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사과를 가르치는 방법

말보다 경험

by 우리아이마음

“미안해”라는 말은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배워가는 거예요.

“아이가 잘못했을 때는 사과해야 한다고 말하셨죠.

근데요, 아무리 가르쳐도 아이는 ‘미안해’라는 말을 잘 안 해요.

입 꾹 닫고 고개 돌리기 일쑤예요.”

상담을 하다 보면 가장 자주 듣는 말 중 하나입니다.

부모 입장에선 아이가 타인에게 피해를 줬을 때

“죄송합니다”, “미안해요” 한 마디만 해줬으면 하는데,

아이는 그 순간 얼어붙거나, 도리어 고집을 부립니다.

왜 그럴까요?

왜 어떤 아이는 자연스럽게 사과하는데,

어떤 아이는 말 한 마디를 끌어내는 것도 이토록 힘들까요?


사과는 ‘마음’의 언어지, ‘기술’이 아닙니다

많은 부모는 ‘예의 바른 아이’를 바라고,

사과는 그 첫 관문처럼 여겨집니다.


하지만 아이에게 사과는

그저 “미안해라고 말해”라는 훈련만으로 되는 일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사과는 ‘감정 공감’이라는 정서적 경험이 선행되어야

비로소 진심이 담긴 표현으로 나올 수 있기 때문이에요.


‘내가 누군가에게 상처를 줬구나’

‘그 아이도 속상했겠구나’

‘나도 그랬다면 아팠겠구나’

이 마음이 먼저 자라야, “미안해”라는 말이 자연스레 따라옵니다.

그런데 이 감정은 머리로 가르칠 수 없어요.

아이 스스로 겪어보고, 느껴보고, 기다려줘야 생기는 것입니다.


억지로 사과시키면, 아이는 감정에서 도망칩니다

예를 들어볼게요.

아이 둘이 장난감을 두고 다툽니다.

A가 B를 밀쳤고, B는 울기 시작했어요.

엄마는 급히 다가와 말하죠.


“지금 당장 사과해! 친구 울잖아!”


A는 멍한 눈으로 엄마를 바라보다,

입을 꾹 다문 채 몸을 틀어버립니다.

부끄럽고, 당황스럽고, 무슨 감정을 느껴야 할지도 모르겠는 상황.


이때 억지로 내뱉는 ‘미안해’는

그저 상황을 빨리 끝내고 싶은 회피일 뿐,


진짜 마음이 담긴 사과가 아닙니다.

반대로, 엄마가 다가와 아이의 어깨를 토닥이며

이렇게 물었다면 어땠을까요?


“지금 마음이 어때?”

“왜 그런 일이 생긴 것 같아?”

“친구는 지금 어떤 마음일까?”

그 질문을 함께 나누는 몇 분 사이,

아이 안에서 자라나는 감정이 있습니다.

그 감정이 언젠가 말을 타고 나올 준비가 되면,

아이는 자신의 말로 사과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건, 강요한 사과보다 훨씬 오래 남습니다.


사과는 ‘배운다’기보다 ‘함께해본다’는 것

한 번은 어떤 어머니가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우리 아이가 유치원에서 친구를 밀고도 미안하다고 안 했대요.


너무 창피하고 속상했어요.”

그래서 제가 여쭤봤죠.

“혹시 어머님은 아이에게 사과한 적 있으세요?”

그 순간, 그분은 조용히 고개를 떨구셨습니다.

아이에게는 늘 사과하라고 했지만,

정작 자신은 “엄마가 미안했어”라고 먼저 말해본 적이 없었다고요.


그렇습니다.

사과는 말로만 가르치는 예절이 아니라,

살아가는 방식으로 보여주는 관계의 언어입니다.


엄마가 먼저,

“아까 너한테 너무 화낸 것 같아서 미안해.”

“엄마도 기분이 나빴는데, 말로 상처 줘서 미안해.”

이런 말을 자주 들은 아이는

사과가 ‘지는 것’이 아니라, ‘다시 연결되는 방법’이라는 걸 체득하게 됩니다.


아이는 말보다 상황을 기억해요

사과를 가르칠 때 가장 효과적인 방식은

아이와 함께 감정을 나눈 경험을 쌓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동화책에서 친구를 괴롭히는 장면이 나왔을 때

“얘는 왜 저렇게 말했을까?”

“저 친구는 어떤 기분일까?”

“만약 네가 저기 있었다면 어떻게 했을까?”


이렇게 질문을 던지고 대화하며

간접적인 공감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또는 일상 속에서 작은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형이 동생의 장난감을 망가뜨렸을 때,

동생이 울며 울먹였을 때,

그 순간이 바로 아이에게 ‘사과란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교과서입니다.


“형이 이렇게 해줘서 동생 마음이 좀 풀렸나봐.”

“지금 말 안 해도, 마음은 전해졌어.”

이렇게 말해주는 부모의 태도는

아이에게 ‘사과는 말 그 자체가 아니라, 마음의 전달’임을 자연스럽게 알려줍니다.


그래서, 사과는 언제 가르쳐야 하냐고요?

당장 지금이 아니라,

아이의 마음이 준비됐을 때요.

아이의 눈이 흔들리고,

스스로 ‘뭔가 잘못됐나?’ 생각이 들기 시작할 때.

그때 말없이 곁에 있어주는 것이 첫 번째 교육입니다.


그리고 어느 날,

아이 스스로 작은 목소리로 “미안해…”라고 말할 때,

그 순간을 잡아서 이렇게 말해주세요.


“그 말, 용기냈구나. 고마워.”

그 짧은 대화가

사과의 진짜 시작이고,

사랑이란 걸 배우는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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