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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끼리 너무 자주 싸워요

형제 갈등, 감정 이해가 먼저입니다

by 우리아이마음

“또 싸워요. 장난감 하나 갖고 매일 전쟁이에요.”

“서로 질투하고, 투덜대고, 말을 안 듣는 날이 더 많아요.”

“안 놀면 안 놀았지, 만나기만 하면 꼭 싸웁니다.”

형제를 키우는 가정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는 장면입니다.


심지어 하루에도 몇 번씩, 같은 이유로 같은 패턴의 다툼이 반복되곤 하죠.

때로는 부모가 더 지쳐서, “왜 이렇게 사이가 안 좋을까?” “내가 뭘 잘못했나?” 하고 스스로를 탓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형제 갈등은 아이들 발달에서 아주 자연스러운 한 과정입니다.

중요한 건 ‘싸우지 않게 하는 것’보다, 어떻게 갈등을 바라보고 도와줄 것인가입니다.


오늘은 형제싸움의 숨겨진 감정과,

부모가 취할 수 있는 감정 중심의 접근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형제는 경쟁자이자, 가장 가까운 연습 상대

형제는 아이에게 어떤 존재일까요?

놀라울 만큼 친근하지만, 동시에 끊임없이 비교와 경쟁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부모의 관심, 장난감, 칭찬, 놀이 시간…

아이의 눈에 보이는 모든 ‘좋은 것’은 형제와 나눠야 하는 자원입니다.


이때 아이는 “사랑받고 싶은 욕구”와 “빼앗기지 않으려는 불안” 사이에서 복잡한 감정을 겪게 됩니다.


그래서 형제 싸움은 단지 ‘사건’이 아니라,


감정의 표현이며, 자존감의 흔들림에서 비롯된 몸짓일 수 있습니다.


단순한 해결보다 감정에 먼저 귀 기울이기

많은 부모는 싸움이 시작되면 바로 개입합니다.

“왜 또 그래?”, “형이니까 양보해”, “동생이 어려서 그렇지”

하지만 이런 말은 아이의 감정을 더 외롭게 만들 수 있습니다.


형제싸움의 핵심은 ‘누가 맞았는가’가 아니라, ‘무슨 감정이 있었는가’입니다.

동생이 장난감을 빼앗았을 때, 형은 ‘억울함’을 느낍니다.

형이 자꾸 간섭할 때, 동생은 ‘존중받지 못함’을 느낍니다.


부모가 형을 칭찬했을 때, 동생은 ‘사랑을 뺏긴 듯한’ 슬픔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감정을 먼저 이해하고 받아줄 때,

아이들은 갈등을 통해 자기 감정을 인식하고, 타인의 감정을 상상하는 힘을 배우게 됩니다.


“싸우지 마”보다 “무슨 마음이었을까?”

형제 갈등에 대처할 때, 아래와 같은 접근이 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싸움을 잠깐 멈추고 감정을 나누는 시간 갖기

“지금 속상했겠구나.” “그 장난감 네가 먼저 쓰고 싶었어?”

아이의 감정을 말로 풀어주는 것만으로도, 싸움은 한결 가라앉습니다.


형제 모두의 입장을 듣기

어느 한쪽 편을 먼저 들기보다,

“형은 어떻게 느꼈을까?”, “동생은 어떤 마음이었을까?”

각각의 감정을 따로따로 확인해 주세요. 공평한 경청이 서로에 대한 존중을 키웁니다.


해결책을 스스로 찾게 유도하기

“그럼 너희 둘이 어떻게 하면 좋을까?”

미숙하더라도 아이가 직접 해결책을 생각해보게 하면,

감정 조절과 문제 해결 능력을 스스로 연습하게 됩니다.


반복되는 갈등, 부모의 마음도 돌봅니다

형제 갈등을 매일 마주하다 보면, 부모도 지치고, 괜히 미안해지기도 합니다.

“내가 형한테만 더 신경 쓰는 건가?”, “동생이 너무 버릇없이 자라는 건 아닐까?”

이럴 때일수록 부모 스스로도 감정을 조절해야 합니다.

아이의 다툼은 부모가 ‘잘못해서 생긴 문제’가 아닙니다.

오히려 아이가 관계와 감정을 배우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아이들이 싸우는 사이, 부모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역할은

감정을 읽어주는 사람,

그리고 싸운 후 다시 마주보게 해주는 다리가 되어주는 것입니다.


싸움 속에 자라고 있는 감정들

형제끼리 자주 싸우는 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그 싸움 속에 감정이 있고, 감정 속에 성장이 있다는 걸 알게 되면

그 장면을 보는 부모의 마음도 조금은 가벼워질 수 있습니다.


형제는 함께 자라며

용서하고, 실망하고, 기대하고, 협력하고, 질투하는 법을 배우는 ‘가장 가까운 인간관계 연습장’입니다.

그 복잡한 감정의 흐름 속에서, 아이는 결국 자신과 타인을 이해하는 힘을 기르게 됩니다.


싸움을 막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이해하는 연습을 돕는 것.


그것이 부모가 해줄 수 있는 가장 깊은 양육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형제 간 질투’가 생기는 심리적 배경과,

그럴 때 부모가 취할 수 있는 공평함이 아닌 ‘정서적 균형’의 지혜에 대해 나누어 보겠습니다.


사랑은 똑같이 나누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마음에 맞게 닿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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