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브런치스토리에 새로 들어온 '온천라떼'라고 합니다.
온천 근처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어서, 작가명은 이렇게 지어봤습니다ㅎㅎ

저에 대해서 간단하게 소개를 해보려고 합니다.
서울에서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하던 시절,
제 하루는 분 단위로 잘게 쪼개져 있었습니다.
(ㅠㅠ 파워 J 100%입니다.)
아침 8시 30분, 지하철 2호선에 몸을 구겨 넣고,
출근길 사람들의 어깨에 떠밀려 회사로 향했습니다.
책상 앞에 앉으면 쉴 틈 없이 수정 요청이 들어왔고,
점심시간마저 화면을 보며 밥을 먹는 날이 많았습니다.
작업 자체는 즐거웠지만, 어느 순간 제 디자인은 제 것이 아니라 클라이언트의 것이 되어 있었습니다.
퇴근은 대부분 밤 9시 이후...
회사 밖 세상과는 점점 멀어지고, 제 삶은 작업 파일과 메신저 창 속에 갇혀 있었습니다.
3년 전 여름, 휴가를 빌미로 일본 규슈의 한 작은 온천 마을을 찾았습니다.
▲ 처음으로 이곳에 발을 디뎠을 때 찍은 사진입니다.
후쿠오카에서 기차를 타고 두 번 환승해 도착한 그 마을은,
플랫폼에 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서울과는 전혀 다른 공기를 품고 있었습니다.
습한 여름 공기 속에 은근한 유황 냄새가 섞여 있었고,
골목마다 온천 증기가 피어올랐습니다.
정류장 앞에는 오래된 슈퍼와 1인 이발소가 있었고,
가게 앞 의자에 앉은 노인이 느릿하게 신문을 넘기고 있었습니다.
그 풍경 속에서, ‘여기서라면 하루를 조금 다르게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그 후로 매년 한 번씩 그 마을을 찾았습니다.
겨울엔 눈 속에서 피어오르는 증기를,
봄엔 산벚꽃이 흐드러진 언덕길을, 여름엔 시원한 강물 소리를,
가을엔 붉게 물든 단풍길을 걸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저를 기억했고
(사람들 기억력이 진짜 좋은 것 같아요!)
이름을 부르며 인사를 건넸습니다.
서울로 돌아오면 몸은 사무실에 있었지만,
머릿속은 늘 그 마을 골목을 걷고 있었습니다.
이주를 결심한 건, 번아웃이 극심해졌던 어느 겨울이었습니다.
회사 프로젝트가 3개월째 야근으로 이어지던 시기, 문득 모니터에 비친 제 얼굴이 너무 지쳐 보였습니다.
그날 퇴근길에 집이 아니라 여행사로 향했고, 한 달 뒤 다시 온천 마을에 서 있었습니다.
이번엔 짧은 여행이 아니라, 가게를 알아보기 위해서였습니다.
가게는 관광객이 적은 골목 끝에서 찾았습니다.
예전에는 잡화점이었던 12평짜리 공간이었는데,
낡은 느낌이 그대로 있는 곳이었습니다.
저는 그 질감을 살리기로 했습니다.
창문을 크게 열어 온천 김이 안으로 스며들게 하고, 벽은 따뜻한 아이보리색으로 칠했습니다.
▲ 완성되기 전 카페의 모습입니다.
조명은 부드러운 전구색을 골라 오후 햇살과 어울리게 했습니다.
메뉴는 욕심내지 않았습니다.
직접 내리는 드립 커피, 마을 농가에서 받은 제철 과일로 만든 케이크, 계절마다 바뀌는 작은 디저트 한 가지.
첫 영업일, 맞은편 온천탕 주인 할머니가 가게로 들어오셨습니다.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는 “따뜻하네”라고 짧게 말씀하셨습니다.
그 한마디가 그날 하루를 버틸 힘이 되었습니다.
며칠 뒤에는 여행객들이 블로그 글을 보고 찾아왔습니다.
낯선 언어 속에서 주문을 받고, 커피를 내리며 나누는 대화는 서툴렀지만 즐거웠습니다.
이곳에서의 하루는 서울에서보다 훨씬 길게 느껴집니다.
아침에는 빵을 굽고, 커피를 내리며 지나가는 마을 사람들과 인사를 나눕니다.
점심 무렵이면 창문 너머로 온천 김이 들어오고, 부드러운 습기가 가게 안을 감쌉니다.
해가 기울면 책을 읽거나 다음 계절 메뉴를 고민합니다.
일은 여전히 바쁘지만, 여기서는 모든 과정이 제 손을 거쳐 제 이름으로 남습니다.
앞으로는 계절마다 메뉴를 바꾸고, 마을 축제에 맞춰 작은 이벤트를 열 계획입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보낸 사계절을 사진과 글로 기록해 보고 싶습니다.
서울을 떠날 때는 두려움이 컸지만, 지금은 확신합니다.
바쁜 도시를 떠나 작은 온천 마을에서 살게 된 선택과 그 과정 속 이야기를 기록하고 싶었습니다.
일상을 완전히 바꾸는 결심이 어떻게 현실이 되었는지,
그리고 그 후의 삶이 어떤 모습인지 솔직하게 전하고자 합니다!!
제가 생각하고 있는, 글의 목차입니다^^
서울을 떠난 날 – 번아웃과 지친 일상 속에서 일본행을 결심하게 된 계기
처음 만난 온천 마을의 여름 – 첫 여행에서 마을 풍경과 사람들에게 받은 인상
일본 이주 준비의 현실 – 비자, 일본어, 서류 절차 등 실제 이주 준비 과정
골목 끝 12평 가게를 찾다 – 가게 위치와 공간을 결정하게 된 이유와 과정
카페 디자인, 그리고 인테리어의 모든 것 – 디자이너 경력을 살려 직접 설계한 카페 이야기
메뉴를 정하는 기준 – 드립 커피와 제철 케이크로 메뉴를 구성한 배경
첫 손님, 그리고 마을 사람들과의 관계 – 온천탕 주인 할머니부터 이웃 가게 사장까지의 에피소드
온천 마을의 사계절 – 계절에 따라 바뀌는 풍경과 그에 맞춘 가게 운영
관광객과 단골 손님 사이에서 – 여행객 유치와 지역 단골 확보의 균형 잡기
작은 마을에서 장사하며 배운 것 – 도시에서는 몰랐던 장사의 속도와 인간관계
카페 운영과 개인의 삶, 그 경계 – 일과 생활이 뒤섞인 환경에서의 균형 찾기
앞으로의 꿈 – 메뉴 확장, 마을 축제 참여, 책과 사진집 출간 계획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