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 합가, 시작부터 삐그덕

시작은 불안하고 어수선하지만, 끝은 다를 거라 믿으며.

by 김크크

합가는 처음부터 마음에 걸리는 일이었다.

코로나 시국이라는 특별한 상황과 여러 이유가 겹쳐 내린 결정이었지만,

마음이 선뜻 움직이지 않았다.

애써 좋게 생각하려 노력했지만, 마음이 따라주지 않으니 답답함과 짜증이 밀려왔다.


합가를 허락한 엄마에게 괜히 투정을 부려보고,

친정집에 살고 있는 반려견 핑계를 대기도 했다.

여러 변명으로 결정을 되돌릴 구실을 찾으려 했지만, 이미 모든 게 늦어버린 후였다.

우리가 살던 집은 전세로 나가버렸고, 이제 되돌릴 방법이 없었다.


그렇게 어쩔 수 없는 현실 앞에서 마음을 다잡아야 했다.

친정집은 내가 어린 시절을 보낸 추억의 공간이었다.

하지만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낡은 벽지와 삐걱이는 문, 구식 가구들은 고쳐야 했다.

마침 전세 보증금이 생겼고, 우리는 그 돈으로 집을 고치기로 했다.


"그래, 인테리어를 싹 고치고 새롭게 시작해 보자."


벽지부터 바닥재, 주방과 화장실까지 하나하나 고쳐 나가며 계획을 세웠다.

환한 채광, 새 가구 정돈된 공간에서의 편안한 생활, 그렇게 스스로를 다독였다.


"잘 살자, 잘해보자."


마음속으로 되뇌며 불편한 마음을 덮어보려 애썼다.

하지만 어딘가 한구석엔 알 수 없는 불편함이 계속 자리 잡고 있었다.


분명 시작은 불안하고 어색했지만,

어쩌면 끝은 조금 다를 수도 있을 것이라 믿으며.

수, 목,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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