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자신감을 키우는 리더

내 자신감을 키우는 가장 빠른 방법

"팀장님 덕분에 제가 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5년 차 대리 J씨가 팀장에게 한 말입니다.


J씨는 원래 회의에서 거의 말을 하지 않는 직원이었습니다.

"제가 말해도 될까요?", "이게 맞는 의견인지 모르겠어요"라며 늘 주저했죠.

하지만 6개월 후, 그는 프로젝트 리더로 자원했고, 성공적으로 완수했습니다.


무엇이 바뀐 걸까요?

팀장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특별히 한 게 없어요. 그냥 J씨가 회의에서 한 말 중 좋은 아이디어를 꼭 언급하고, 작은 성공이 있을 때마다 팀 앞에서 인정해줬을 뿐이에요."


그 팀장은 겸손하게 말했지만, 그가 말한 그 "뿐"이 J씨의 자신감을 만들었습니다.


지금까지 8편 동안 우리는 나의 자신감을 키우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가면증후군을 극복하고, 내면의 비판자를 잠재우고, 페르소나를 활용하고, 비언어 신호를 다루는 법까지.

그 과정에서 저도 더 명확해 졌습니다.


자신감은 그저 있으면 좋은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 근육'이라는 것을요.


하지만 그 자신감은 혼자서 만들 수 없습니다. 사회적 동물인 우리는 '관계' 속에서 자신감을 만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심리학자 알버트 반두라(Albert Bandura)는 자기효능감 이론에서 네 가지 원천을 제시했습니다:

성공 경험

대리 경험 (다른 사람의 성공을 보는 것)

언어적 설득

생리적/감정적 상태

위 4가지 중 2번과 3번은 모두 타인에 의해 만들어집니다. 사실 네 가지 모두 타인에 의해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다고 할 수 있죠. 다시 말해, 리더가 그 사람의 경험에 대해 어떤 환경과 기회를 만들고, 어떤 말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구성원들의 자신감은 높아지기도 하고, 낮아지기도 한다는 겁니다.


동시에 리더 역시, 구성원의 자신감이 올라가면 리더로서 자신감을 느낍니다.

구성원이 성장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은 리더에게 큰 성취감을 주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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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자신감 훈련' 아홉 번째 세션에서는 어쩌면 자신감의 마지막 차원, 타인의 자신감을 키우는 리더십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1. 자신감의 문화를 만드는 리더 - Rosabeth Moss Kanter


앞선 글 '자신감을 무너뜨리는 8가지 무의식적 패턴' 에서 언급했던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로자베스 모스 칸터(Rosabeth Moss Kanter) 교수는 "Cultivate a Culture of Confidence(자신감의 문화 만들기)"라는 개념을 제시합니다. 다시 말해, 자신감은 개인의 특성이 아니라 조직이 어떤 문화를 만드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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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 높은 조직의 3가지 특징은 이렇습니다.


① 작은 성공을 축적시킨다 (Small Wins)

큰 성공만 인정하는 조직에서는 자신감이 자라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큰 성과를 내야 인정받는다"는 압박감에 시도조차 하지 않게 되죠.


반면 작은 성공을 인정하고 축하하는 조직에서는?

J씨의 팀장이 한 것처럼:

회의에서 좋은 질문 하나 → "J씨 질문 덕분에 핵심을 짚었네요"

자료 정리 잘함 → "이 보고서 구조가 정말 명확해요"

작은 제안 → "이 아이디어 한번 시도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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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진전이라도 자주 경험하는 것이 동기부여에 가장 강력한 요소가 되기 때문이죠.

리더가 작은 성공을 알아차리고, 즉시 인정하며, 때때로 팀 앞에서 공유할 때 팀원들의 자신감은 올라갑니다.


② 심리적 안전감을 조성한다 (Psychological Safety)

구글의 유명한 조직문화 프로젝트 아리스토텔레스 연구 결과, 고성과 팀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심리적 안전감이었습니다.


심리적 안전감이 들 때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 팀에서는 실수해도 괜찮아"

"모르는 걸 물어봐도 바보 취급 안 받아"

"다른 의견을 내도 존중받아"

이런 안전감이 있을 때 사람들은 시도하고, 도전하고, 성장합니다.


조직에서 심리적 안전감이 가장 필요한 순간 중 하나는 회의시간입니다.

J씨의 팀장은 회의 때 그런 이야기를 종종 했습니다. 시작마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오늘은 브레인스토밍이니까, 어떤 아이디어든 환영합니다. 실현 가능성은 나중에 따지고, 일단 자유롭게 얘기해봅시다."


회의 때 아젠다에 따라 준비된 아이디어를 나누는 것이 불필요하다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회의의 목적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함께 만들어 보는 것이라면, 회의 내에서 질문을 환영하고, 다양한 의견을 존중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지요.


내가 확신이 없을 때, 나를 믿어주는 동료가 있다면 자신감은 올라갑니다. 이를 위해 리더는 팀원들이 서로를 경쟁자가 아닌, 지지자로 여기는 문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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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실패를 학습으로 프레이밍한다 (Learning from Failure)

칸터 교수는 말합니다. "자신감 높은 조직은 실패를 숨기지 않습니다. 오히려 실패에서 무엇을 배웠는지 공유합니다."


실패를 대하는 두 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방식 1: "누가 잘못했나?" (비난 문화) → 사람들은 실패를 숨기고, 도전을 회피하고, 자신감을 잃습니다

방식 2: "무엇을 배웠나?" (학습 문화) → 사람들은 실패를 공유하고, 다시 도전하고, 자신감을 키웁니다


J씨가 첫 프로젝트에서 일정을 놓쳤을 때, 팀장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J씨, 이번에 배운 게 뭐예요?"

