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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아이’라는 말이 주는 부담

칭찬인가 기대인가, 아이는 조용히 무거워진다

by 우리아이마음

“우리 아이는 정말 착해요.

말도 잘 듣고, 떼도 안 쓰고, 늘 조용히 양보해요.”

많은 부모와 선생님이 이런 말을 들으면 뿌듯함을 느낍니다.


칭찬처럼 들리니까요.

하지만 정작 ‘착한 아이’라는 말을 듣는 아이는

자신도 모르게 마음속에 무거운 가방을 하나씩 메기 시작합니다.


그 안에는 이런 말들이 들어 있습니다.

“화를 내면 안 돼.”

“싫다고 말하면 안 되는 걸까?”

“참아야 내가 더 사랑받는 아이겠지.”


오늘은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쓰는 ‘착한 아이’라는 말의 의미를 다시 들여다보고,

그 말이 아이에게 어떻게 다가가는지 함께 생각해 보려 합니다.


‘착하다’는 말 속엔 어떤 기준이 숨어 있을까?

우리가 말하는 ‘착한 아이’는 보통 이렇습니다.

부모 말을 잘 듣고

울거나 떼쓰지 않고

양보 잘하고

예의 바르고

조용하고 순한 성격

즉, 어른이 돌보기 편하고 통제하기 쉬운 아이일 때 “착하다”는 말을 붙이곤 합니다.

이 말은 사실 아이의 감정이나 욕구보다 ‘어른의 기대에 잘 맞는다’는 평가에 가깝습니다.


문제는 아이가 그 기대에 익숙해지기 시작하면서,

자기 감정보다 ‘착한 이미지’를 지키는 것에 신경 쓰게 된다는 점입니다.


착한 아이는 말없이 참습니다

‘착한 아이’는 자주 참습니다.

놀고 싶은데 양보합니다.

싫은데도 고개를 끄덕입니다.

속상해도 “괜찮아”라고 말합니다.

이 아이들은 어른의 칭찬을 받는 대신,

자신의 감정을 뒤로 미루는 법을 배워갑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나는 참는 아이”, “나는 피해주지 않는 아이”로 정체화되며

자기 감정조차 명확히 느끼기 어려워지기도 합니다.


이것은 정서적으로 매우 조심스러운 상태입니다.

겉으론 얌전하고 잘 지내지만,

속마음은 고립되거나 스스로를 억누르는 경우도 많습니다.


착한 아이가 아닌, ‘진짜 나’로 살아도 괜찮다고 말해주세요

착한 아이가 되는 걸 멈추기 위해

아이에게 이기적으로 굴라고 말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그 아이에게 이런 메시지가 자주 전해져야 합니다.


“싫다고 말해도 괜찮아.”

“화를 낼 수도 있어. 그건 나쁜 게 아니야.”

“네가 어떻게 느끼는지가 더 중요해.”


이런 말들은 아이에게

‘관계보다 감정을 먼저 살펴도 괜찮다’는 허락이 됩니다.


착하게 행동하는 것이 틀린 게 아니라,

그 선택이 자신의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길 바라는 것—

그게 부모가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가장 깊은 신뢰입니다.


착하지 않아도 괜찮아, 너는 그대로 소중해

아이들은 사랑받기 위해 스스로를 조심스럽게 만들어갑니다.

어떤 아이는 웃음을,

어떤 아이는 양보를,

어떤 아이는 침묵을 통해 “나 괜찮지?”라는 메시지를 보냅니다.


‘착한 아이’라는 말이

그 아이의 마음을 더 좁히는 말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보다는 이렇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너는 착하지 않아도 돼.

그냥 너라서, 충분히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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