나를 어떻게 볼까' 대신,

'내가 이 팀을 위해 가장 잘할 수 있는 건 뭘까'를 생각하게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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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 증후군은 당신이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당신이 계속 성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불안을 인정하고 나눌 때, 진짜 자신감이 시작됩니다.


A팀장 케이스가 보여주듯, 가면증후군은 한 번에 물러나지 않아요. 저 역시도 지금도 새로운 일을 을할 때 마다 가면증후군이 또 찾아오거든요.


그럴 때 마다 위의 3가지를 떠올리며, 나를 믿어줍니다. 내가 나를 믿어 주지 않으면서 타인의 신뢰를 기대할 수 없지요.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위의 3가지 방법을 되새기며 여러분이 가고 싶은 길을 가다 보면, 진짜 자신감으로 꽉찬 나를 발견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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