"음... 초반에 리스크를 과소평가했어요. 다음엔 사전 시뮬레이션을 해야겠어요."

"좋은 학습이네요. 이걸 다음 프로젝트에 적용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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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난이 아니라 학습. 이것이 J씨에게 다시 도전할 용기를 줬습니다.

누구의 잘못을 따지는 것도 때로는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 전에 여기서 우리가 무엇을 배웠고 다음에 어떻게 다르게 할 수 있는지 묻는다면, 그 실수가 다음번 상황을 대비하는 자신감의 연료가 될 것입니다.


2. 팀원의 자기 의심 다루기 - Tara Sophia Mohr

리더십 코치 타라 소피아 모어(Tara Sophia Mohr)는 "Helping an Employee Overcome Their Self-Doubt(팀원의 자기 의심 극복 돕기)"에서 자기의심이 많고 자신감이 낮은 직원들을 돕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합니다.


팀원이 "저는 안 될 것 같아요"라고 말할 때, 당신은 어떻게 반응하나요?

일반적인 반응들은:

"그냥 자신감 가져!" (X) → 자신감은 명령으로 생기지 않습니다

"너 충분히 잘하고 있어" (X) → 일반적 칭찬은 공허하게 들립니다

"걱정하지 마" (X) → 감정을 부정하면 오히려 불안이 커집니다


타라 모어가 제시하는 3단계 접근:

① 내면의 비평가를 알아차리게 돕기

팀장: "지금 어떤 생각이 들어요?" "그 목소리가 뭐라고 말하나요?"

구성원: "제가 이걸 맡으면 망칠 것 같아요"

팀장: "그 생각이 구체적으로 뭐라고 말하는지 들려줄래요?"

구성원: "다른 사람들이 제가 무능하다고 생각할 거예요"

팀장: "아, 그 목소리가 '다른 사람들 시선'에 대해 말하고 있네요. 그게 사실일까요, 아니면 불안이 만든 이야기일까요?"

--> 사실과 의견을 구분하고, 그 생각 패턴에 이름을 붙이는 것(Name it)만으로도 거리두기(Tame it)가 시작되며 조절할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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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강점 기반 피드백 주기

칭찬을 할 때도, 단순히 칭찬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고유 강점을 구체적으로 언급할 때 상대의 정체성이 강화되는 효과가 있어 자신감이 상승합니다.


일반적 칭찬: "잘했어요" (X)

강점 기반 피드백: "당신의 이런 강점이 이런 결과를 만들었어요"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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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원이 제출했을 때:

Before: "수고했어요" (공허함)

After: "J씨는 복잡한 데이터를 스토리로 풀어내는 능력이 있네요. 특히 3페이지 그래프는 임원들도 바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강점을 다음 발표에서도 활용해보면 어떨까요?"

--> 구체적 강점 + 구체적 결과 + 미래 활용 제안

이런 피드백이 쌓이면 "나는 데이터 스토리텔링을 잘하는 사람"이라는 정체성이 만들어집니다.


③ 도전 기회 제공하되 안전망 함께 주기

"한번 해볼래요?" (불안만 증폭)

"한번 도전해보세요. 내가 필요한 부분은 지원해줄께요." (도전 + 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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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씨에게 프로젝트 리더를 제안할 때 이런 대화가 있었겠네요:

"J씨, 이번 프로젝트 리더 한번 해볼래요?"

"저... 자신 없는데요"

"알아요. 처음이니까 당연히 불안하죠. 이렇게 하면 어떨까요? 일단 시작해보고, 매주 화요일 30분씩 나랑 체크인 시간을 가져요. 막히는 부분 있으면 언제든 물어봐도 되고요. 이 프로젝트는 실험이에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중요한 건 당신이 배우고 성장하는 거예요."

도전 + 안전망 + 학습 프레임 = 자신감

리더는 구성원이 역량을 스트레치할 기회(Stretch Opportunity)를 주되, 혼자 내버려두지 않아야 합니다.


오늘부터 실천하기

타인의 자신감을 높여 나의 자신감으로 만들기 위해, 무엇부터 시작하시겠나요?

자신감은 행동에서 시작됩니다. 아래 4가지부터 오늘 바로 실천해보세요.


첫째, 이번 주 팀원의 작은 성공 하나 찾아서 구체적으로 인정하기

"잘했어요" (X) "당신의 OO 강점이 OO 결과를 만들었어요" (O)


둘째, 회의에서 심리적 안전감 만드는 한 마디 하기

"오늘은 브레인스토밍이니까, 어떤 아이디어든 환영합니다" "좋은 질문이에요. 다른 분들도 궁금한 거 있으면 편하게 물어보세요"


셋째, 누군가 실패했을 때 "무엇을 배웠나요?" 질문하기

비난이 아니라 학습의 프레임으로.


넷째, 팀원 한 명에게 스트레치 기회 + 안전망 제공하기

"한번 해볼래요? 내가 옆에서 도울게요"




J씨의 팀장에게 물었습니다.

"어떻게 J씨를 그렇게 변화시켰어요?"

팀장은 웃으며 답했습니다.

"저는 J씨를 변화시킨 게 아니에요. 원래 J씨 안에 있던 능력을 본 거죠. 제가 한 건 그걸 J씨가 볼 수 있게 거울을 들어준 것뿐이에요."


진짜 리더는 유산을 남깁니다. 자신감있는 리더의 유산은 남아있는 사람들의 자신감이 아닐까요.


"그 사람 덕분에 내가 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어"
"그 사람이 내 안의 가능성을 봐줬어"
"그 팀에서 일하면서 정말 많이 성장했어"

당신이 떠난 후, 사람들이 이렇게 말한다면, 그것이 바로 당신의 자신감의 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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